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칭
한심하다. 김의겸 씨는 그런 감각으로 청와대 대변인은 어떻게 했으며, 국회의원은 또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여튼 옛날 기자들이 경찰에 갑질하고 사칭도 하고 도용도 하고 그랬던 거는 맞다. 그러니까 그러고 나서 잡혀가고 그랬겠지. 이제는 상상하기 어렵다.
윤석열이 법적 대응 하는 거 자체는 자기 권리지만 방송사 음모론 제기하는 거는 맞지 않다. 채널A 사건 연상하게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술수로 비칠 수 있다. 결국 “~라면 ~는?” 어법의 연장인데, 이게 논문 얘기에 정세균 이재명 추미애 사례로 받아치는 거하고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내가 범죄자가 맞다 치고, 너네는?” 이렇게 받아치는 방식의 함정이 있는 거다. 윤석열 반대론자들이 보는 윤석열은 이미 나쁜 놈이지만 윤석열 지지자가 보는 윤석열은 정의의 사도이다. 그래서 이건 손해다. 드라이하게 대응하는 게 맞다.
논점을 언론윤리의 영역으로 옮겨보면, 기자라는 게 본질적으로 사립탐정 같은 일이기도 해서 꼭 사칭은 아니더라도 가끔은 위법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다. 문제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냐는 거다. 엠비씨 취재진은 김건희 씨 논문의 지도교수?의 소재를 알아내려고 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김건희 씨 논문 얘긴 그냥 보면 견적 나온다. 논문, 엉터리다. 이게 전문대학원 정책대학원 이런 류의, 학문적 검증이 거의 안 되는 사례의 전형 아닌가. 그 기초조형학연구란 학회지를 찾아 들어가서 2007년 2008년 언저리에 실린 논문들 열어 보시오. 아무튼 이렇다고 하면 지도교수를 만나 물은들 무슨 소용인가. 그럼에도 굳이 경찰 사칭까지 해서 지도교수를 찾으려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방송은 화면이 중요하다. 지도교수에게 가서 물으면 뭔가 부적당한 답을 할 것이다. 카메라는 그 장면을 찍을 것이다. 모자이크나 음성변조 같은 게 들어갈 것이다. 뭔가 의혹이 남은 것 같은, 그리고 후속보도를 예고하는 듯한 뭐 그런 장면으로 받아들여지겠지. 진짜 의도는 거기에 있었던 거 아닌가? 결국 자아도취이거나 정치적 편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