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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정의당

정의당 몰락에 대한 글

2024년 6월 6일 by 이상한 모자

이런 주제가 늘 그렇듯 자기 멋대로들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와 같은 이들(저만 하는 얘기가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하는 얘기다)이 계속 해온 얘기와 유사한 결의 글이 한겨레21에 실렸기에 링크한다. 아래는 주요 대목 발췌.

정의당의 몰락은 예견된 것이었다. 장기적으로는 민주노동당이 막 원내 진입을 해서 첫 국회의원 임기를 끝내던 바로 그 시기부터, 2010년 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에서 무상급식 조례가 통과되던 때를 거쳐,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과 박근혜가 모두 복지국가를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고 경쟁하던 시기, 그리고 2016년 촛불과 2020년 총선을 거치면서, 정의당의 독자적인 지지층은 신속하고도 분명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어떻게 진보정당은 20년 가까이 원내 정당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여러 연구와 조사 결과들의 내용이 거짓이 아니라면, 이것은 한국의 민주진보 진영에서 일부 유권자가 ‘원내에 진보정당도 하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 외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조금 매정하게 말하자면, 정의당은 원내정당 진입에 필요한 독자적 지지 기반을 가졌던 적이 거의 없다. 다만, 잠재적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 정의당의 역할을 인정하는 사람들의 표를 받아서 의석을 유지했던 셈이다. 이것이 정의당이 ‘2중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근본적인 이유였다.

(…)

정의당이 처음부터 고려했어야 하는 전략은 단 2개뿐이다. 현실을 인정하고 민주당의 당내당이 되거나 혹은 민주당과 협력·경쟁·견인하는 진보정당이 되든지, 아니면 정의당의 독자적 지지 블록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전력을 다하는 것이다. 정의당은 대체로 이상적으로는 후자를 지향했지만 방법을 찾지 못했고, 현실적으로는 전자에 가까운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이 둘 사이에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통합된 지도부를 가질 수 없었다. 그리고 이것이 결국 정의당을 원외로 내몰았다.

https://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5582.html

그리고 이 글에는 저도 비슷하게 해왔던 얘기가 같이 있는데 이것 역시 주목해서 보시길 바란다.

연동형 선거제도가 도입됐는데 양대 정당이 위성정당을 만들고, 정의당이 이를 비판할 때 유권자들이 공분하려면, 또 그 비판이 내용적으로 타당하려면 한 가지 조건이 형성돼야 한다. 정의당을 독자적으로 지지하는 유권자들, 곧 다른 정당들의 의석과 관계없이 정의당이 많은 의석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독자적 지지층이 유의미한 규모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을 찍든 정의당을 찍든 상관없는 유권자들에게는 가장 피해야 할 것이 보수정당 의석이 늘어나는 것이다. 정의당 의석이 득표의 비례성에 맞게 확보되는 것은 그다음 일이다.

(…)

이 지점에서 필자는 한국의 진보정당이 하나의 함정에 빠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제도 만능주의다. 이번 총선에서는 그 민낯이 드러났다. 지난 총선에서 정의당은 위성정당을 탓했다. 그러나 이번 제22대 총선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일단 3% 이상을 득표해야, 표를 얻은 만큼의 의석을 배분받지 못했다는 비판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녹색정의당의 득표율은 2.14%로 많이 못 미쳤다. 심지어 3.61%로 비례에서 2석을 얻은 개혁신당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더불어민주연합이라는 위성정당이 있었음에도 조국혁신당은 24%를 넘게 득표했다. 제3지대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제3지대에 정의당이 설 자리가 없었다.

선거개혁 캠페인의 이러한 측면에 대해선 저쪽이 싫은 책에 저의 시각으로 서술해 놓은 게 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연동형비례대표제, 정의당

제3지대들의 계산

2024년 1월 16일 by 이상한 모자

지난 토요일에 라디오 방송에서 한 얘기를 오늘 아침에 글로 썼다.

이른바 ‘제3지대’가 총선에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들 한다. 첫째, 하나의 조직으로 재편돼야 한다. 둘째, 기호 3번을 확보할 수 있는 숫자의 현역의원이 합류해야 한다. 정의당 상황으로 보면 그 숫자는 대략 6~7명 정도다.

시작점에서 가장 유리한 입장에 선 것은 ‘미래대연합’ 창당을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 출신 3인방이다. 시작부터 현역의원 3인을 갖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우리가 앞서가니 우리 중심으로 모이자”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 입장에서 보면 이낙연 전 총리가 시작부터 함께하는 건 메리트가 없다. 미래대연합이 ‘이낙연 신당’으로 비춰지면 확장성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낙연 전 총리는 현역의원도 아니고, 움직일 수 있는 현역의원을 확보한 상태도 아니다. 호남에서의 여론도 그다지 호의적인 것 같지 않다. 그러니 “나중에…” 라고 하는 거다.

