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안내
  • 이상한 모자
  • 야채인간
  • 김민하 공화국
  • 신간 안내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나루

솔루션스의 단독공연

2025년 1월 20일 by 이상한 모자

나루님이 오라고 해서 갔다. 생각해보니 나루님이 프로가 된지 거의 20년 가까이 됐는데 녀석이 하는 공연을 제대로 본 일이 없다. 왜 그랬지 하는 생각을 해봤는데… 첫째, 원래 공연을 보러 다니는 사람이 아니다. 둘째, 공연을 보면 즐기고 나서 무조건 잘했다고 얘기를 해줘야 하는데 내 성격에 또 꼬치꼬치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하면서 평가를 할 것이다… 그게 좋지 않다… 이런 생각을 계속 했던 거 같다. 지난 번에도 동영상을 보고는 지판을 잘못 짚었더라 라는 망언을 제가… 나루님은 쿨하게 그게 라이브의 묘미이다 라고 대꾸했습니다마는… 그러나 이제 너도 나도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고 하니 어떻게 되기 전에 공연을 봐야 하지 않을까 하여 노구를 이끌고 일요일에 청계천으로 갔던 것이다.

나루님은 또 집에서 잘 나오지 않는 제가 모처럼 나온다고 하니까 본인의 지인에게 횽님 잘 돌봐드려라 라고 부탁도 해줬는데, 그 분이 함께하는 자리에서 옛날에 회사 비판 만화를 그렸다는 이유로 징계를 당했던 권PD님을 마주쳤다. 그러잖아도 얼마 전 오타쿠 모임 뒷풀이에서 그… 논란의 프로그램 얘기가 잠깐 나왔는데, ㅍㄹㅅㅌ님이 논란이 있긴 했지만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라고 하기도 하여 그런 얘기를 할까 했으나 장소가 마땅치 않아 눈 인사만 주고 받았다.

공연은 역시 대단했다. 12년 짬이 어디 안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밴드의 사운드는 자기 고집이 있으면서 트렌디한 편이라 좀 복잡한데, 이러면 실제 공연을 할 때에는 악기 위주로 축약을 하게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런데 되도록 사운드라는 면에 있어서 포기를 하지 않으려는 집념 같은 게 느껴졌다. 보컬과 베이스에 신디사이저를 배치해 놓은 게 그렇고, 그걸로도 커버가 안 되는 부분은 드럼 옆에 맥북을 활용하는 거 같았다. 선수 입장~ 할 때 맥북을 조작한다.

다만 이러한 집념에 비할 때에 공연장 환경과의 궁합은 조금 아쉬운 대목이 있었다. 관객이 무대를 둘러싸는 형식이다 보니 소리를 일관되게 조정하기 쉽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다. 사운드가 펑크록처럼 심플하면 상대적으로 쉬웠을 텐데… 이 밴드의 사운드는 다이내믹레인지랄까 뭐라고 해야 할까 이게 넓을 수밖에 없는데, 이러면 큰일이다. 가령 내가 있던 위치에선 저음의 부밍이 좀 셌는데, 특히 베이스의 신디사이저가 그랬다. 근데 이건 뭐 어쩔 수 없는 거다. 하나를 취하면 하나를 잃는 건데 관객이 무대를 둘러싸는 형식의 장점도 분명히 있기 때문. 무대의 변이 3개로 늘어나므로 관객과 아티스트의 거리가 좁혀지고, 관객도 무대 건너편을 통하여 서로를 볼 수 있다. 그런 점은 확실히 대단했다.

요즘 밴드가 다 그런지는 잘 모르겠는데, 장비를 적극적으로 쓴다는 인상이었다. 그냥 시대가 좋아진 걸 내가 잘 몰랐던 건지… 앞서 맥북도 그렇고… 마이크 스탠드 밑에 붙어있는 작은 패널이 있기에 그게 뭐냐고 나루님에게 물어보니 퍼스널 모니터링 믹서라고 했다. 엔지니어한테 보컬 좀 올려주세요 베이스 내려주세요 할 필요 없이 모니터를 각자 알아서 조정할 수 있다는 거지. 그거 참 유용하겠군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유로운 퍼포먼스를 위해? 악기도 무선 송수신기를 사용하는데, 나루님 텔레캐스터는 케이블을 쓰더라. 나는 그 생각을 했다. 저기서 텔레캐스터인가? 이 노래를 원래 텔레캐스터로 톤을 잡았단 말인가? 그것은 대단하다. 그런데 나루님의 얘기는, 그건 아니고, 레스폴의 줄이 끊어졌다는 것이다. 텔레캐스터는 예비용이었다는 것이지. 그래서 유선이었군. 그런데, 레스폴이 끊어졌는데 왜 텔레캐스터를 쓰는가? 셋팅이 어떻게 돼있기에? 픽업을 뭘 박았기에? 나루님은 스트랫을 썼어도 됐었을 거라고 하긴 했는데, 이건 나중에 더 물어봐야겠다. 아무튼 공연 중에 돌발상황이 꼭 생기는데, 그것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는가, 어떻게 대응하는가, 대응을 무리없이 했는가, 이게 다 실력이다.

