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안내
  • 이상한 모자
  • 야채인간
  • 김민하 공화국
  • 신간 안내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저널리즘

언론이나, 언론 욕하는 사람이나

2024년 9월 10일 by 이상한 모자

예를 들어, 언론이 ‘박준영 변호사도 그러더라’고 하는 건 그가 수사심의위라는 제도의 도입에 역할을 했기 때문이지 세기의 현자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러나 언론의 그러한 보도를 인용하였는데 얘기가 순식간에 과거에 박 변호사가 잘 했느니 못 했느니로 가면, 이건 현안을 얘기하자는 게 아니라 그냥 잡담을 하자는 것 이상이 되지 않는 거다.

이런 식의 논의는 게시판 시대부터 너무나 일상화돼있어 이제 더 뭘 얘기하고 싶지도 않다. “조선일보도 윤석열을 욕하더라”라고 하면, 심지어 이 정권에 가장 호의적인 언론마저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한 것으로 이해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근데 그게 아니고 ‘조선일보에 이득이 되는 발언’이라고 판단을 하는 것인지 염병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사실 이러한 시각에 대해서는 냉소하는 책에서 다룬 적이 있다). 그런 이유라면 그냥 다들 속편하게 자리에 드러누워 민주당 만세나 부르면 될 것이다. 무슨… 평론이 어디있고… 다 무슨 필요가 있나? 레거시 미디어 비판은 일론 머스크도 한다.

이렇게 하나 하나 다 말도 안 되는 얘기로 가져가는 사람들이 있는 반대쪽에는, 열심히 하지 않거나 답답한 언론이 있다. 이게 뭐냐 싶은 게 한 두 개가 아니다. 가령 한겨레가 의료공백 얘기를 환자를 중심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듯한 관점을 반영한 것은 좋았다. 그러나 아래 기사와 같은 관점은 잘 모르겠다. 정부에만 계속 뭐라고 하기 뭐하니까, 민주당에도 한 마디 한다 같은 건가?

하지만 이런 발언들이 도리어 오락가락 행보로 비치며 입시 현장의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이재명 대표가 지난 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담에서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선 추가 논의가 불가능하다’는 데 공감대를 나타낸 바 있기 때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김윤 의원은 “2025학년도 증원분 재검토는 (대통령실의 반대로) 정치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설사 합의돼도 우리 당이 조정하는 ‘조정’ 수준으론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는 전공의들의 현장 복귀를 담보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역의료 확충을 위해 의사 증원을 주장해온 민주당이 그동안 의-정 갈등에 침묵하다시피 해왔는데, 며칠 사이에 2026년 유예와 2025년 재검토를 주장하는 건 무책임해 보인다”며 “이런 갈지자 행보는 합리주의보단 기회주의적 태도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1157764.html

그나마 김윤 의원은 의료계 출신 인사이고 의대 정원을 이렇게 저렇게 하자는 주장을 해온 인사이므로 기사에 코멘트가 들어가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그러나 실짱님은 뭔가? 실짱님 코멘트의 핵심은 ‘침묵하다가 며칠새 2026년 유예와 2025년 재검토를 주장하는 갈지자 행보는 기회주의로 비칠 수 있다’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기사에도 일부 나와있듯, 의사들을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이 얘기 저 얘기를 꺼낼 수 밖에 없는 상황 아닌가? 지금이 총선 전이면 왜 입장을 정리 못하느냐고 호통칠 수 있다. 그러나 이 정권이 총선 전에 의료계 일각에서 400명이든 700명이든 조정 가능성이 있는 숫자를 조선일보 등을 통해 내놨음에도 쌩까고 2000명을 밀어 붙인 결과가 이거고, 이제 합리적으로 접근해서는 사실상 아무것도 되지 않는 상황인데, 그럼에도 테이블에 의사를 앉히기 위해 무리라도 뭐라도 짜내봐야 하는 게 아니냐고들 하는 걸 갖고, 그걸 기회주의라고 하면 뭐 어떡하나?

가령 오늘 동훈쓰의 입장에 대한 채널A의 보도는 어떤가?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의제 제한을 두지 말자며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한동훈 / 국민의힘 대표]
“(25년도도 어쨌든 협상할 여지가 있다고 받아들이면 될까요? ) 어떤 부분에 관해선 얘기를 꺼내면 안 된다 하는 분들도 계 신데, 그런 식의 전제조건을 걸 만큼 상황이 그렇게 녹록하지가 않습니다.

지난 5일 한 대표가 협의체를 제안한 뒤, 25학년도 정원 논의 없이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의료계를 설득하기 위해 중재안을 낸겁니다.