그런데 이낙연 전 총리 입장에선 정치를 그만둘 것도 아니고 대선까지 가는 과정에 자신이 뭔가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하기에 이번 판을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 수는 없다. 그러나 ‘현찰’은 없는 상태이므로, 판에 끼려면 실제 창당을 해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니 독자 창당을 감행하며 “나 아직 안 죽었어!” 하는 거다.

어쨌든 속도를 내는 모양새가 뚜렷한 민주당 계열 신당에 비하면 이준석 전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은 속도조절에 가까운 모양새인데, 여기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봐야 한다. 첫 번째는 지지층의 존재이다. 다른 정당과 비교하면 이준석 전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은 뚜렷한 대중적 지지층이 있다. 이들은 개혁신당의 당원 상당수를 차지할 것인데, 이 때문에 다른 세력과의 연대 연합 논의를 이준석 전 대표 혼자서 이끌어 나가기가 쉽지 않다. 지지층을 설득할 시간이 필요한 거다.

두 번째는 여당 내 공천 파동의 가능성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여당 내 공천 학살 등의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이 경우 공천을 받지 못한 현역의원이 개혁신당에 추가 합류하는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다. 만일 이 규모가 충분히 크다면 개혁신당은 단숨에 제3지대 안에서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어쩌면 단독으로 기호 3번을 확보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개혁신당이 누구 밑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나머지가 개혁신당 밑으로 들어가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는 거다.

이준석 전 대표는 연일 최소한 대선까지는 동행할 수 있는 세력에 동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데, 이는 총선 후 다시 국민의힘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개혁신당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겠지만 이른바 ‘마크롱 모델’을 지향하겠다는 절반의 진심도 있어보인다. 원래 당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대선을 경유해 최소 양당 중 하나를 대체하는 세력이 되는 것을 꿈꾸겠다는 거다. 문제는 이 경우 누가 ‘마크롱’ 역할을 할 것인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거고, 그 경쟁이 이미 시작된 측면도 있다는 거다.

이런 조건들을 보면 일각에서 얘기하는 ‘가치관과 노선의 차이’는 오히려 통합 문제에서 핵심이 아닐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결국 누가 어떻게 주도권을 잡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https://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610

그 다음에… 정의당. 내외의 여러 이유를 의식해… 연동형 비례제 인질로 잡고 하는 정치적 수작엔 굴하지 않는다, 선거제도 퇴행은 오직 양당 책임… 이라고 말하지 못하고 계속 방어적으로 저쪽이 우리랑 할 생각이 없어보이던데요 우리 책임 아닙니다 하는 비대위원장의 태도 내지는 처지가 안타깝다.

◎ 진행자 > 만약에 비례연합정당이 구성이 된다고 가정을 해봐요. 정의당은 상관없는 얘기입니까? 그거는 끝까지.

◎ 김준우 > 현재까지는 상관이 없는데 어제 용혜인 의원이랑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열린민주당 세 당이 원래 본인들이 개혁연합 신당을 출범시킨다고 11월 말에 발표를 했잖아요. 근데 갑자기 어제 비례연합정당을 하자라고 세 정당이 공동 기자회견을 한 거란 말입니다. 그래서 거기 백브리핑이나 이런 기사 올라온 것들을 보니 진보당 정의당 민주당 조국 전 장관까지 열어놓겠다 이렇게 얘기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머지 가치에 기반한 이야기나 구호들은 사실 저희랑 크게 다른 바는 없는데 저희랑 같이 하고 싶어 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희가 조국 전 장관이랑 같이 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요.

◎ 진행자 > 그런 점에서.

◎ 김준우 > 그런 점에서 저희한테 다시 문호를 여는 것처럼 얘기하시다가 저희한테 이미 닫으신 게 아닌가.

(…)

◎ 김준우 > 아니 정책연대도 가능하고 후보단일화도 가능하고 그 다음에 마지막 위에 높은 단계가 현재는 합당 직전 단계가 비례 명부를 공유하는 거잖아요. 제가 한겨레21 인터뷰에서 제가 얘기한 것은 저희가 비례명부 공유하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 진행자 > 그건 아니다.

◎ 김준우 > 상당히 부담스러운데 다만 준연동형을 유지하는 병립형이 아닌 상황에서 준연동형 유지는 당연히 어떤 연대연합의 필요조건이고 그 다음에 무엇인가가 있다면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접수가 된다면 우리 안에 토론을 한다라고 하는 것인데 막 물밑에서 이런 거 어때 막 이러면서 자칭 제갈량이 여의도에 몇 천 명 있지 않습니까. 그런 귀 쫑긋쫑긋하고 팔랑일 수는 없는데, 당 차원에서 어떤 제안이 들어온다면 저희가 충분히 검토해 볼 것이고 민주당이랑 왜 갑자기라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그리고 2중대야 이런 또 질문 또 우리 앵커께서 또 준비하시지 않겠습니까?