보컬의 경우는 아는 분야가 아니라 이러쿵 저러쿵 할 말이 많지 않은데, 끝까지 지치지 않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내 생각이지만, 그게 쉽지 않다. 레코딩하고 거의 같은 컨디션으로 전반적으로 정확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쭉 갔다. 중간에 쉬는 시간도 거의 없이… 상당한 내공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게 12년의 짬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역시 락밴드다운 공연 구성이 돋보인 부분도 있었는데, 드럼과 베이스 솔로가 있었다는 점이 그렇다. 특히 드럼 솔로… 그렇다. 역시 밴드 공연은 드럼 솔로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최첨단의 조명이 대단했다. 관객도 대단했다. 무슨 문구를 적어 놓은 가로로 넓은 종이를 나눠주던데, 이런 문화는 생소했지만 나루님이 앵콜 무대에서 특별히 언급을 하여 퍼포먼스에 동참했다.

다들 뒷풀이 등에 바쁜 거 같았지만, 집에 와야했다. 집에 오면서는 이런 저런 옛날 생각을 했다. 나루님 대학 다니실 적에 생각해보면 지금이랑 비슷하다. 기타치고, 그림 그리고, 우유부단 무기력하게 있다가 뜬구름 잡는 얘기하고… 뭐가 되려고 저러나 싶은 때도 있었고… 공연에서 멤버들이 리더를 오경횽님으로 바꾼 얘기를 하던데, 그렇지… 나루님은 리더가 맞지 않지… 근데 어찌됐든 자기 영역에서 한 20년 가까이 한 길을 간 성과가 분명히 있구나, 이런 것을 실감하는 그런 자리였다. 20년 가까이 뭔가가 엄청나게 많이 쌓였고, 그걸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도 받는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나도 기뻤다.

난 20년 동안 뭐했나? 생각해보면 뭐든 적당히 하지 않았나?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게 많지 않았나? 뭔가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있었던 거 아닌가? 그리하여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열심히 삽시다!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나루, 솔루션스

서평가가 되기 위하여

2024년 7월 17일 by 이상한 모자

나는 감히 적는다. 의사 중 믿지 말아야 할 부류가 있다면 그것은 안과 의사이다. 공감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다른 의사 많은데, 왜? 사실 대부분의 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믿지 못할 의사는 대개 지금 나 자신을 치료하는 의사일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안과 의사를 얘기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오른쪽 눈의 복시로 인한 고통을 장기간 호소해왔다. 대다수 반응은 “안과에 가라”는 거였다. 나는 알고 있다. 이건 안과에 간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이미 겪은 일이다. 의사란 사람들은 자기들이 측정하지 못하는 건 없는 일 취급할 때가 종종 있다. 안과 의사! 특히 그렇다. 통계를 낸 건 아니니까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는데, 그냥 오늘은 그런 기분이다. 어이, 안과 의사! 내가 복시가 있다고 하면, 있는 거지, 왜 믿어주질 않는가?

이런 답답한 사례가 많으니 디시인사이드 녀석들이 아예 복시 마이너 갤러리를 만들어 놨다. 가보면 안과와 안경점에 대한 불만으로 아우성이다. 안과보다 용한 안경점을 찾는 사람도 많이 있다. 왜냐면, 안과는 어차피 가봐야 이상 없다는 얘기만 듣고 끝이지만, 안경점은 어쨌든 뭔가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이라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여간 안경을 팔아야 할 것 아닌가! 글을 읽다 보면 나처럼 눈을 크게 뜨면 복시가 생기거나 더 심해진다는 사례도 종종 보인다. 대부분 안과에 갔지만 퇴짜를 맞았다는 얘기와 함께다.

거의 유일하게 해결했다는 사례는 하드렌즈 처방을 받았다는 거다. 눈을 작게 뜨면 없어지는데 크게 뜨면 생기는 복시라면 각막 문제일테니, 내가 생각해도 하드렌즈가 답인 거 같다. 그런데 하드렌즈 착용기 등을 또 검색해보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알게 된다. 특히 야외활동… 자전거 타기 등은 눈에 이물질 등이 들어갈 수 있어서 어려워진다는 얘기도 있다.

그냥 이렇게 살아야 하나? 뭐 이렇게 살 수도 있다. 그러나 글씨를 읽을 일이 앞으로 더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또 걱정이 되는 것이다.

