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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감

김경수 복권의 의도

2024년 8월 10일 by 이상한 모자

어제 어느 자리에서 김경수 복권 의도를 갖고 잠시 얘기를 한 게 있다. 나는 ‘균형 맞추기’라고 봤고, 다른 분들은 ‘야권 분열 전략’이라고 봤다.

김경수 씨를 복권해준다고 해서 그가 친문 구심이 되고 야권에 분열이 실제로 일어날까에 대해서는 대화에 참여한 모두가 동의하지 않았다. 김경수 씨가 분열의 촉매가 된다는 구상은 그가 대권으로 간다는 게 전제인데, 나는 드루킹 때문에 안 된다고 봤고 다른 분들은 본인이 의지가 없다는데 주목했다.

그러면 왜 복권을 시켜줬느냐 인데… 다른 분들은, 지난 번에 박영선-양정철 얘기 때도 그렇고 원래 윤통과 여사님이 안 되는 일을 꿈꾸지 않느냐는 거였다. 뭐 그럴 수도 있다. 근데 내가 ‘균형 맞추기’로 본 건, 다른 사면 복권 대상자들이 의미심장해서다. 조윤선, 안종범, 원세훈…. 친박 친이를 골고루 배려한 이 조합은 뭔가? 특히 원세훈이 신경쓰였다. 이런 조합은 사면 복권을 해서 거둘 수 있는 부수적 효과(김경수)보다 사면 복권을 해주는 것 그 자체(원세훈 등)에 힘이 실려있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이 사람들은 임기 초부터 윤통이 사면해주고 싶어했잖아. 자기가 수사한 죄로…. 사면을 해주고 싶은데, 말 나올테니까 김경수를 끼워넣고 김경수로 시선을 돌리게 하는 뭐 그런 거 아닌가?

오늘 조선일보를 보니까 한동훈이 김경수 사면에 반대한다고 나서는데, 그런 느낌이 좀 있다. 한동훈은 무엇을 노리나? 1) 난 원칙주의자다. 드루킹의 바둑이와 타협하지 않는다. 지지자 여러분 안심하세요! 2) 다른 사면 카드가 논란이 되지 않게 김경수로 시선을 모으자. 3) 난 윤석열과 달라~ 꼼수 같은 거 쓰지 않아~ 대충 이런 정도일 거 같은데…. 아무튼 이 조선일보의 보도에서 살짝 드러나는 용산 및 국힘쓰들의 인식. 아래의 대목이다.

대통령실에선 “국정원·사이버사령부 댓글 사건 다수 연루자가 사면·복권된 것과 형평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김 전 지사 복권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

(…)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김 전 지사 복권과 관련해 한 대표는 ‘민주주의 파괴 범죄를 반성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정치를 하라고 복권해 주는 것에 공감하지 못할 국민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란 점을 전제로 하면서도 시중 여론 등 민심을 대통령실이 알아야 한다는 뜻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전 지사가 복권 대상에 포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등에선 “댓글 조작으로 대의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공정성을 훼손한 범죄에 대해선 복권에 반대한다”는 등 비판 여론이 거세다.

(…)

여권 일각에서는 김 전 지사의 복권이 ‘야권 분열책’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 여권 지지층 사이에선 “문재인 대통령도 사면·복권을 해주지 않은 김 전 지사를 굳이 윤 대통령이 사면·복권해 주느냐”며 반대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

(…)

국민의힘에선 9일 오전까지만 해도 김 전 지사가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 심사 결과 복권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여야 협치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오전에 “김 전 지사가 과거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복권을 받아 정치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그 자체가 여야 간 협치의 시작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3시간쯤 뒤 국민의힘은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한 당의 입장은 정해진 바 없다”며 “정부에서 검토 중인 만큼 당은 신중히 상황을 주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런 기류 변화엔 한동훈 대표가 김 전 지사 복권에 반대하는 입장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

한 대표가 이날 기자들이 김 전 지사 복권과 관련한 입장을 묻자 “해야 할 때 백 브리핑하겠다”며 답을 미룬 것도 당원이나 지지층 사이에서 반대론이 만만치 않은 점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아무튼 이런 상황인데도 윤통이 김경수 복권을 강행하면? 그건 한동훈이 윤석열과의 차별화에 나섰다가 또 혼나는 그림으로 가는 거겠고, 당의 기류를 고려해 김경수를 사면 복권에서 뺀다면? 김경수 얘기 한참 하느라 원세훈 등 얘기는 비켜가는 약속대련 비슷하게 되는 거고.

