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와 석열왕과 팬덤정치
대선에서 어떤 자칭 좌파 단체들이 사실상 석열왕 지지를 선언하는 코미디를 벌이고 어떤 분은 이 논리로 책도 내고 별 일이 다 있었는데, 이제와서 함 봐봐라. 자유민주주의? 적법절차? 다 어디갔냐? 뭐 정상참작을 하자면, 그 단체들에 내분도 있고 그랬다는 사실까지 온정적으로 내가 보려고 하지만, 하여간 스스로 좌파임을 부정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냥 극우파인 석열왕을 지지했기 때문에? 아니지. 그게 비판적 지지와 다를 것도 없는 역-비판적 지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좌파의 선택지를 양당정치의 부산물에 한정한다는 점에서, 체제적 변화를 구상해야 할 좌파가 좌우로 진동하는 것에 그치는 진자운동의 정치, 체제 유지 status quo의 수호자를 자처한다는 점에서 완전한 배신이었던 것이다.
이 얘기 하면 또 버릇처럼 그래서 이재명이 됐으면 뭐 달랐겠냐~~ 막 이러는데, 앞의 문단을 다시 읽으시오. 역-비판적 지지는 비판적 지지와 다를 바 없다, 라는 말은, 당연히 비판적 지지는 대안이 아니다란 말을 내포하는 거지? 좌파의 이재명 지지는 아마도 비판적 지지겠지? 당연한 거 아니냐 이 답답한 인간들아. 이 얘기를 또 해??? 1윤석열 욕엔 반드시 1이재명 욕을 동반해야 하니? 옛날에 중궈니횽이 즐겨쓰는 표현 빌자면, 하나님이 굳이, 머리를 달아주셨잖아요.
이런 게 팬덤정치의 원형이야. 팬덤정치라 그러면 아~~ 그냥 막 무비판적으로 누구를 추종하는 거구나, 그런 ~빠들을 혼내주자는 거구나 그냥 이렇게 생각하지? 팬덤정치란 왜 작동하냐? 그게 상대에 대한 반대라는 ‘나의 선택’을 정당화 하는 어떤 기제란 말이다. 그런 점에서 팬덤정치는 요즘 말로 무지성이 아니고 극도의 합리성이다. 예를 들어 어떤 좌파가 더블민주당 반대하느라고 석열왕 지지를 해버렸다면, 지금 그 선택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별 소릴 다 할 거 아니냐. 실제 그런 사람들 있을걸? 팬덤정치란 게 그런데서부터 출발하는 거야. 지금은 그냥 지들 맘에 안들면 다 팬덤정치라고 하지만… 누가 그러냐고? 장이사장님이 그러더라.
얼마 전에 누가 그러더라. 이제부터 좌파는 반민주당 비국민의힘 노선으로 가야 한다… 내가 볼 땐 그것도 웃긴 거야. 그게 비민주당 반국민의힘 노선으로 가자, 이거랑 뭐가 다르냐? 반민주당 반국민의힘 이렇게 표현해도 마찬가지야. 뭔가에 대한 반대, 반대에 대한 반대, 반대에대한반대에 대한 반대… 자기 내용도 없이 외부 변수를 겨냥한 포지셔닝 만으로 자기 존재의 정당성을 강변하려는 태도야 말로 좌파가 직면한 위기의 최대 원인이다.
뭘 더 반대하고 덜 반대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적어도 아 쟤네는 자기 기준이 있구나, 이런 믿음을 갖게 만들어야 한다는 거다. 그래서 내가 그랬지? 더블민주당이 검수완박 할 때 차라리 정의당이 국힘이랑 같이 필리버스터를 했어야 됐다고. 그게 국힘이랑 한편 먹는단 얘기가 아니고 자기 기준을 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석열왕 비판은 비판대로 하고…
이런 얘기를 하려고 책까지 썼잖아. 현실은? 정의당과 역逆정의당의 대립? … 하나님이 머리를… 에효 그만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