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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윤석열

방송에서 예측한 총선 스코어

2024년 1월 1일 by 이상한 모자

이건 어딜가든 얘기하는 바인데, 총선에서 진보쓰 포함 자칭 제3지대 포션이 그렇게 클 거라고 보지 않는다. 여기저기 다 합쳐서 교섭단체 구성할 수 있을 정도 아니겠느냐 라고 한다(이것도 낙관을 섞어서 말하는 거다). 그러면 20 남짓 보는 거지. 20~30이라고 하자. 그러면 300석에서 빼봐. 280~270 정도지. 이걸 양당이 나눠갖는다고 전제할 때, 어느 정도 비율로 갖고 간다고 봐야 할까?

일단 지금 시점에선 그냥 어림짐작 해야돼. 지역별로 나눠서 계산하는거, 지금 안 맞는다고. 오늘도 신년이라고 신문마다 여론조사 한 거 봐라. 제각기 비슷한 방법론으로 했는데 뭐 그렇게 다 제각각이냐.

아무튼 어림짐작 해볼 때 제일 규모가 큰 더블민주당 보면, 상식적으로 이재명의 민주당이 이딴 식으로 해갖고 의석수가 늘어날 거라는 기대는 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180석이니 200석이니 얘기하지만 그 동네 사람들도 내부적으론 그렇게 계산 안 한다고 본다. 그래서 기대의 최대치는 과반 이상이라고 보는게 현실적이라고 봄. 150~160 정도라는 거지. 그러면 국힘이 가져가는 게 자연스럽게 120~130이라는 얘기가 된다. 국힘은 현재 의석수 112석이니 8석~18석 사이로 더 가져가게 된다는 계산인데, 이게 어디서 나오겠냐. 여기서 지역구 의석은 결국 수도권이랑 충청에서 나오는 거지. 요즘 어딜 가나 스코어는 이 정도로 예측을 하고 있다.

근데 문제는 실제 저렇게 나와도 똥을 싸다 만 느낌으로 가야 된다는 데에 있지. 가령 국힘 입장에선 집권 여당으로서 과반을 가져가는 걸 목표로 세울 수밖에 없는데(오늘도 윤통과 한동훈씨가 지금까지 스탠스 그대로 계속 간다는 거는 과반 이상 전략이지 몸을 낮추고 원내전략 짜는 걸 예고하는 포지션이 전혀 아니다) 결국 과반 달성 못했으니 여전히 여소야대고 국정운영 어렵고 윤통 책임론 일고 한동훈으로도 역부족이더라 리더십 논란 일고 이럴 수밖에 없지. 거기에 대해서 용산-주류는 무슨 소리냐, 이 어려운 시기 미완의 정권교체에도 의석수를 늘렸으면 그것은 승리다 라며 ‘졌잘싸’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이게 선거를 이긴 거냐 진 거냐를 놓고 해석투쟁을 하면서 주류 비주류는 또 싸울 수밖에 없다는 것. 거기다 이준석이 아마 성적은 별로겠지만 밖에서 또 여러모로 흔들텐데, 주류는 계속 거기를 때리면서 또 키워줄 거 아니냐(윤통의 예로 보듯 때리면 오히려 키워진다는 건 만고의 진리다)… 그니까 120개를 갖고가도 미래는 밝지 않다는 것.

그래서 저 같은 놈도 그렇고 동아일보 모 논설위원도 그렇고, 뭔 염병 아닌 척 하면서 이념 드라이브 같은 거 그만하고 차라리 민생 얘기라도 해라… 이런 얘기를 하는 건데, 소용이 없어요… 뭐 구중궁궐에선 그렇다 치자. 지난 정권에 한맺혀 갖고 윤석열 만세 부르던 분들, 팬덤화 되어 있는 분들 있지? 민주당이 싫으면 싫은거지, 곧 죽어도 민주당이 싫으면 꼭 윤통을 지지해야 한다고 하던 분들? 그런 분들이 이제 더 이상 윤통을 <옹호> 할 수 없어서 좀 잠잠했는데, 이제 한동훈씨가 나오니까 한동훈씨를 대상으로 똑같은 염병 떤단 말임. 안 긁은 윤석열이다 이거지. 거 한 번 속지 두 번 속나? 정신 좀 차리세요. 좀 동아일보 얘기라도 봐라… 이게 어떤 맥락에서 하는 얘긴지를…

그러나 한 위원장은 중도 확장을 위한 경제·민생 살리기보다는 지지층 다지기를 위한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에만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26일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에서는 ‘숙주’와 같은 자극적인 용어를 써가면서까지 386 운동권에 대한 거친 전의(戰意)를 드러내 보였다.