아래는 2022년 말 윤통이 원세훈 가석방(특별사면으로 잔형 감형 시켜줌) 시켜줬을 때 한겨레 기사. 그때 무슨 얘기들 했는지 한 번 보시길.

법무부는 이날 “특정 정당·정파에 유리한 방향으로 민의를 왜곡했던 사안으로 수형 중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잔형을 감형하고,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대해 잔형 집행을 면제한다”고 밝혔다. 신자용 법무부 검찰국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드루킹 사건은) 대선 과정에서 규모가 큰 조작 사건이었다. 대상자(김 전 지사)의 지위와 역할, 사건이 발생한 시점, 유사한 사건에 대한 사면 사례를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에는 잔형 집행 면제만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정치 여론 조작 사건’이라는 공통점을 부각하며 김 전 지사 ‘잔형 집행 면제’를 지렛대로 삼아 원 전 원장의 형기를 깎아준 것이다.

원 전 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국정원 심리전단을 동원해 야당을 비방하는 댓글을 달며 총선과 대선에 개입했고 △권양숙 여사와 고 박원순 서울시장 미행·감시를 지시했으며 △건설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돼 징역 14년2개월이 확정돼 복역 중이었다. 원 전 원장의 형기는 7년 정도 남았지만 이날 잔여형기의 절반이 감형돼 그는 3년6개월 뒤 출소하게 된다.

반면 김 전 지사는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과 공모해 인터넷 포털 기사의 댓글 순위를 조작한 혐의로 징역 2년형이 확정돼 내년 5월이면 만기를 채우는 상황이었다. 국정원 초유의 선거 개입과 사찰을 주도하고 뇌물 받은 사실까지 드러난 원 전 원장과 비교하면 김 전 지사의 범죄 혐의는 단순하다.

김 전 지사는 ‘들러리’를 거부한다며 ‘사면 불원서’까지 제출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원 전 원장 사면의 지렛대로 활용됐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본인이 거부했는데 김 전 지사를 왜 사면 대상으로 올렸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기계적 균형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1073414.html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김경수, 복권, 사면, 안종범, 원세훈, 조윤선

올림픽 혐오

2024년 8월 8일 by 이상한 모자

나는 올림픽이니 뭐니 이런 걸 아주 혐오하는 사람이지만, 또 이걸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걸 존중하지 않을 수는 없고 하여 대개 입을 다물고 있는 편이다.

다만 우스개소리는 좀 해도 되지 않나 하는데, 최근 한국 선수들의 선전을 보면 한국 스포츠의 양대 성공 요인이 뭔지를 확인시켜주는 거 같아 재미있다는 생각이다. 한국에서 성공 공식! 첫째, 공정하고 효율적인 선발. 둘째, 회장님. 이 두 개가 있어야 한다. 하나만 있으면 안 된다. 양궁 얘기하니 정 회장님 나오고, 사격 얘기하니 김 회장님 나오고 하는 광경에서 이걸 느꼈다. 축구는요? 축구는 일단 감독을 공정 효율적으로 선발 안 했잖아…. 그리고 축구에서의 교훈. 회장님은 입은 닫고 지갑만 여셔야지 다른 회장을 겸임하면 망테크를 타게 된다….

여기까지가 우스개고. 이번에 언론 보도를 보면서 좀 의문이었던 게, XY염색체를 가진 복싱선수 얘기. 아니, 그거 딱 보면 먼저 소위 간성인 아닌가 하는 생각부터 들게 되지 않나? 처음 있는 사례도 아니고. 근데 인터넷 기사는 죄다 트랜스젠더, 무슨 성기 제거 안 한 수영선수 이런 걸 엮어서 쓰더란 말이다. 좀 그러다 말겠지 생각했는데 급기야는 오늘 중앙일보에 교수라는 사람이 이런 칼럼을 쓴 걸 보고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었다. 아래의 내용.

스포츠는 공정한 경쟁이 핵심이다. 공정한 스포츠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도 소수자 인권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다수 여성 선수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공정성 시비를 일으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낮더라도 태생이 남성인 트렌스젠더 선수들과 시스젠더 여성 선수들이 경쟁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불만이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9244

이런 글에다가 이제 게임 커뮤니티에서 배운 무슨 PC주의, 올바름 이런 거 욕하는댓글 달고 이런 대환장 파티 벌어지고 이러는 게 아주 환장을 한다 이거지.

