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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치 사회 현안

불법과 윤리

2022년 12월 5일 by 이상한 모자

일전에 윤통의 이태원 참사 이후에 대한 대응에 대해 얘기한 일이 있다. 불법이냐 아니냐를 말하는 것에 맞서 윤리적 기준을 논하는 게 필요하다… 이런 얘기하면 대부분의 정치-덕후들은 코웃음이나 치지. 근데 정치-덕후들, 한 번 생각해봐라. 윤통이 화물연대 때려서 지지율 올리는 건 통치-엔지니어링의 기준에서 보면 선택할 수 있는 카드 아닌지? 더블민주당 성향 정치-덕후들은 이 점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화물연대 탄압에 분노하는 듯한 외양을 띄는 것은 그것 역시 그들 입장에선 ‘선택할 수 있는 카드’인 것이란 것이고, 그렇다는 건 결국 세간에서 말하는 마키아벨리스트적 처신인 것이지. 뒤집어 말하면 이 정치-덕후들이 정권을 잡는다면 혹은 정권의 스핀닥터가 된다면 윤정권이랑 똑같이 하면서 ‘전 정권은 안 했나요 왜 우리한테만 이러나요’ 하는 거다.

그래서 이 구조가 지긋지긋한 저 같은 인간들 입장에선 뭐가 더 나은 것인지 공통의 기준을 논하고 그것을 업데이트 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그러려면 윤리적 기준이 중요하다는 말씀 드리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 쓴 글이 그런 얘기. 링크. 쫌 읽어봐.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634

화물연대를 대하는 정권의 방식이 실용적 기준에서도 아주 악랄한데, 팔과 다리를 정확하게 타격하고 있다. 안전운임제 3년 연장 해준다고 했는데 파업 왜 해!! 이거는 화물연대 입장에선 답이 안 된다. 품목확대가 있어야 한다. 왜냐면 지금도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적용되기 때문에, 일부 조합원이나 비조합원 일부에선 결국 추레라 좋은 일만 하는 거 아니냐, 우린 호구냐, 역시 파업 동참 안 하고 일이나 하는 사람이 현명했다… 이런 반응이기 때문이다. 근데 3년 연장 받고 끝내봐라. 난리나지. 그게, 원래 특수고용 조직이, 원래 이래 원래… 파업을 해도 내홍 끝내도 내홍 원래 그래… 특고가 본질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어.

가령 같은 회사에 다니면 보통은 이해관계가 동질하잖음? 파업에 동참한 사람이 있고 안 한 사람이 있다고 해도, 임금이 인상되면 적용받는 건 마찬가지잖어요. 근데 특고는 일상이 서로 경쟁관계임. 화물 중에서도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원론적으로 볼 때 같은 업종이면 서로 가격경쟁하면서 제살 깎아먹기 하는 거지. 이런 환경에서 화물연대라는 틀로 여러 업종이 동일한 행동에 들어가는데, 성과는 특정 업종에만 주어지게 된다고 생각을 해봐. 그럼 성과를 적용받지 못하는 ‘나’는 그 특정 기간 동안에 그냥 일을 안 한 것만 남는다니까. 더군다나 내 일거리는 비조합원이 다 채가는 거지. 2배로 손해인 것.

이걸 아니까 절대 품목 확대는 안 해주겠다는 것이다. 품목 확대를 안 해줘야 화물연대가 죽는다 이거지. 애초에 안전운임제 같은 것도 생각도 없어. 그리고 비조합원 차 부수는 거. 이거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잘했다고 절대 말할 수 없는 일이지. 근데 이런 행태가 왜 발생하냐면 앞서 말한 사정, 그러니까 이것도 특고여서 그런 게 큰 것임. 어쨌든 파업을 한다는 건 화물노동자 전체를 위한 일이기도 한데, 비조합원들은 투쟁의 과실은 과실대로 챙길 거면서 남들 일 안 할때 열심히 일도 한다… 이러면 열받는다는 거지. 그래서 막 부수기도 하고 협박도 하고 무슨 응징한다고 하고 그러는 거거든. 그러나, 하면 안 되는 일이지. 어쨌든 여길 윤정권이 타격하는 것도 급소를 짚는 것. 명분 꺾으면서 협상력 강화라는 실리도 짤라버리는…

이게 그래서 윤통 본인은 화물연대가 북핵이라는 둥 조선일보가 할법한 얘기를 마구잡이로 하고 있는 것이지만, 그 대응방법이라는 거는 이 바닥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관료들이 입안하는 거거든. 이게 정치권력이 방향만 제대로 설정해주면 관료조직-수사기관은 노조든 무슨 단체든 뭐든 무력화 시키는 거는 아주 얼마든지 효율적이고 악랄하게 할 수 있음. 오히려 이런 악랄함이 윤통의 마구잡이 워딩에 가려진 측면도 있다고 할까?