민 비대위원에 대한 인선도 그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다. 한 위원장은 29일 민 위원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기득권과 싸우다 누구보다 견고한 기득권이 돼 버린 운동권 특권정치 청산에 앞장서 주실 분”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한동훈 비대위의 임명직 비대위원 8명 중 경륜과 중량감이 있는 경제·민생 전문가로 꼽을 만한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시급한 경제·민생 현안 해결을 제쳐 두고 ‘운동권 특권정치 청산’을 비대위의 최우선 과제로 앞세우는 데 대해 지지층은 박수를 보낼지 모른다. 그러나 불경기와 고물가 고통에 시달리는 서민층이나 총선 캐스팅보트를 쥔 중도층의 공감을 끌어내기는 어렵다. ‘386 운동권 정치’는 지난 대선에서 이미 한 차례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 여전히 그들의 특권정치가 국가의 미래와 민생을 위협하는 문제라면 한 위원장이 앞장서 싸우지 않더라도 현명한 국민이 올해 총선에서 또 한 번 심판할 것이다.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31231/122845807/1

아무튼 선거 후에 골치가 아픈 거는 더블민주당도 마찬가진데, 어쨌든 의석수는 줄었잖느냐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지속 가능한거냐… 이 얘기 계속 나올 거다. 혹시라도 핵심승부처에서 졌다면? 그럼 언론이나 당 내외에서 더 시끄럽지. 그러나 주류는 아니다, 이 엄혹한 시기 이 무도한 검사 정권 상대로 이 정도면 잘 싸운 거다, 이재명 아니었으면 큰일날 뻔… 이러면서 또 계속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간다 하겠지. 거기다가 재판 결과도 이것 저것 계속 나올 것 아닌가? 또 이재명 스타일이 똥물 뒤집어 써도 한 번 붙잡은 건 절대 안 놓는 거 아니냐? 그러니까 우리는 본 영화 또 보면서 지방선거 거쳐 다음 대선까지 가는 거다.

늘 말씀드리지만, 이재명의 저 영원히 반집싸움 하는 전략은 다음 대선에 제2의 윤석열이 출마를 하면 나름대로 말이 되는 전략일 수 있음. 0.74%p차이로 졌으니까, 똑같은 구도 똑같인 캐릭터로 붙는다고 하면 이번에는 사람들이 윤통의 쓴맛을 겪어 봤으니 이길 수 있지 않겠냐, 이런 건데… 근데 제가 여기서도 계속 강조하는 얘기지만, 다음 대선에 윤석열이 안 나오고요. 제가 볼 때 지금 하는 걸 보면 윤석열 본체인지 아바타인지 이 분도 총선 치르고 고꾸라지든지 아니면 윤석열 아바타 상태를 세탁하겠지요. 뭐 내가 알게뭐겠냐마는…

이런 얘기 한참 하고 현타 오는 게 이 지점인데, 남의 집 얘기 한참 하고 우리 집 얘기 하려면 얘기할 게 없거든. 가끔 다 그 가능하면 줘패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씩 드는 거 외에는… 그런 얘기? 비민주당 반국민의힘 시대는 지났으니 반민주당 비국민의힘 노선으로 가자 그런 거? 누가 아직도 그런 태도던데, 정신 못차리는 것임. 걔네랑 상관없이 자기만의 기준이 있고 노선이 있고 전략이 있고 그게 국면마다 판단이 가능해야 된다고 제가 늘 말씀드렸음.