◎ 진행자 > 조금 이따 할 거예요.

◎ 김준우 > 예, 그럼 제가 말씀드리면 이번에 노란봉투법 같이 정책 공조했죠. 쌍특검법 했죠. 법안 발의는 누가 했습니까? 다 정의당이 했죠. 민주당 보고 정의당 2중대라고 하면 사람들이 뭐라고 하나요. 그러니까 저희 보고 2중대라고 얘기하는 것보다는 뭐 하는데에 집중을 해 달라. 자꾸 이렇게 낙인찍기가 저희를 항상 늘 20년 동안 괴롭히는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저는 지금까지 유도질문은 들어봤는데 질문을 유도하는 출연자는 또 처음 봤습니다.

http://imbbs.imbc.com/view.mbc?list_id=7227047&bid=focus03

평론가는 편하지? 요즘 일본 사극 계속 보는데 중반쯤 되니까 슬픈 얘기가 많다. 주인공이 우리는 이미 과거의 우리일 수가 없다라고 하고 혼자 현타와서 울고 그러는데 그게 뭔지 좀 알겠더라. 그게 한 천년 전 얘긴데 그때나 지금이나 정치라는 거는 비슷한 거 같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정의당, 제3지대

무슨 총선연대인가

2024년 1월 8일 by 이상한 모자

나름대로 고민과 계산의 맥락이 있겠지만, 좋은 메시지인지 의문이다. 최근 심의원님 인터뷰하고 궤를 맞춰 이해해보시라.

-이번 총선에서도 4년 전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정의당은 민주당과 선거연합을 할 것인가?

“준연동형 유지가 대원칙이다.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준연동형을 유지하면서 다른 제안을 한다면 정의당에선 충분히 검토할 여지가 있다. 다만 민주당과 비례명부를 공유하는 방식은 쉽지 않다.(비례연합정당에 민주당이 참여하는 방식은 어렵다는 뜻.) 최근 정의당이 민주당에 서로의 사정을 고려한 절충안을 냈는데 별 반응이 없다. (최근 정의당은 47석 비례대표 의석 가운데 절반을 병립형으로, 절반을 준연동형으로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민주당 지도부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지역구 연대 같은 것을 제안하면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가 주도적으로 뭔가를 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https://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4928.html

그러니까 인터뷰 앞의 부분까지 보면… 지금 ‘연동형을 어떻게 지킬 거냐’가 최대의 고민거리인 상태에서 ‘민주당이 생각이 없다’는 것, ‘우리가 밀어내고 있는 게 아니다’라는 것, 이런 얘기를 강조하는 걸로 보이는데, 지금 필요한 게 이런 메시지인가? 민주당 주변에서 흘리는 건 있어 보이는데, 대략 아래와 같은 기사 내용이다.

31일 진보당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은 정의당, 진보당과 연합공천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록 선거제는 병립형 비례제로 회귀하지만, 정의당·진보당의 유력 후보 출마지에 무공천을 하는 방식으로 소수 진보 정당과 연합공천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민주당이 무공천을 고려하는 지역구로는 경기 고양갑(심상정 정의당 의원), 전북 전주을(강성희 진보당 의원), 울산 북(윤종오 전 의원)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정의당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역구까지 논의됐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다”면서도 “현재 민주당과 정의당 실무진 사이에 이 같은 연합공천 논의가 오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당 입장에서는 정의당 우세 지역인 인천이나 고 노회찬 전 의원 지역구인 경남 창원이 무공천 지역구가 되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

민주당은 연합공천을 공식적으로는 논의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 지도부 의원은 “연합공천은 시민사회 인사들이 요청하는 사안”이라며 “인지는 하고 있지만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단계”라고 말했다.

https://www.mk.co.kr/news/politics/10910571

선거제도 후퇴는 안 된다는, 심상정 등의 지역구는 지켜야 한다는, 이런 것들에 대한 자칭 시민사회의 제안에 발을 맞춰야 한다는 등의 조건이 더블민주당하고의 디커플링을 어렵게 만드는 거다. 그런데 바로 그 ‘어렵게 만드는’ 조건이 그 당의 미래를 갉아 먹었다는게 지난 정권서부터 지금까지 저 같은 놈들이 해온 얘기였다. 또 이런 방향으로 가는 거는 그 때랑 또 똑같이 되는 거다. 왜 항상 바짓가랑이 붙들고 질질 끌려가거나 그러나 뺨을 맞거나 하는 양자택일의 상황 속으로 들어가는가? 그냥 나는 그런 팔자려니 하는 건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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