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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한겨레21에 쓴 한동훈식 계산법에 대한 글

2024년 12월 7일 by 이상한 모자

한겨레21은 주간지다. 요즘 같은 정국에 대응하는데 있어선 상당한 난감함이 있을 것이다. 하루에도 정세가 3번씩 바뀌는 요즘이다. 일주일을 겨냥하는 주간지로서는 버틸 수가 없다.

제작 일정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목요일 오후에 모든 원고 수정이 마감돼 밤에 인쇄 작업 등이 마무리 되고 금요일이면 잡지가 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면 보통 여기 들어갈 칼럼은 수요일에 쓰게 된다. 최대한 늦게 써도 데드라인은 목요일 오전이다. 이 글은 수요일 새벽까지 썼다. 한동훈이 입장을 바꾸는 것처럼 액션을 취하면서 잡지가 나오자마자 글의 생명력은 없어진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이들의 계산법은 한결 같았다.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

한동훈 대표는 세 가지 요구안을 내밀었다. 첫째 김용현 국방부 장관 해임, 둘째 내각 총사퇴, 셋째 대통령의 탈당이다. 여의도 문법으로 해석해보면, 한 대표의 제안은 의미심장한 데가 있다. 대통령의 탈당 요구는 여당이 정치적 뒷받침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이를 내각 총사퇴와 합치면, 새롭게 구성되는 내각을 어느 세력으로 채우느냐 하는 의문이 남는다. 결국 대통령이 국정에서 일정 부분 손을 떼고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해법을 가리키는 것일 수 있겠다는 느낌이다. 논의가 이런 쪽으로 흘러간다면 이전부터 여의도 주변에 유령처럼 떠돌던 ‘임기 단축 개헌’ 같은 아이디어를 덧붙일 수도 있을 것이다. 출구전략으로서는 가장 ‘순한 맛’의 해법이다.

(…)

12월4일 심야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여당은 탄핵안 반대 표결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이른바 친한계도 탄핵에 찬성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이들이 보수 진영 내에서 ‘배신자’로 찍힐 수 있고, 탄핵은 사실상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게 정권을 헌납하는 결과를 낳게 되며, 결국 보수 진영 전체가 궤멸하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등의 이유다. 다음날인 12월5일 한동훈 대표는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지만, 계엄 선포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과는 큰 차이가 있고, 여전히 탈당을 요구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하자는 것일까? 친한계 현역 의원 중 하나로 꼽히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에스엔에스(SNS)에 남긴 글을 보면 다른 계산법이 있다는 느낌이다. 박정훈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법의 심판을 받을 때까지 현 정부는 시간을 벌어야 한다” “야당이 발의했던 특검은 받더라도 대통령 탄핵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수사가 진행되면 시간도 벌 수 있고 국면을 바꿀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고 썼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대통령이 직무 정지 상태에 빠지면,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는 방안은 원천 봉쇄된다. 반면 탄핵소추안 가결을 일단 막고, 이후에라도 어떻게든 ‘순한 맛’ 해법을 받아들이도록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기만 한다면 범여권은 대통령직의 궐위로 인한 조기 대선의 시점을 어느 정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 가장 유력한 경쟁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재판 일정 등을 고려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두말할 것 없이, 이런 계산은 범여권 대권주자에게 유리한 판을 만들기 위한 ‘정치공학’의 차원이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면, 결정적 시기에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야 할 한덕수 국무총리가 계엄선포안 심의 과정에서 이를 끝까지 반대했고, 이후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를 수용하도록 대통령을 설득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에도 뭔가 의미가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앞서 ‘마지막 순간’이란 표현도 새로워 보인다.

이 모든 정황이 가리키는 것은 무엇일까? 대통령은 마치 건재한 듯 행동하고 집권 세력의 ‘선수’들도 겉으론 장단을 맞추는 듯하지만, 내심으로는 다들 ‘차기’를 겨냥한 주판알 튕기기에 들어간 상황이라는 것 아닐까? 사자는 만용을 부리며 날뛰다 제풀에 지쳐 누워버리고, 땅에는 어스름이 짙게 깔리며, 권력의 심장부는 바야흐로 ‘개와 늑대의 시간’에 들어섰다. 이 시점에 드는 예감은, 나타나는 게 뭐든 원하는 건 오직 자기 살 찌우기지 민주공화정이 일순간 무너진 것에 책임지는 건 아니리라는 거다. 부디 틀렸으면 하는 생각이다.

https://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6487.html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계엄령, 윤석열, 탄핵, 한덕수, 한동훈

윤통을 탄핵으로 협박해 한씨정권을 받아낸 동훈쓰

2024년 12월 7일 by 이상한 모자

요것봐라… 나는 어제 직무정지니 어쩌니 하는 얘기가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첫째, 절대 ‘탄핵’이라는 두 글자와는 한 화면에 찍히고 싶지 않다. 둘째, 윤통 당신은 손 떼고 나한테 정권을 넘겨… 근데 체포 얘기까지 하면 일단 후자의 가능성은 홀딩해놓고 보자는 생각이었다.

