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았는데 허무한 하루

새벽 4시에 일어났다. 월요일은 아침 유튜브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무기도 없이 전쟁 나갈 수는 없기 때문에 신문을 다 봐야 한다. 씻고 6시 반에 짐 챙겨서 집을 나갔다. 짐이라는 것은, 태블릿PC와 키보드이다. 시간을 쪼개 글을 쓰기로 한 거다. 그리고, 왠지 최근 구입한 촬영 장비를 갖고 나가고 싶어 챙겼다. 언제든 유튜브 운영자가 될 수 있도록 장비를 차근차근 갖춰 나가고 있다. 이 바닥… 언제 무슨 일 생길지 모른다.

아침에 떠들고 나서 1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 카페에 앉아 커피 마시고 빵 먹으면서 글을 썼다. 아침부터 폼 났다. 흠… 그리고 나서 다시 떠들기 위해 이동, 좀 떠들고 이번에는 점심 약속 자리에 갔다. 쌀국수를 먹고 커피 한 잔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 그리고 한 2시간 정도 앉아서 또 글을 썼다. 아주 좋아…

그러고 있는데 나루님한테 연락이 와서는, 횽님 너무 보고 싶다고, 이번 주에 시간 언제 되시냐고… 허 녀석두 참… 그럼 횽님이 오늘 밤에 당장 갈게… 뻥이고 기타 교습 시간 맞춰보자길래 이래 저래 따져봤는데 오늘 밤 밖에 안 되더라. 하여간 그리고 또 떠들고, 그 다음에 프레시안 유튜브 떠들러 가서 거기서 주는 샌드위치 하나 먹고 막 떠들고… 그리고 나루님 댁에 가서 모처럼 갖고 나온 촬영 장비로 교습 장면을 테스트 촬영해보면서 제멋대로인 고양이 녀석들과 싸우고 집에 오니 밤 11시 반이다.

이 얼마나 알찬 하루인가? 견과류랑 가짜맥주 한 캔 하면서 오늘 글을 얼마나 썼나 봤는데… 개미 발톱 만큼 밖에 안 된다. 한 5천자? 이게 어찌된 일이지? 도대체 왜 생산성이 이렇게 떨어진 거지? 나이를 먹어서인가? 열 받는다. 이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다만 윤석열 생각을 계속 하다보니, 윤석열의 인생과 사고방식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된 성과는 있었다. 윤석열 인생 고비 고비를 생각해보면 왜 이따위로 했는지에 대해 좀 알 수가 있음.

내일은 병원에 검사 받으러 가야 해서 8시간 금식이다. 병원은 오후 2시 반에 가므로 새벽 6시에 아침을 먹어야 한다. 산수 맞지? 요즘 산수를 너무 틀려서… 원래 그것도 안 먹기로 하고 그 핑계로 지금 뭔가 시켜 먹는 게 어떨까 했지만 그것도 참았다. 배고프다… 자야것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