글씨를 읽는 일이 왜 많아지느냐, 그건 최근에 남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 어떨까 했기 때문이다. 최근 책 만드는 관계자와 유리관이라는 이름의 저자분 등을 만나뵌 일이 있었다. 유리관님은 당연히 가명인데 직업이 ‘교정공’이라고 했다. 관련 책이 있는데 얼마 전 신문에도 났더라.

https://www.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2407112025035

이러한 훌륭한, 존경할만한 분들과 과연 어떻게 살 것인가를 논한 결과 남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일이 도전하자는 결론이 났던 것이다. 좌파-금정연이 되는 것인가? 하여간, 이러한 아이디어를 주도적으로 제공해주신 유리관님께 감사를 우선 드리고… 문제는 결국 남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건데, 신문은 매일 같이 읽고 있으나 책을 읽은 지는 한참 되었다. 그래서 준비가 필요하고 한데, 늙었는지 잘 되지 않아 고민이 많다.

확실히 여러 능률이 떨어지는 게 사실인 게 오늘도 무슨 글을 쓰다가 앉아서 잠이 들고 말았다. 아침마다 유튜브에서 신문 얘기를 떠드느라 새벽 4시에 일어나는 삶을 계속 살고 있다. 그 영향인지 낮 1시쯤 되면 졸립다. 오늘은 2시부터 스케쥴이 있었다. 중간에 비는 시간에 카페에 앉아 좀 쓰려고 했으나 너무 졸려서 글을 쓸 수 없었다. 2시 스케쥴에 돌입해 한바탕 떠들고 나서 다시 집으로 오니 3시 반. 이때까지 점심을 먹지 않아 편의점 도시락을 먹고 4시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으나, 중간쯤 쓰다가 앉아서 잠이 들고 말았던 것이다. 서둘러 마무리를 하고 ‘죄송하다’는 사족을 덧붙여 보고를 드렸다.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 조악하다. 요즘은 내가 쓴 모든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신감이 상당히 떨어져 있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뭐 어차피 유튜브도… 곧 끝날 예정이다. 돈이 안 되면 별 수 없는 게 이 바닥의 생리다. 사람들은 신문을 욕하는 걸 좋아하지, 신문을 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듣고 싶은 얘기를 듣기 위해 찾는 시장이다. 뭐가 잘 될리는 없는 것이다. 글도 안 되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줄 수도 없는데, 서평가가 될 수 있을까?

남에게 친절하게 굴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뭐 하여간 꼭 그런 건 아니다. 나루님이 블로그를 갖고 싶다고 하여 만들어 드렸다. 이 블로그가 이상적 모델이라고 하시기에, 거의 똑같이 만들어 드렸다. 조금 손봐야 할 데가 있었지만 요즘은 챗GPT와의 대화를 통해 간단한 거는 다 해결 가능하다. 나루님의 블로그는 아래의 주소로 접속할 수 있다.

http://ournaru.com

이 블로그를 만드는 것이 서평가가 되는 것보다 쉬웠다. 이 메모를 쓰면서 다시 안과 의사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돈 되는 수술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안과 의사…! 현대 의학이라는 것도 참 보잘 것이 없다.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나루, 블로그, 서평가, 안과, 유리관

나루님의 새로운 노래

2021년 10월 8일 by 이상한 모자

https://youtu.be/fI8KZWDuse4

자… 지난 번에 여기다가 노래 얘기 썼더니, 나루님이 문자를 보내서는 나도 판 냈다… 그래서… 나도 안다… 회신을 해주었다. 나루님은 내가 사적으로 문자를 보내는 몇 안 되는 사람들 중 하나이다. 거의 한손에 꼽는다. 아무튼 1집 2집에선 모던-락커였다. 이런 거…

https://youtu.be/wVPaKEaLT6I

솔루션스에서는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인 것인지 뿅뿅거리는 음악으로 경도되었다. 이런 거…

https://youtu.be/61lDDXxqRXc

지난 번에 냉면을 같이 먹으면서 3집을 준비한다기에 그건 뭐냐 하고 물으니 이번에는 포크… 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이렇게 락커가 기타를 메고 잔디밭을 헤매는 곡이 나왔다. 이번에 나온 회색깔 EP에 들어간 노래가 다 그런 분위기다. 코로나니까 힐링 하자는 것? 조용한 BGM 필요하신 분들은 들어보시길 바란다.

근데 대중성이란 측면에서 가장 특기할만한 결과물은 뎁과 작업한 이 노래가 아닌가? 본인은 아니라던데, 나만의 생각. 그… 개인 의견이시죠?

https://youtu.be/LYM3hz34AZ0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나루

최근 글

  • 좋은 말로 하면 악플이 아니게 되나?
  • 이단이 되어야
  • 주식 투자를 10억씩 하는 사람들의 훈계
  • 행복한 사람, 오지 오스본
  • 극우와 보수 구분하기

분류

누적 카운터

  • 1,487,962 hits

블로그 구독

Flickr 사진

추가 사진

____________

  • 로그인
  • 입력 내용 피드
  • 댓글 피드
  • WordPress.org

Copyright © 2025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Omega WordPress Theme by ThemeH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