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불행
사람이 어떤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우면서도 또 숭고한 일이냐. 이 숭고한 일을 이루기 위하여 우리는 남이 무슨 말을 할 때에 저 사람이 저 말을 왜 하는지, 어떤 인식을 갖고 말을 하는 것인지를 계속 추론해보고 그 사람의 세계를 재구성해보는 노력을 늘 해야 한다. 그런데 그걸 그냥 남탓에 맡기는 편리한 사람들이 있어요. 털보아저씨 오늘 말이 그런 거다.
할머니가 누구 말이든 들을 수 있지. 평생 운동권 말만 들어야 하나? 할머니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처럼 조중동도 보고 티비 뉴스도 보고 다 할 것이다. 듣는 건 듣는 건데, 할머니가 그걸 근거로 왜 그런 판단을 하는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 말이예요. 털보아저씨는 누구 말 듣고 방송하나요? 정보는 다 어디서 얻습니까? 털보아저씨는 더불어민주당 당권파에게 지배당하고 있는 게 아닙니까? 닥치고 정치는 본인이 썼나요? 김어준 저 지승호 편 이던데? 털보아저씨 본인은 그냥 떠들고 이 분이 받아 적고 정리했는데도 김어준 저 인가요? 그건 그렇고 영화 찍는다고 모은 돈은 다 어디에 썼나요?
물론 우리가 너도 92세 돼봐라 할만한 일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일을 92세의 나이로만 말할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아유 피곤하다. 이쯤하고.
조선일보는 오늘도 천벌받을 사설을 썼다.
이 할머니가 기부금 문제를 폭로하자 정의연 등은 “할머니 기억이 왜곡돼 있다” “심신이 취약한 상태”라고 했다. 치매 환자 취급을 한 것이다. 윤 당선인은 “(30년 전) 이 할머니 첫 전화는 ‘내가 아니고 내 친구가…’였다”면서 이 할머니가 위안부 출신이 아닐 수도 있다는 듯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할머니는 “(당시) 차마 용기를 내기 어려워 제 자신이 아니라 친구 얘기인 것처럼 피해 접수를 한 것”이라고 했다. 왜곡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 내내 “나이가 많아 쉽지 않다”면서도 수십 년 전 사람 이름까지 기억해 냈다. 그런데도 ‘치매’로 몰았다.
천벌 얘기는 지난번에도 했으니까. 웃긴 건 가짜 피해자설을 끊임없이 제기하는 게 보수세력과 보수언론비스무리한 것들과 보수유트브와 그런 것들이란 거다. 자기들이 만든 문제를 또 자기들이 활용하고 북치고 장구치고… 어제 정의기억연대 입장문에도 이 문제가 일부 써있다.
정대협은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긴 증언집 발간을 통해 일본군‘위안부’문제의 역사적 진실을 정확히 알리고 가해자의 범죄인정과 그에 따른 책임 이행을 이루게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당시 증언집은 피재자의 존재를 알리며, ‘증거 문서부재’를 이유로 불법성을 부인하는 일본 정부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거자료였습니다.
그래서 오늘 기자회견이 특히 더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일본우익과 역사부정주의자들이 피해자의 증언을 부정하며, 일본군‘위안부’피해자의 인권과 명예를 훼손하는 행태를 보이는 데 있어 가장 많이 악용되고 공격받았던 분이 바로 이용수 할머니이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들의 증언은 사회적 맥락이 반영됩니다. 가해자들은 최초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이후 자신들의 책임을 부정하기에 급급했고 피해자들의 증언의 신빙성을 공격했습니다.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가해자들의 태도에 분노하는 한편 자신들의 피해성을 입증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일본군‘위안부’동원의 강제성과 불법성, 피해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가해자에 맞서기 위해 피해자들의 증언 중 일부가 변화되는 과정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본군‘위안부’로서 겪어야 했던 피해의 본질적인 내용은 결코 변한 적이 없습니다.
오늘 할머니께서 세세하게 피해사실을 말씀하신 것으로 압니다. 가해자들이 하루 빨리 자신들의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법적책임을 이행하여 더 이상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가 훼손당하지 않는 날이 올 수 있도록 정의연은 더욱 더 최선을 다해 활동하겠습니다.
이랬더니 동아일보가 여기서 한 문장을 똑 떼서 이렇게 쓴다.
정의연은 이어 “(일본이란) 가해자에 맞서기 위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 중 일부가 변화되는 과정이 나타나기도 한다”고도 했다. 할머니들의 피해 증언이 번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일 관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할머니 증언이 사회적 맥락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는 것으로, 일본 우익이 사용하는 논리와 비슷한 것 같다”고 했다.
아이고… 그냥 그만 얘기하고 일이나 하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