이런 얘기들에 대해선 한겨레에 적절한 칼럼이, 오늘만 2개나 올라와 있다. 아래의 글.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여자 권투 선수를 두고 며칠간 엄청난 기사가 쏟아졌다. 알제리의 이만 칼리프 선수를 신뢰할만한 근거도 없이 ‘XY염색체’를 가진 남자 혹은 트랜스젠더라고 했다. 마치 대단히 불공정한 경기가 벌어질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기자들이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칼리프 선수가 (인터섹스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지정 성별과 성별 정체성이 일치하는 시스젠더 여성이란 걸 부인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이오시가 “성 정체성, 표현 및/또는 성적 변화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편견 없이 안전하게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원칙을 정한 것에 주목하는 대신, 뜬금없이 출전 찬반 논쟁을 붙였다. 칼리프 선수가 어린 시절, 여자답지 못하다고 괴롭히는 남자 아이들의 주먹을 피하면서 권투 선수로서의 재능을 발견했고, 여자가 운동하는 걸 싫어하는 아버지의 반대를 이겨낸 사연에 관심을 가졌다면 그리 쉽게 남자같다고 모욕하진 못했을 것이다. 그가 올해 1월에 알제리의 소녀와 아동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롤모델로서 유니세프 대사로 임명된 사실, 때마침 지난 4월 유엔인권이사회가 인터섹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결의안을 첫 채택하는 역사적 성과는 외면했다. 무엇이 상식이 될 것인가. 언론의 책임이 새삼 무겁게 다가온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52712.html

여기서 중요한 건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더라도 여성일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안드로겐(남성호르몬) 무감각 증후군이 있는 경우 XY염색체를 가졌기에 남성호르몬이 분비되긴 하지만 안드로겐 수용체의 기능에 결함이 있어 표적 세포에 적용하지 못해 남성으로 분화·발달이 되지 않아 여성의 외형으로 태어난다. 국내에서 성소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순천향대 서울병원 젠더클리닉 이은실 교수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XY염색체를 가진 안드로겐 무감각 증후군(완전형)을 가진 여성인 경우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지만 작용하지 않으므로 의미가 없다”라며 “남성호르몬이 근육량과 운동 능력의 발달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데, 이 경우에는 남성호르몬을 수용할 수 없으므로 남성호르몬이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태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칼리프 선수 당사자가 자신의 염색체 관련해 입장을 표명한 적이 없으니, 섣부른 판단을 자제해야 할 것이 분명했음에도 언론은 마치 “성전환 수술”을 한 것마냥 보도한 것이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1152667.html

오늘 한겨레에는 올림픽과 ‘그린워싱’ 논란에 대한 기사도 실렸는데, 적절한 좋은 얘기다. 아래의 링크.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152367.html

물론 이 얘기는 한겨레만 한 얘기가 아니고, 오늘만 한 얘기도 아닌데, 굳이 이걸 거론하는 건, 오늘도 파리에서 고기를 안 준다 침대가 불편하다 이러는 얘기가 조선일보에 실렸기 때문. 아래 기사.

https://www.chosun.com/sports/sports_special/2024/08/08/EJ6SDMRXN5DRZPU7A6SXLFQXRA/

내가 볼 때는 골판지 침대나 채식 식단에 대한 ‘찬반’에 갇히는 거 자체가 함정이다. 이 기사에도 보면 무슨 올바름 어쩌고 하면서,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게 해주면 문제가 다 해결이 되는 양 하고 있다. 어이, 그런 식으로 가면 애초에 올림픽 정신이란 게 뭐였는지부터 얘기를 해야돼요.

근대 올림픽 누가 하자 그랬냐? 프랑스의 귀족 지식인이라 할 수 있는 쿠베르탱씨지? 그 양반이 올림픽을 애초에 하자 그런 이유가 뭡니까? 이 양반에게 스포츠란 교육이요 수양이요 자기계발이었다 이것임. 이걸 지구적 단위로 하면 어떻게 됨? 전쟁이 아니고 올림픽을 통해 경쟁을 하면서 인격도야 하자는 것임. 그리하여 올림픽으로 세계평화를 이룩하자는 게 이 분의 구상이었다. 그게 실제로 되는 것과는 상관없이.

그런 측면에서 보면 골판지 침대랑 채식 식단이 뭐 나쁘냐? 올림픽 정신으로 보면 이런 시도를 하는 게 오히려 당연하고, 자국 선수들이 성적을 내야 하니 그런 올림픽 정신 같은 대의는 없는 나라들이나 챙기시고 우리는 돈으로 해결한다고 하는 강대국의 태도가 올림픽 정신 훼손이지. 사실상 회장님이 해결하는 한국도 비슷하고. 그러니까 그런 걸 종합해서 보면 골판지 침대랑 채식 식단을 비판적으로 다룰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비판 논리는 그게 그린워싱에 불과하다는 걸 지적하는 것이라는 얘기.