물론 체포 얘기도 미심쩍은 대목이 있긴 했는데, 그게 어제 MBN 보도다. 대다수 매체가 국정원 1차장이 윤통의 방첩사 요인 체포 협력 지시를 거부해서 경질됐다고 보고했는데 MBN은 이 사실을 한동훈에게 누설해서 경질됐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한동훈이 자신을 포함한 요인 체포 직접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어제보다는 이전 시점이었을 거다. 근데 묵혀놨다가 새삼 새롭게 알게 된 것처럼 얘기하면서 그게 판단이 바뀌게 된 근거인 것처럼 말했다면, 이 태도 변화 자체가 하나의 카드일 뿐이라는 거 아닐까? 뭐 그런 생각…

오늘 아침에 보니 어제 의원총회에서도 친한계 심지어 당 대표 비서실장까지 탄핵불가론을 말했다고 한다. 결국 윤통의 ‘앞 일은 당에 일임할테니 탄핵은 막아달라‘는 메시지가 나왔는데, 다른 이들은 굳이 뭘 안 해줘도 탄핵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결국 ‘한동훈에게 맡기겠다‘는 메시지와 같다. 결국 한동훈의 직무정지 필요 메시지는 ’내게 정권을 넘겨라‘에 가까웠던 거지…

아니나 다를까 바로 한동훈 한덕수 두 한씨들끼리 만나잖나. 가히 한씨정권이라 할 수 있겠군. 앞으로 검경은 한씨들에게 충성할 것인가? 윤통의 요구 이면에는 ’안전보장‘ 요구도 포함되어 있는가? 궁금하다.

이게 마피아가 아니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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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식 ‘질서있는 퇴진’

2024년 12월 5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아침까지 여러 얘기를 하고 다니고 있는데, 정리하면 이런 거다. 지금 집권세력 내에 윤통으로 계속 갈 수 있다고 실제로 믿는 사람은 사실상 없다고 본다. 문제는 ‘윤석열 이후’다. 사고쳤으니까 그냥 내려놓고 더블민주당에게 정권을 넘겨 줄 것인가? 그렇게 할 경우 어떤 수모를 당한다는 것은 이 사람들이 문정권에서 너무나 뼈져리게 느꼈다고들 생각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한동훈식 출구전략은 무엇인가? 대통령 탈당, 내각 총사퇴 이게 뭘 요구하는 거냐? 두 개를 합치면 거국내각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런데 대통령 임기 절반 지난 시점의 거국내각이라는 게 뭐냐, 거국내각이라는 거는 사실상 대통령이 내치에서 손을 떼는 거나 마찬가지다. 근데 임기 중반에 벌써 그런 일을 벌인다? 그건 어떤 방식으로든 조기 퇴진을 전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될 수 있다. 여기다가 최근까지 계속 거론되던 임기단축개헌 같은 걸 덧붙여봐라.

이 방안의 좋은 점은 윤통을 어떻게든 설득하기만 하면 조기대선의 시점을 범여권의 컨센서스로 플렉서블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거다. 쉽게 말하면 이재명 판결 이후로 할 수도 있다는 것임. 어제 용산에 한동훈 한덕수 추경호뿐만이 아니라 중진이라는 나경원 주호영 김기현 권성동 등이 왜 딸려갔는지도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 대통령 궐위시 권한대행을 해야 하는 입장인 한덕수에 대해, 그래도 한덕수가 비상계엄엔 반대했어~ 마지막에 국회 결정 수용하라고 설득한 것도 한덕수여~ 이렇게 나오는 이유가 뭔지에 대해서도 함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이 방안의 최대 걸림돌은 탄핵소추임. 윤통이 탄핵소추가 돼서 직무정지 상태에 빠지면 스스로 결단할 수 있는 길이 막힘. 그럼 조기대선의 시점을 결정하는 건 헌재가 되는데, 사안의 특성상 예측불가능한 상황 되는 거지. 그러면, 그렇잖아도 당게니 뭐니 말 많은데, 윤석열 제끼고 이재명 보내야 대권을 잡을 수 있는 한동훈이 해야 할 일은 뭐다? 그게 오늘 아침에 하는 얘기인 것임.

“당대표로서 이번 탄핵은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자 피해를 막기 위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범죄 혐의를 피하기 위해 정권 잡으려는 세력은 또 막아야 한다“, ”당대표로서 대통령의 탈당을 다시 한 번 요구한다“, ”제가 책임지고 앞장서서 이 사태를 수습하겠다“

방법이야 어찌됐든 최종적으로는 정권을 자기한테 넘겨달라는 거지. 나라가 망할 뻔한 것에 책임지는 일에는 별 관심도 없고… 뱌아흐로 집권세력의 핵심부는 이제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본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비상계엄, 윤석열,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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