둘 중 에 하나랑은 늘 상대적으로 가까워야 한다는 생각이면 뭐하러 ‘반’이랑 ‘비’를 구분하냐. 그냥 화끈하게 가세요. 용의원님 평산마을 가시는 것 봐라. 그러면 반대편에 있는 분들은 대구를 가셔야 되나? 이런 판에 내가 무슨 말을 하냐 도대체…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윤석열, 이재명, 총선, 한동훈

역시 윤석열의 본체는 한동훈

2023년 12월 27일 by 이상한 모자

어제 한동훈씨의 일장 연설을 보며 이것봐라, 역시 본체가 여기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서 싸우고 경기에서 싸우고 이 구절 들으면서 이거 덩케르크 마지막에 나오는 처칠 연설 그건데… 하는 생각이 들어 찾아봤는데 처칠 연설이라기엔 좀 애매한 느낌이어서 고개를 갸우뚱 했다. 공포는 반응이고… 이거는 어디서 들은 얘긴데 싶었으나 기억이 안 나서 그냥 넘어갔다. 근데 저녁 때 보니 종편이 다 처칠 얘기 하더라.

처칠이라고 하면, 기억나시나? 윤통이 대선 때도 처칠, 연설하러 와서도 처칠 타령 한 것? 김순덕씨의 처칠 시리즈를 일으며 리마인드 해보시라.

16일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십’을 말한 건 그냥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 게 아니었다. 윤 대통령의 머릿속에선 자신이 처칠이고, 한덕수 총리는 노동당 당수로 전시(戰時) 내각의 부총리를 맡았던 클레멘트 애틀리였던 거다.

(…)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 윤 대통령은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나와 처칠을 존경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영국이라는 한 나라만이 아니라 세계가 어려웠을 때, 그야말로 그 당시에 나치와 타협하자는 정치권의 요구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국민들을 설득하고, 자기의 확고한 어떤 비전을 가지고 국민들과 함께, 이런 어려움을 돌파해나가서, 이런 자유민주라고 하는 무너질 뻔한 질서를 다시 회복시킨 그런 측면에서, 저는 영국을 떠나서 정말 세계적으로 많은 분들이 좀 사표(師表)로서 배워야 하는 분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

윤 후보는 여의도 지하철역 앞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깍듯하게 고개를 숙인 적이 있다. 당내 갈등이 높아지고 지지율은 떨어질 때, 국민의힘 젊고 건방진 대표가 대선 후보에게 출근길 인사를 숙제로 내준 것이다.

이걸 해? 말아? 밤새 고민하던 그는 ‘다키스트 아워’의 지하철 장면을 떠올리고는 지하철역으로 갔었다. “처칠처럼 국민만 보고 정치하겠습니다.”

https://www.donga.com/news/dobal/article/all/20220522/113549648/1

처칠의 성격부터 짚자면, 같은 토리당 의원조차 그를 허풍쟁이·이기주의자·깡패·망나니·영락없는 술꾼으로 여겼다. 처칠을 탁월한 인물로 봤던 사람들도 그가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대중의 감정을 잘못 읽고 행동한다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남성우월주의자, 인종 차별주의자였던 건 물론이다.

그럼에도 존슨은 “영국인의 국민성은 대체로 처칠의 성격과 비슷해서 유머러스하지만 때로 호전적이고, 무례하지만 전통을 고수하고, 한결같지만 감상적이고…음식과 술에 예민하다”고 썼다. 날 때부터 금수저 귀족 출신이지만 부모의 기대에 못 미칠까 걱정하고, 나이 들어서도 건강을 해칠 만큼 먹거나 마시고, 불리한 조건을 무릅쓰고 분투한다는 점에선 처칠도 영국의 보통사람과 다름없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치면 윤 대통령도 조금은 비슷하지 않나 싶다. 무례하지만 전통적이고 한결 같지만 감상적이기도 하다는 점 등은 한국 꼰대의 특징 아니던가.

https://www.donga.com/news/dobal/article/all/20220719/114523666/1

연설문 구성을 봐도 윤통 스타일 그대로다. 첫째, 중도적 지향에 대한 기대를 수사로 퉁친다. ‘동료시민’이니 하는 얘기가 그거다. 둘째, 대한민국 역사를 ‘운동권 빼고’로 독점하는데 여기서 ‘운동권’의 범주에는 보통 문재인 이재명 주사파 등이 들어가고 ‘운동권’의 여집합에는 이승만, 백선엽, 박정희, 이병철, 정주영에 1987 넥타이부대가 들어간다. 셋째, 대한민국 모든 모순을 ‘운동권=민주당’ 도식에 우겨 넣는다. 넷째, ‘우리 편’에 대해서는 적당히 하는 시늉만 한다. 이게 정확히 윤통이 지금까지 우리에게 보여줘 온 모습이다.