세상사람들 다 거꾸로 말해도 언론이라고 하면 이런 공자님 말씀을 주워섬기는 척이라도 해야 되는데,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어서 이렇게 써놓는 것임. 올림픽! 너무 싫어!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올림픽, 인터섹스, 쿠베르탱, 파리 올림픽

페르소나 시리즈에 대해 쓴 글

2024년 8월 8일 by 이상한 모자

그러고보니, 페르소나 시리즈에 대해 글을 썼었다. 아래의 내용이다.

<페르소나 3>는 서사 구조만 놓고 보면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아류로 볼만하다. (…)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방영된 시기는 1995년 말에서 1996년 초까지다. <페르소나 3>는 2006년에 출시되었다. 이 10년의 간극에도 불구 <페르소나 3>는 성공을 거두었는데, 이걸 스토리를 중심에 놓고 평가한다면 어떤 결론이 나올까? (…) <신세기 에반게리온>과 같은 작품의 성공은 버블붕괴로 인한 사회적 혼란 및 이와 맞물린 비관주의의 확산과 떼어 놓고 평할 수 없다. (…) <페르소나 3>가 나온 2006년의 상황은 1990년대의 혼란이 어느 정도 수습되는 국면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 일상의 평화에 젖어 오히려 종말을 바라는 인류, 이대로 세상의 종말을 평화롭게 용인할 것인가 아니면 죽음을 감수하더라도 종말을 막기 위해 싸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바라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건 시선에 비유한다면 ‘돌아보는 시선’이다. 분명 어떤 점에서는 나름의 진정성이 있는 것이지만, 지금 당장 눈 앞에 닥친 자신의 문제라는 절박함은 상대적으로 희박한 것이다.

(…)

<페르소나 3>에 투영된 것이 지나간 것에 대한 ‘돌아보는 시선’이라면, <페르소나 4>는 ‘자신의 발 밑을 내려다보는 시선’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시선이 보는 세계는 지극히 개인화 되어 있다. (…) <페르소나 4>는 2008년 7월에 출시됐는데 시기적으로 3편의 출시일과(2006년 7월)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즉, <페르소나 4>는 3편과 동시대성을 공유하며 동전의 앞뒷면을 구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현재 시점에 비관주의가 득세했던 과거를 모사하며 유희의 대상으로 삼는 게 <페르소나 3>, 과거를 뒤로 하고 눈 앞의 이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하며 일상을 살아가는 게 <페르소나 4>다.

(…)

그런데, <페르소나 3>으로부터 꼭 10년이 지나 나온 <페르소나 5>에 이르러서는 상황이 크게 바뀌게 된다. <페르소나 5>는 3편이나 4편처럼 현재에 안주하려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세상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실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애쓴 티가 역력하다.

(…)

오늘날의 상황은 또다시 변화되었다. 아베 신조의 장기 집권은 더 이상 없다. 현재의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아베 신조와 같은 강압적이고 일극지향적인 이미지를 갖지는 않는다. 지지율은 저조하지만 원내에서의 정치적 기반은 탄탄한 편이다. 일본 사회의 우향우는 지속되고 있지만 안보법제 폐지 투쟁 때와 같은 격렬한 반대 운동은 없다. 밖의 상황은 심상찮지만 적어도 일본 내의 분위기를 보면 당분간은 이러한 어딘가 불안하면서도 평온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

바로 그러한 때에, 과거 그러한 시기를 ‘돌아보는 시선’으로 기억한 <페르소나 3>가 <페르소나 3 리로드>로 되돌아왔다. <페르소나 3 리로드>는 <페르소나 3>를 거의 그대로 현대에 되풀이 하려는 시도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페르소나 5>의 혁명은 실패했고, 우리는 그 이전으로 뒷걸음질쳐 온 것인가? 아니면. 또다른 현 시대에 맞는 혁명으로 나아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과거의 유산을 활용하려는 것인가?

https://www.gamegeneration.or.kr/article/d702545e-f49a-461c-b0bd-c928d786746b

무슨 얘기를 한 건지 자세히 알고 싶으면 링크를 클릭하시고…

Posted in: 작품 감상, 잡감 Tagged: 페르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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