그러니까… 이런 환경을 봐도, 우리가 저 위에 링크한 글처럼 화물노동자의 여건과 개선 방법에 사회가 어떻게 합의할 것이냐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면, 백약을 논한들 무슨 소용이냐는 것. 그리고 그게 시작이 되려면 어쨌거나 우리 모두가 각자에게 윤리 판단을 요청해야 가능. ‘안전운임제’니까 우리 안전의 측면에서도 같은 이해관계가 걸려있다 정도로는 부족. 일단 화물노동자들의 삶에 대해 관심부터 갖길 추천합니다. 나? 내가 담쁘연대 출신이라는 걸 잊지 마라…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파업, 화물연대

서훈 씨가 인재인 것과 구속이 뭔 상관

2022년 12월 5일 by 이상한 모자

더 얘기할 필요가 있나. 외교안보 상황이 엄중하고 서훈 씨가 몇 개 정권에 걸친 전문가라는 사실하고 사법처리를 연관짓는 논리는 수사 자체가 ‘정치보복’이라는 것 외의 어떤 정당성도 없다는 점을 전제해야 가능하다. 이 수사엔 여러 정치적 효과를 감안한 성격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어쨌든 구속이 됐다는 점에서 메시지는 신중해야 한다. 사실관계를 따지든지 아니면 ‘정치보복’에 해당하는 어떤 과한 조치를 구체적으로 짚는다든지… 근데 문통이 이 얘기를 해갖고 이제 다 이 얘기를 하고 있다.

대통령을 지냈을 때 핵심 참모가 잡혀가게 생겼거나 잡혀갔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겠느냐란 맥락이라면, 그 심경은 이해를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피곤한 얘기를 더 할 필요가 있나. 이제 언론은 다들 문통이 수사 대상이 되느냐 얘기로 가고 있다. 이 사건을 다루는 방식에서 가장 피해야 하는 선택지라고 본다.

정치적으로야 여러 효과를 논할 수 있다. 이 정권에 있어서 문통을 포토라인에 세우는 게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까? 그렇지 않을 거다. 지금 이 정권과 국힘은 이재명-민주당 분리 전략이다. 사법리스크 이재명을 버리고 ‘정상적’인 민주당으로 돌아오라는 식의 논리다. 다른 한 편에선 조국 대선 후보론 같은 걸 거론한다. 너네끼리 싸우라는 거다.

그런데 문통을 수사한다고 하면 분열이 아니고 단결이 이뤄지게 된다. 소위 이재명의 사법리스크도 ‘전 정권 대상 정치보복론’에 은근슬쩍 업혀가는 거다. 보수층 내의 ‘전 정권 수사’ 피로감도 있을 거다. 가깝게는 이명박근혜, 멀게는 전노까지 다 해보지 않았나. 단기적으로야 다들 환호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떤 방식으로든 부담이 됐다. 그러니까 국힘 입장에선 문통은 놔두고 나머지를 갖고 장사를 계속하는 게 낫다.

뒤집어 말하면 문통이 나서서 뭔가 글이라도 올리는 건 민주당에겐 단기적으로 득이다. 분당론까지 막 꺼내는 마당에 어쨌든 뭉칠 거리가 제공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문통이 그런 의도를 갖고 글을 올린 측면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전직 대통령이 그런 행보를 하는 것에 대한 별도의 가치판단이 필요하다. 아직은 ‘잘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는 영역이다. 그리고 바로 그 점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장기적으론 부담이 가중된다. 문통 당대표 시절부터 지난 대선 기간에 이르기까지 나름대로 정치적 승부수를 걸었던 거의 모든 사건들이 다 그랬다.

뭐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고… 화물연대 때려 윤통 지지율 오르는 걸 보며 이민이나 가고 싶은 심경…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문재인, 서훈, 이재명

쿠키폰의 추억

2022년 11월 30일 by 이상한 모자

2009년에 평택에 몇 차례 갔다. 당시 운동권이라면 다들 하루가 멀다 하고 갔고 아예 거기서 살다시피 하기도 했으니, 몇 차례 갔다 라는 말도 민망하고 미안한 얘기다.

당시에는 쿠키폰이라는 피처폰을 썼다. 나름 신상품이고 하여 애착이 많았다. 웹브라우저를 띄워 트위터를 이용할 수도 있었다. 그때만 해도 트위터는 아는 사람만 하는 거였다. 그날은 머리 꼭대기에서 덮쳐오는 헬기의 위협이 상당했다. 태어나서 그렇게 큰 헬기는 처음 보았다. 엄청난 모래바람이 불어와 쿠키폰을 쥐고 있던 손으로 눈을 가렸다. 사람들은 헬기를 향해서 막 욕을 했으나, 무슨 소용이냐?

그날 뭘 많이 한 거 같은데 기억은 잘 안 난다. 집에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쿠키폰에 기스가 엄청 많이 난 걸 깨닫고 우울해했던 기억이다. 그때는 너무 젊었다. 27세? 28세? 대법원 판결 뉴스를 보며 그 시절 얘기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왠지 그때 그 기분을 떠올렸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쌍용차, 쿠키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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