보수언론 반응을 보면 종편에서는 상당히 띄워주려고 하는데 신문에서는 띄울까 말까 하면서 불만족해하는 분위기다. 모든 신문이 걱정을 하고 있다. 조선일보 사설 제목이 <한 위원장, ‘초현실적 민주당’ 못지않은 정부·여당 직시해야 성공>이다. 아래와 같이 썼다.

그는 그런 민주당을 왜 국민의힘이 압도하지 못하는지 함께 반성하자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왜 그런 상황에 이르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그것은 국민이 민주당 못지않게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갖고 있는 문제를 심각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 문제가 뭔지 국민도 알고 한 위원장도 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을 향해 ‘초현실적’이라고 했지만, 대통령 임기 1년 반 만에 여당 대표 2명이 쫓겨나 세 번째 비대위가 출범하고, 대통령 부인 특검이 정치권의 최대 이슈가 된 것도 전례 없던 일이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대통령실의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으니 국민이 답답해하는 것이다. 대통령 부인 문제에 대한 대책은 전혀 제시하지 않은 채 특검 거부권만 행사한다고 한다.

한 위원장은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사극에 나올 법한 암투는 끼어들 자리가 없다”며 “우리는 우리 일, 대통령은 대통령의 일을 하면 된다”고 했다. 실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한동훈 비대위의 성패는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 달려 있다. 검사 시절과 같은 부하 관계인지, 아니면 해야 할 말은 하는 비상대책위원장인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3/12/27/KOXACCEINBCQ3LRI3AKGKTWI7E/

중앙일보 사설 제목 <한동훈, 대책 없이 ‘김건희 특검’ 반대만 해선 민심 못 얻는다>, 동아일보 사설 제목 <한동훈 비대위, 尹心 넘어서야>이다. 내용은 굳이 인용 안 한다.

한동훈씨의 불출마에 대해서는 어제 라디오 방송에서 얘기했는데, 선거제도 확정 후의 일로 남겨놔도 되는데(비례 후순위 전략 등이 있으므로) 지금 얘기하면서 굳이 그걸 특권 내려놓기 전략으로 말하는 거는 다 날려버리겠다는 거다, 다만 그게 윤심 공천이 될지 개혁 공천이 될지는 결과를 놓고 봐야 아는데, 비대위원장 취임 전부터 당정대가 휴일에 회의를 열고 김건희 특검 운신을 최소화 해놓은 걸 보면 후자가 되긴 어려울 거 같다… 이렇게 해석을 했다. 오늘 신문들도 대개 그런 시선인데, 특히 ‘개혁공천’이 되기를 바라는… 조선일보가 따로 기사를 썼다.

여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선제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하며 친윤·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요구가 나올 수 있다”며 “연설에 담긴 여당에 대한 비판적 평가 역시 현역 의원 상당수를 교체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고 했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당 지도부, 중진·친윤 의원들의 ‘희생’을 요구했지만 이에 호응한 인사는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이 유일했다.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가 이번 총선에서 ‘배수진’을 쳤다는 의미도 있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불출마는 한 위원장이 정치생명을 걸고 내년 총선에 크게 베팅한 것”이라며 “총선에 승리한 당대표 타이틀로 대선에 직행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대선 도전이 아예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https://www.chosun.com/politics/2023/12/27/SL2FMOSSDBDW7LB4SMQZEHOZLU/

시방쇼에서는 내가 한동훈이면 비대위원장 마친 다음 그냥 집에 갈 거라고 했다. 대선을 노리고 있다면 윤통과 대척점에 있는 리더십으로 거듭나기 위한 목욕재계와 세탁이 필요하다. 어제 중궈니횽 얘기하는 거보니까 나만 하는 생각이 아닌거 같은데, 진짜 거기까지 생각하는지는 건지 아니면 중궈니횽이 혼자 들떠서 얘기하는 건지(요즘 혼자 들뜨는 경우가 많은데, 후니횽과 간접적으로 연결될 수도 있는 분으로 알아서 얼마나 진지하게 들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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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계 아들은 수양대군이 될 수 없다

2023년 12월 22일 by 이상한 모자

한동훈더러 친윤과 결별하고 용핵관 검핵관 공천도 하지 말라는 거는, 이성계 아들에게 수양대군이 될 것을 주문하는 거다라는 비유를 요즘에 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 미디어스 글에다가도 그 얘기를 썼다.

