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ckdown lockdown
일주일 중 제일 힘든 금요일. 밤 새고, 방송국 갔다와서, 집에 드러누워 정신을 잃은 다음에, 중간에 깨서 다시 방송국 갔다와서, 다시 집에 돌아와서 밥 먹고 좀 있다가 정신을 잃고, 이제 다시 눈을 떴다. 이거 뭐 언제까지 이래야 되나?
돈을 좀 편하게 버는 방법은 없나? 보니까 누구는 모바일 게임에다가 이번에는 몇 십 만원만 써야겠다 이런 다짐을 하더라고. 다들 도대체 얼마나 벌고 사는거냐? 부모를 잘 만난 거겠지?
유튜브는 내일 축가 하러 가는지 어떻게 알고 축가 동영상을 막 추천… 덕분에 새벽같이(?) 일어나서 수원으로 가야 한다. 잘 데가 있으면 미리 수원에 내려가서 있어도 될텐데, 원래 살던 집은 거의 폐허가 돼있다고 한다. 거기 있는 내 책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지금 집엔 책장이 모자란다. 책장만 모자라니 다른 것도 모자란다. 다 갖다 버려야 하는데 뭘 버려야 할지는 모르겠다. 취미가 너무 많아서 공간도 많이 필요해. 예를 들면 이어령 으르신 집에 데스크탑이 6대가 있다잖아? 우리 집은 6대까진 아니어도 최소한 모니터 3대와 건반 및 스피커, 프린터 기타 등등 주변기기가 수용 가능한 책상이 있어야 한다고. 그리고 책 읽고 적고 하는 공간도 있어야… 그러면 이 집의 구조상 책상 1개로는 어렵고 최소 2개가 있어야 한다.
근데 이어령 으르신이 하는 일을 하려면 꼭 데스크탑이 6대여야만 하나? 그럴 필요가 있나? 심리적 문제 아닌가?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여기는 서울 서북쪽 끝이니까 교통수단이 아주 난감하다. 서울역 가서 기차 타는 게 베스트인데 수원역에서 다시 식장으로 이동하는 게 또 문제라… 다행히 나루님이 차타고 간다 그래서 얻어 탈 수 있게 되었다. 이 결혼식의 성공 여부는 나와 나루님이 시간을 제대로 지키느냐에 달리게 되었다.
하여간 그럴려면 일찍 자야되는데, 지금 벌써 깨버렸잖아. 잘 수 있겠어? 확실히 피곤하긴 해서 어떻게 하다 보면 잠이 올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수강생들한테 과제도 내야 되고. 유일하게 쉬는 날인 내일은 결혼식도 결혼식이지만 일요일 아이템 얘기해야 하니까 완전히 일과 단절될 수 없고…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어떻게 그렇게 잘들 살고 있는거지? 인스타그램만 봐도 말이야. 다들 어떻게 그렇게 행복한거냐.
생각해보면, 정서적 자가격리를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왜냐면 지쳤으니까. 애초에 아무런 기대를 하지마. 어차피 원하는 사람도 없어. 라디오 방송을 주 6일을 해도 SNS를 안 하면 그냥 없는 사람이라고. 아무도 몰라 내가 어디서 무슨 얘기 했는지. 그냥 조용히 돈 모아서 물건 살 생각이나 해. 스위치 라이트 동숲 세트? 아니면 카메라 들어가는 가방. 아이패드만 넣어서 다니기엔 지금 가방도 좋은데, 왠지 갖고 다니고 싶잖아, 카메라를.
단 거 먹고 싶다. 편의점에 가서 단 것을 사는 거다. 아니다. 단 거는 이제 줄이기로 했다. 아까 커피캡슐을 사와갖고 그래. 커피만 마시기가 좀 그렇잖아. 이런 생각을 없애야 한다. 더 이상 카페에서도 베이커리류를 주문하지 말아야 한다. 특별히 긴급한 경우가 아닌 이상… 예를 들면 점심도 안 먹었는데 방송 끝나고 글쓰기 수업을 해야 한달지… 이 경우 서강대 옆에 스타벅스에 가서 꼭 샌드위치 같은 걸 먹게 되지…
정신적 자가격리 상태지만 어딘가에 뭔가 말하고 싶어서 적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