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가 그래. 흑과 백은 거의 없어. 그럼 회색이냐, 그렇다기 보단 이렇게 보면 흑이고 저렇게 보면 백인 게 세상이야. 세상 일을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 어떤 놈이 흑이든 백이든 흑에 대해서, 또 백에 대해서만 얘기하면 되는 거다. 그게 그렇게 어렵니?
예를 들어 아주 단적인 클리셰로, 어떤 착한 놈이 어떤 나쁜 놈을 죽였다고 해보자. 이 나쁜 놈은 정말 죽어 마땅한 놈이야. 나 같은 놈이 얘기하지. 아무리 나쁜 놈이라고 해도 죽여서야 되겠습니까? 그러면 왜 이런 나쁜 놈을 ‘옹호’ 하느냐고 염병들 한다고. 그러면 내가 또 그래. 물론 이 나쁜 놈을 죽이고 싶은 심경 이해합니다. 그러면 또 반대쪽에서 와갖고 아무리 나쁜 놈이어도 죽어도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왜 살인자를 ‘옹호’ 합니까. 그럼 여기서부터 열받는거지. 내가 뭐라 그랬니??
사람에 대한 평가, 그러니까 누구의 편에 설 것이냐를 기준으로 보면 그것은 양자택일일 수 있지만, 공동체의 원리원칙으로 보면 양립가능한 문제이다.
1) 누구도 다른 사람을 어떤 이유로든 죽여서는 안 된다.
2) 남이 보기에 죽어 마땅한 일은 해놓고 용서를 바라서는 안 된다.
이 두 가지 명제가 양립가능하니까 법이 있는 거고 잘못에 맞는 처벌을 하기 위한 재판이든지 뭐든지가 있는 거 아니냐. 물론 완벽하게 양쪽 모두를 충족시키기 위한 영원한 투쟁 역시 있겠지. 그러나, 말하고 쓰는 사람 입장에선 아주 피곤하다 이거예요.
1) 이준석은 나쁜 정치를 하고 있다. -> 맞는 말.
2) 이준석을 절차에 안 맞게 내쫓아서는 안 된다. -> 이것도 맞는 말.
그래서 1)을 얘기하는 사람한테 너는 윤석열 윤핵관이 잘했다는 거냐~~ 이 염병하는 것도 안 맞고, 2)를 말하는 사람한테 이준석 소수자 혐오 옹호하냐~~ 이것도 안 맞는다는 거다. 이게 어려운 얘기가 아니잖아. 그냥 상식이잖아.
1) 이재명은 정정당당하게 수사를 받아야지 탄압이라고만 하면 안 된다.
2) 정권과 여당이 야당을 향한 수사를 지나치게 정치쟁점화 해선 안 된다.
마찬가지거든?
1) 한동훈은 전 정권 시기 부당한 탄압을 당했다.
2) 한동훈은 장관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신을 하고 있다.
이게 뭐가, 어려워?
안 어렵지. 그냥 다 알면서도 하는 거지. 다 알면서도 왜 하는가? 그게 반대의 정치 그런 건데, 그것은 책을 보시고… 오늘 드디어 자전거 출퇴근 개시했는데, 왠지 배가 고파져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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