김건희 특검 문제와 더불어 한동훈 비대위가 용산과 관계 설정의 중요 고비가 될 지점은 공천 관련 대목이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은 대규모의 물갈이와 친윤 기득권과의 결별을 촉구하고 있는데, 여기서 미묘한 갈등선이 감지된다.

가령 종편을 포함한 일부 보수언론은 ‘실세’로 거론되는 이철규 의원과 박성민 의원을 겨냥하고 있다. 대통령 혹은 영부인과 가깝다고 알려진 두 사람이 총선판을 짜고 있는데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유지돼서는 필패일 테니, 이 두 사람의 거취부터 파격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거다. 특히 박성민 의원의 경우 김기현 대표 체제의 마지막을 장식한 초선 의원 난동 사건의 배후라는 설도 있어 더욱 문제라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그런데 당 내외에서는 김기현 지도부에 참여했던 일부 최고위원들과 함께 이들 친윤 실세들이 ‘한동훈 비대위원장’ 카드를 당내에서 강하게 주장해 관철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그렇잖아도 정당 경험이 없는 한동훈 전 장관이 이끄는 비대위가 들어서면 이들이 ‘한핵관’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보는 것인데, 이 때문에 당 내에선 벌써부터 자칭 ‘한핵관’들을 멀리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즉, 한동훈 전 장관으로서는 비대위원장으로서 친윤 기득권과 함께할 것인가, 아니면 이들을 공천 과정에서 날려버릴 것인가를 결단해야 하는 문제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짚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김기현 대표가 들어설 때도 그랬고 인요한 혁신위 때도 똑같았지만, 공천을 파격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 뒤에는 빈자리에 누가 오느냐에 대한 우려가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용핵관’, ‘검핵관’이 빈 자리를 채우는 게 아니냐는 게 대체적인 우려였다. 그런데 최근 보수언론 등은 그렇게 되면 용산과의 관계설정은 실패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친윤 기득권들은 앞장서서 ‘용핵관’, ‘검핵관’을 꽂는 역할을 자임할 것으로 여겨져왔다. 한동훈 전 장관이 ‘윤석열 아바타’라면 친윤 기득권을 날려버리더라도 역시 ‘용핵관’ ‘검핵관’을 꽂는 역할을 자임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보수언론이 기대하는 대로 뭔가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킬 공천을 주도할 것이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라면 윤석열 대통령은 그걸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 수 있는 것일까? 검사 시절에는 성과를 내는 걸로 자기 자신을 증명할 수 있었으니 능력으로 알아주는 관계가 될 수 있었고 따라서 얼마든지 상대를 존중해줄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정치의 세계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동훈 전 장관은 차기 대권주자이자 잠룡이다. 한국 정치에서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은 어떤 측면에선 상시적인 제로섬 게임을 벌이게 되는 게 현실이다. 더군다나 임기 초반에, 미래권력이 여당에 용산의 통제에서 벗어난 자기 세력을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것을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립’에 집착하기로 유명한 윤석열 대통령이 용인할까? 대단히 어렵다고 본다. 그래서 한동훈 비대위의 미래를 보수언론의 이상적 기대로 바라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https://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7378

미디어스 글에도 쓴 바이지만, 김건희 특검 수정안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여당과 용산은 조선일보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인 거 같다. 이기홍씨가 그러더라.

필자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한 장관 발언에 상당히 불쾌해하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이미 다 문제없는걸로 판명난 일인데 왜 특검을 받을 수 있다는 식의 여지를 두느냐는 것이다.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31221/122737182/1

그니까 한동훈 김건희 특검은 악법 발언 -> 조선일보의 시네루 -> 용산 불쾌감 -> 한동훈의 난 그만 말할래요… 이렇게 됐다는 거 아닌가 하는 건데, 물론 이것도 페인트 모션일 수도 있고 하다. 이러다가도 윤통이 그래도 동훈이가 한다면 뭐 내가 전향적으로… 이렇게 나올 수도 있는 건데, 그러나 미디어스 글에 썼듯 그것도 결국 더블민주당이 안 받을 거기 때문에 거부권 명분 쌓기만 될 거다.