한 대표는 브리핑을 자청해 의료계와 야당이 요구하는 정부인사 문책론도 대화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한동훈 / 국민의힘 대표]
“협의체 출범의 전제조건으로 뭐는 안된다, 그런 거 없습니다. (의료계가 지금 요구하고 있는 25년 증원 백지화나 장차관 경질도 같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시라고 보면 될까요?) 모여서 무슨 이야기인들 못하겠습니까. 대화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한 대표 측 인사들은 이같은 대표 뜻을 물밑으로 의료계에 적극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https://www.ichannela.com/news/main/news_detailPage.do?publishId=000000432167

차라리 민주당의 행보를 꼬집고 싶으면 아예 의사의 민주당에 대한 불평을 넣든지…. 그것도 싫으면, 지난 정부에서 추진하려고 한 일에는 공공의료의 강화라는 맥락이 조금 정도는 포함돼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주장을 꺼내기도 어려운 상태고(당장 의사들이 경기를 일으킬 거고 용산과 여당은 남 탓으로 위기를 넘길 틈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그런 전선을 만들어 내지도 못한 측면이 있다든지… 뭐 그런 얘기로 접근한 거면 또 다른 얘기를 할 수 있겠지만….

그냥 쓴 건데 내가 너무 염병하는 건지 모르겠으나, 이 기사 하나만 갖고 얘기하는 게 아니고 계속 하여간 답답하다 이거다. 언론이 찔러야 할 걸 찌르지는 못하면서 그냥 실짱님이나 이런 사람들 갖고 생색이나 내면서 퉁치려고 하는 게…. 그냥 내가 몰라서 하는 생각일 수도 있고… 생각나는 더 많은 얘기가 있으나, 내가 말해 뭐하나 싶기도 하고, 일단 그냥 여기서 접는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저널리즘

편파방송

2023년 8월 10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은 라디오에서 잼버리가 엉망진창이 된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진행자가 그러는 거였다. 유튜브 댓글에 어떤 분이 잼버리는 잘 진행되고 있고 편파방송이 문제이다 라고 쓰고 있다… 뭐야 갑자기… 아무튼 순간적으로 뭐가 뉴스고 뭐가 뉴스가 아닌지를 얘기할까 아니면 그냥 적당히 넘어갈까 고민했다. 결국 후자를 택해 광화문에서 댄스파티를 즐기고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등 만족하고 있는 대원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엔 이런 엉망진창 행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말았다.

잼버리 사건사고를 다루면 편파방송일까? 잘 되고 있는 것도 다뤄야 공정하다, 이런 걸까? 가령 살인사건이라고 해보자. 살인사건 하나를 다루기 위해서는 나머지 5천만 국민이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뉴스(심지어 이것도 사실은 아니다)를 해야만 하는 것인가? 언론의 ABC에 이런 우스개가 있다. 개가 사람을 무는 게 아니라 사람이 개를 물어야 뉴스다… 사람이 개를 문 얘기 한 개를 하기 위해서 개가 사람을 문 얘기 한 개를 반드시 해야 하는가?

언론의 기본 기능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며 이를 위해 공론장을 조성하는 역할을 하는 거다. 언론이 다루고 공론장에서 시끌시끌해야 문제가 개선된다. 조용하면 아무것도 개선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문제가 안 되는 게 아닌, 문제가 되는 걸 다루는 거다. 당연한 것이 아닌가.

이게 편파적이다 라고 평가한다면 거기에는 언론의 역할에 대한 게 아닌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것은 결국 정파적 유불리일 수밖에 없다. 문제가 안 되는 뉴스를 다루고 싶은 사람은 지금 상황이 문제가 아니어야 정파적으로 이익인 사람들 밖에 없다. 그러니까, 편파적이라고 하는 주장이 오히려 가장 편파적이라는 거다.

이런 얘기 하면 요즘에는 꼭 그런 얘기 하지. 문정권 때는 한 마디도 못하다가~~~ 어쩌구 저쩌구… 그런 얘기도 상대를 봐가면서 하시라. 뭘 한 마디도 못해 한 마디도 못하긴… 그 가짜뉴스 어쩌구 하는 법인가 뭔가 그거 하자고 할 때 내가 뭐라 그랬습니까? KBS 법조가 유튜브언론인 덕분에 개박살날 때 어떻게 했습니까? 더블민주-악성민원인들이 대통령 인터뷰 한 기자 조리돌림할때 내가 뭐라고 썼습니까? 나한테 황당한 소리 좀 하지 마쇼.

이런 거 사실 운동권들도 똑같애. 내가 하루라도 운동권 생각을 안 하는 날이 없다. 애틋한 생각, 따뜻한 생각, 즐거운 생각도 있지만 슬픈 생각, 답답한 생각, 개열받는 생각도 당연히 있다. 복수한다… 운동권놈들… 두고봐라 진짜…

자기 전에 먹는 약을 먹어놓고 이런 저런 생각 때문에 잠을 못잤다. 편의점 김밥을 먹었으니 이제 자련다. 오후에 모처럼 있던 방송 일정은 태풍 덕에 캔슬됐다. 불평 안 한다. 태풍 특보가 우선이다. 안전하시고 건강하시고… 굿나잇~ 아니 굿모닝…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언론, 저널리즘

