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통령 방한 취소에 대한 생각
어제 어느 방송에서는 폴란드 대통령이 방한을 취소한 것에 대한 얘기를 했다. 진행자는 전쟁이 났더라도 필요하면 다른 나라에 가는 게 지도자이다! 라고 했다. 폴란드 대통령이 잼버리를 배우러 오기로 한 건데, 잼버리가 이따위로 됐으니 올 필요가 없어진 것 아니냐, 근데 왜 태풍 핑계냐… 이런 얘기였다.
내가 가진 의구심은… 전쟁이 난 상황에서도 위험하긴 하지만 비행기는 뜰 수 있다… 근데 태풍이 오면 비행기 착륙이 가능한가? 어떻게 해야 되나… 뭐 하여간.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지도자가 움직일 때에는 하나의 변수가 아니라 여러 변수를 고려할 것이다. 지금 벨라루스 국경 분위기도 이상하고, 잼버리는 사실상 조기 종료됐으니 폐영식 참여 필요성이 없어졌고 태풍도 오고,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한 취소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정권은 나머지는 다 얘기하면서 잼버리 영향만큼은 절대 아니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하지 마라…
실제 폴란드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국경 분위기는 심상찮다.
벨라루스는 지난해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에 공격로를 내주는 등 러시아를 적극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이런 벨라루스가 지난 7일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국경을 따라 뻗어있는 수바우키 회랑 근처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했습니다.
폴란드와 라트비아 등 나토 진영은 벨라루스군이 바그너 용병들과 함께 국경을 침범하는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폴란드가 벨라루스 국경에 병력을 1천여 명 또 증파합니다.
(…)
앞서 폴란드는 지난달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실패한 무장반란 이후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그룹 소속 4천명이 벨라루스에 배치되자 벨라루스와의 국경에 1천명의 병력과 200대의 군용차량을 확대 배치한 바 있습니다.
폴란드는 자국 국경 쪽으로 이동한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불법 이주민으로 위장해 국경을 넘어 들어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바그너가 서쪽(폴란드)으로 진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폴란드와 마찬가지로 나토 동맹국이면서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도 벨라루스에 자리 잡은 바그너 용병의 존재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면 방한을 안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리고 애초에 폴란드 대통령이 진짜 잼버리 때문에 오는 거냐에 대한 의심도 있다. 잼버리는 핑계고 뭐 다른데 관심 가진 거 아니냐 하는… 윤석열 정권에 있어서 폴란드는 뭐다? 무기 판매처…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에 따라 10일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남 창원 사업장을 찾으려던 계획이 취소됐다”며 “태풍으로 잼버리 계획에 변동이 생기더라도 창원 사업장 방문 일정은 진행되는 것으로 알았는데 변동이 생겼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에 이은 두다 대통령의 방한으로 양국의 2차 방산 수출 이행 계약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다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폴란드는 지난해 한국과 약 17조 원에 달하는 방산 계약을 체결한 한국의 핵심 수출국이다. 폴란드는 지난해 FA-50 경공격기 48대,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등을 수입하는 기본계약을 국내 방산 업체 측과 맺었다. 지난해 방산 수출액의 72%에 이른다. 한국이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핵심 ‘관문’으로도 평가된다.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230808/120608858/1
그러니까, 잼버리를 망쳐서 폴란드 대통령까지 안 오기로 했는데 태풍 핑계나 대고 있다!! 이렇게 주장하고 싶겠지만, 뭐 그것도 좋은데, 이런 다각적인 면을 설명하고 보여주는 게 오히려 필요한 일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