근데 한이나 윤이나 초록이 동색이면 들이받을 것도 없고, 굳이 그림을 만들어 들이받아 봐야 둘이 차이도 없는데 그러는 거면 결국 권력 쟁투밖에 안 된다는 근본적인 측면을 볼 필요도 있다. 가령 오늘 보면 한동훈의 언론관에 대한 지적… 많이 나오지 않나? 기자가 질문을 하니까 민주당의 질문사주냐고 되묻는거?

“민주당이 여러 군데에 물어보라고 시키고 다닌다고 그런다”라는 답변은 민주당의 ‘질문 사주’에 따라 기자들이 질문하고 있다는 지적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들린다.

이는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언론을 정치인의 하수인쯤으로 생각하는 발상에 가깝다. 한 전 장관의 논리대로라면, 그 스스로가 평소 ‘고발 사주’와 같은 공작 수사에 심취해 있기 때문에 기자들도 ‘질문 사주’를 받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온통 세상이 ‘정언 유착’, ‘검언 유착’ 등 카르텔로 뒤범벅 돼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또 기자의 질의가 본인을 곤란하게 하는, 골탕먹이기 위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큰 오해다. 한 전 장관이 곤란함을 느낄지 여부는 기자들의 관심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https://www.nocutnews.co.kr/news/6067552

이 분이 동료 시민이니 어쩌니 했지만, 특별히 이 건에 대해서만 이러는 게 아니거든?

돌이켜보면 한 장관의 언론관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은 여럿 있었다. 그는 태국에 머물던 김성태 쌍방울그룹 회장이 올해 1월 현지에서 KBS와 인터뷰한 것을 두고 “해외 도피한 중범죄자가 귀국 직전에 자기 입장을 전할 언론사를 선택해 자기에게 유리하게 보도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핵심 수사 대상을 인터뷰해 입장을 들어보는 것은 기본적인 취재 활동인데, 한 장관은 언론이 범죄자와 결탁해 범죄자 의도대로 이용되고 있는 것처럼 해석했다.

한 장관에게 언론은 정치인이든 범죄자이든 상대가 요청하는 대로 응하는 수동적인 조직일까.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면 아마 검사 시절 수사 내용을 흘려주면 충실히 받아쓰던 기자들을 너무 자주 접한 영향일 수도 있겠다. 실제로 한 장관이 언론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면 그의 언론관이 엿보인다. 민주당과 사사건건 대립해온 그는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언론을 통해 자기 입장을 전파하는 데 열을 올렸다.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직접 올려도 될 텐데 굳이 언론을 이용하기를 고집했다.

그렇다면 불편한 보도에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그는 검찰의 특수활동비 유용 의혹을 지적한 보도에 대해 “뉴스타파의 뇌피셜”이라며 발끈했다. 사실관계를 설명하거나 반박하기보다는 언론사를 깎아내리는 것으로 대응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122117050000162

매사 이런 식인 사람이 뭔 동료 시민 운운 하는가? 그래서 제가 전에도 이 블로그에다가 오히려 윤석열의 본체가 한동훈일 수 있다고 쓴 것임. 지금은 보수 유권자들이 윤석열이 ‘안 긁은 복권’일 때 ‘옳게 된 윤석열’을 생각하며 기대를 가졌듯이 ‘옳게 된 한동훈’을 상상하며 이 얘기 저 얘기 하지만, 긁게 됐을 때에는 ‘그르게 된 윤석열’처럼 ‘그르게 된 한동훈’될 가능성이 상당해 보인다… 이런 얘기. 그니까 어차피 똑같은 사람들인데 둘이 싸운다면 그건 밥그릇 갖고 싸우는 거지 뭐 다른 게 있겠냐는 것.

그럼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서, 보다 근본적 차원에서 이 분들의 정체라는 건 뭐냐. 도대체 뭐길래 이러는 거냐. 가령 서복경 선생은 이런 글을 써서 이런 얘기를 했는데…

이 정부와 집권당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혹자는 ‘극우’라고 한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정치적 스펙트럼의 오른쪽 끝에 있는 이념이나 신념을 지지하는 집단이라는 뜻이다. 확실히 이 정부는 뜬금없을 만큼 극우적인 발상이나 행동을 한다. 주 69시간 노동 같은 것 말이다. 그런데 그 행동이 ‘극우’적 신념에 기반해서 나온 걸까? 아닌 것 같다. 이념이나 신념을 가진 집단이라면 최소한 핵심 정책 영역에서는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 정부는 맥락 없이 옛 주장들을 소환한다는 점에서 일관성은 있지만 정치적 신념으로서 일관성을 보여준 적은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신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지 못한다. 어떤 이념이나 신념에 기반한 행동이 아니라는 증거다.