도착적 저널리즘

2021년 11월 7일 by 이상한 모자

SNS에서 떠도는 얘기가 세상의 전부인 줄 아는 SNS 애호가들, SNS에 없으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그런 거 아니냐고 하면 또 절~~ 대 그렇지 않다고 자기부정한다) 사람들, 상상해보면 열 받는다. 예를 들어 여기다가 대장동 검찰 수사 얘기 쭉 써놓은 거, 그냥 거의 그대로 됐잖아. 사람들은 뭐 하나 검찰이 혐의 넣고 빼고 액수를 늘이고 줄일 때마다 이러면 이랬다고 난리 저러면 저랬다고 난리… 처음부터 갈 길은 정해져 있었다니깐? 내가 잘나서 이런 얘길 하는 거냐, 그게 아니고 그냥 신문 기사들 보면 이런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 거라고. SNS가 아니고.

이해는 한다. SNS가 아니면 세상과 연결될 수 없는 분절된 우리… 그러면 언론이든 사회든 어떤 담론을 얘기할 때는 SNS 내의 쳇바퀴가 아니고 세상 그 자체를 다루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할 것 아니냐? 요즘에는 언론도 SNS의 한 구성요소 같아 보일 때가 많다. 게으르고 무책임하다. 뭐 최근 한국일보 시행사의 세계 특집은 여러 한계를 감안할 때 좋았다. 그러나, 나만의 생각인진 모르겠으나 대체적으로 SNS를 겨냥해 기획을 하거나, 그렇지 않았더라도 끝에는 SNS 반응을 평가 기준으로 하거나, 하여간 SNS를 상정한 언론 활동이 많다는 생각이다.

물론 현실은 인정해야지. 결국 SNS 의존이나 클릭 수 저널리즘이나 광고주 눈치 보는 거나 다 똑같은 현상이다. 한계 속에서 그나마 나아질 수 있는 역할을 스스로 찾으려는 노력은 숭고한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그런 걸 폄하하려는 게 아니다. 명분으로 자기 자신과 남을 속이려는 도착적 행태에 대해서 짜증을 내는 거다.

어느 방송에서 사건사고 평론을 하고 있었는데, 하루에 아이템을 최대 3개까지 한다. 근데 어느 날은 아이템 3개가 전부 아동성범죄인 거였다. 이럴 필요가 있나? 같이 출연한 변호사님에게 오늘은 아이템이 좀 그렇다 라고 하니 이 사건에 이러 저러한 의미가 있다 라고 설명을 하더라. 각각의 사건에 뉴스로서 또 사회적 맥락에서 의미가 있다면 하루종일 한들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 그러나 3개 아이템이 다 그렇다고 생각되진 않았기에 시청률 의식한 편성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

최근 무슨 시사라디오 방송 내용을 보는데 역시나 아동성범죄 사건을 다루는 거였다. 내가 자꾸 강조하지만 아동성범죄를 다루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게 아니다. 중요한 뉴스다. 맞다. 그런데, 손을 속옷 안으로 넣었느니까지 얘기를 해야 우리가 이 범죄의 심각성을 비로소 알게 되는 거냐? 가령 살인 사건이라면 꼭 한 손으로 어디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쥔 칼로 어디를 찌른 후 몇 도를 비틀었고 피는 몇 리터가 나왔고… 이런 걸 다 알아야만 살인의 심각성을 인정하게 되니? 그런 게 중요한 건 도축의 기준을 논할 때다. 살인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기준은 아니다.

가장 열받는 포인트는 진행자가 불편해도 우리가 알아야 할 진실이라는 식으로 이런 시사-포르노적 행태를 정당화하는 거였다. 스스로 진심으로 그렇게 믿는다고 생각한다면, 그게 도착인 것이다. 옛날에 지선생 왈… 맞나? 지선생이 그랬다. 대타자가 원하는 것을 모르는 것은 히스테리다. 대타자가 정말 그것을 원한다고 믿어서 행하는 건 강박이다. 대타자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원한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행하는 것은 도착이다. 저널리즘의 윤리는 시사-포르노를 원하는가?

같은 맥락에서, 언론이든 사회적 논의든 SNS가 아닌 실제 현실을 향하라는 건 그냥 열심히 살자는 얘기가 아니다. 의식적으로 해야 한다. SNS에서 이뤄지는 시민들의 논의를 지면에 반영한다… 그런 건 없다. 인터넷에 없는 걸 찾아야 한다. 실제로 인터넷에 없는 게 현실에 있든지 없든지. 그러지 않으면… 이러다 다 죽어!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저널리즘
1 2 다음 »

최근 글

  • 좋은 말로 하면 악플이 아니게 되나?
  • 이단이 되어야
  • 주식 투자를 10억씩 하는 사람들의 훈계
  • 행복한 사람, 오지 오스본
  • 극우와 보수 구분하기

분류

누적 카운터

  • 1,488,058 hits

블로그 구독

Flickr 사진

추가 사진

____________

  • 로그인
  • 입력 내용 피드
  • 댓글 피드
  • WordPress.org

Copyright © 2025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Omega WordPress Theme by ThemeH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