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가가 되기 위하여
나는 감히 적는다. 의사 중 믿지 말아야 할 부류가 있다면 그것은 안과 의사이다. 공감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다른 의사 많은데, 왜? 사실 대부분의 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믿지 못할 의사는 대개 지금 나 자신을 치료하는 의사일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안과 의사를 얘기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오른쪽 눈의 복시로 인한 고통을 장기간 호소해왔다. 대다수 반응은 “안과에 가라”는 거였다. 나는 알고 있다. 이건 안과에 간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이미 겪은 일이다. 의사란 사람들은 자기들이 측정하지 못하는 건 없는 일 취급할 때가 종종 있다. 안과 의사! 특히 그렇다. 통계를 낸 건 아니니까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는데, 그냥 오늘은 그런 기분이다. 어이, 안과 의사! 내가 복시가 있다고 하면, 있는 거지, 왜 믿어주질 않는가?
이런 답답한 사례가 많으니 디시인사이드 녀석들이 아예 복시 마이너 갤러리를 만들어 놨다. 가보면 안과와 안경점에 대한 불만으로 아우성이다. 안과보다 용한 안경점을 찾는 사람도 많이 있다. 왜냐면, 안과는 어차피 가봐야 이상 없다는 얘기만 듣고 끝이지만, 안경점은 어쨌든 뭔가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이라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여간 안경을 팔아야 할 것 아닌가! 글을 읽다 보면 나처럼 눈을 크게 뜨면 복시가 생기거나 더 심해진다는 사례도 종종 보인다. 대부분 안과에 갔지만 퇴짜를 맞았다는 얘기와 함께다.
거의 유일하게 해결했다는 사례는 하드렌즈 처방을 받았다는 거다. 눈을 작게 뜨면 없어지는데 크게 뜨면 생기는 복시라면 각막 문제일테니, 내가 생각해도 하드렌즈가 답인 거 같다. 그런데 하드렌즈 착용기 등을 또 검색해보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알게 된다. 특히 야외활동… 자전거 타기 등은 눈에 이물질 등이 들어갈 수 있어서 어려워진다는 얘기도 있다.
그냥 이렇게 살아야 하나? 뭐 이렇게 살 수도 있다. 그러나 글씨를 읽을 일이 앞으로 더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또 걱정이 되는 것이다.
글씨를 읽는 일이 왜 많아지느냐, 그건 최근에 남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 어떨까 했기 때문이다. 최근 책 만드는 관계자와 유리관이라는 이름의 저자분 등을 만나뵌 일이 있었다. 유리관님은 당연히 가명인데 직업이 ‘교정공’이라고 했다. 관련 책이 있는데 얼마 전 신문에도 났더라.
https://www.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2407112025035
이러한 훌륭한, 존경할만한 분들과 과연 어떻게 살 것인가를 논한 결과 남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일이 도전하자는 결론이 났던 것이다. 좌파-금정연이 되는 것인가? 하여간, 이러한 아이디어를 주도적으로 제공해주신 유리관님께 감사를 우선 드리고… 문제는 결국 남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건데, 신문은 매일 같이 읽고 있으나 책을 읽은 지는 한참 되었다. 그래서 준비가 필요하고 한데, 늙었는지 잘 되지 않아 고민이 많다.
확실히 여러 능률이 떨어지는 게 사실인 게 오늘도 무슨 글을 쓰다가 앉아서 잠이 들고 말았다. 아침마다 유튜브에서 신문 얘기를 떠드느라 새벽 4시에 일어나는 삶을 계속 살고 있다. 그 영향인지 낮 1시쯤 되면 졸립다. 오늘은 2시부터 스케쥴이 있었다. 중간에 비는 시간에 카페에 앉아 좀 쓰려고 했으나 너무 졸려서 글을 쓸 수 없었다. 2시 스케쥴에 돌입해 한바탕 떠들고 나서 다시 집으로 오니 3시 반. 이때까지 점심을 먹지 않아 편의점 도시락을 먹고 4시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으나, 중간쯤 쓰다가 앉아서 잠이 들고 말았던 것이다. 서둘러 마무리를 하고 ‘죄송하다’는 사족을 덧붙여 보고를 드렸다.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 조악하다. 요즘은 내가 쓴 모든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신감이 상당히 떨어져 있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뭐 어차피 유튜브도… 곧 끝날 예정이다. 돈이 안 되면 별 수 없는 게 이 바닥의 생리다. 사람들은 신문을 욕하는 걸 좋아하지, 신문을 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듣고 싶은 얘기를 듣기 위해 찾는 시장이다. 뭐가 잘 될리는 없는 것이다. 글도 안 되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줄 수도 없는데, 서평가가 될 수 있을까?
남에게 친절하게 굴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뭐 하여간 꼭 그런 건 아니다. 나루님이 블로그를 갖고 싶다고 하여 만들어 드렸다. 이 블로그가 이상적 모델이라고 하시기에, 거의 똑같이 만들어 드렸다. 조금 손봐야 할 데가 있었지만 요즘은 챗GPT와의 대화를 통해 간단한 거는 다 해결 가능하다. 나루님의 블로그는 아래의 주소로 접속할 수 있다.
이 블로그를 만드는 것이 서평가가 되는 것보다 쉬웠다. 이 메모를 쓰면서 다시 안과 의사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돈 되는 수술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안과 의사…! 현대 의학이라는 것도 참 보잘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