혹자는 이 정부의 행태를 ‘포퓰리즘’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것도 아닌 것 같다. 어떤 행위나 생각을 ‘포퓰리즘’으로 정의하려면, 정치적 경쟁 상대를 이기기 위해 법규범을 무시한 채 대중의 지지를 동원하여 공격해야 한다. 이 정부는 정치적 경쟁 상대를 이기려는 목적의식이 있고 법규범을 무시하는 행태도 보이지만, 그 수단으로 대중의 지지를 얻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과 그 친구들은 집권당 내 정적을 제거하거나 제1야당 대표를 제거하기 위한 일관된 행동을 해왔는데, 그 과정에서 굳이 여론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하지는 않았다. 지지가 있든 없든 그냥 하는 거다.

굳이 이 정부의 정체성을 찾자면 과거다. 민주화 이후 지난 35년의 기억을 돌이켜보더라도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은 그 이전의 과거. 2023년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시민에게 기억에서조차 잊힌 오래된 것들만 소환해 버무려놓은 것 같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21446.html

이 얘기를 내식으로 하면 (이 브로그에도 쓴 적 있는데) 포퓰리즘인 척 하는 엘리트이다. 그런데 여기에 이 글의 논지를 덧붙이자면, 엘리트주의의 미덕이랄까 그런 것도 구현을 못하고 있는 거지. 하고자 하는 게 없으니까. 하고자 하는 게 없다는 거는 실짱님 글에서도 지적이 되고 있다. 하고자 하는 게 없으니 집권 연합도 제대로 안 된다는 거다.

선혈이 낭자했고 배신자라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대통령들은 미래의 비전과 과거 청산의 명분을 하나로 묶었다. 동지를 쳐내는 대신 어제의 적과 손을 잡았다. 노태우는 전두환보다, 김영삼은 노태우보다, 노무현은 김대중보다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서 설득했다. 그냥 힘으로만 밀어붙인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은? 여당을 자기 당으로 만든 것만 똑같다. 내세운 특별한 명분이나 가치는 없다. 문재인 정부 적폐 청산, 외교 방향 전환 등이 전 정부와 차별점이지만 여당 재편과는 관련 없다. 야당이 발목을 잡으니, 개혁을 해야 하니 여당을 일사불란하게 재편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듣긴 했다. 그런데 이른바 3대 개혁이라는 노동·교육·국민연금에 대한 정부의 개혁안이 뭔지는 들어본 적이 없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인사들이 전면에 서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그런데 국정 철학이 뭔진 잘 모르겠다. 요즘은 좀 뜸하지만, 이념 이야기는 귀에 못이 박이도록 많이 들었다. 인재풀? 이태원 참사의 이상민 장관과 잼버리의 김현숙 여가부 장관이 현 정부의 최장수 각료라고 한다.

https://www.chosun.com/opinion/chosun_column/2023/12/22/WG7VY5QXVREQVFJXYUC4AHKM5I/

어떻게 보면 이게 법무부 장관을 하다말고 한동훈이 비대위원장을 하러 와야 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똑같이 포퓰리즘인 척 하는 엘리트인데 국정 철학이든 뭐든 공통분모가 없어도 공유하는 뭔가(하다못해 검사실 짜장면 냄새라도)가 있는 누군가가 여당을 맡아야 되는 거지. 근데 제가 앞에도 썼지요? 그게 미래권력이라면 그것마저도 양자는 싸울 수밖에 없는 관계인 것. 되겠어?

그러면 다시 서복경 선생 얘기로 돌아가서, 이런 과거가 아닌 새로운 보수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게 그 글의 마무리인데, 지금 이 시점에 새로운 보수가 나온다면 그 기수는 누구요? 여기서도 제가 몇 번 말씀드렸음. 여러분이 싫든 좋든, 그거요. 우리는 그것 때문에 한 10년은 더 헛물켭니다. 그 점이 가장 큰일인 것임. 그 얘기는 나중에 또 해봅시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비대위, 비대위원장, 윤석열,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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