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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작품 감상

솔루션스의 새 앨범

2024년 7월 1일 by 이상한 모자

솔루션스의 새 앨범이 나왔다는데…

https://music.apple.com/us/album/n-a/1753697857

릴리즈 되기 직전에 나선생을 집에 모셔다 놓고 둘이 음감회를 한 일이 있다.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일단 힘을 싣는 노래는 1번 트랙 N/A인 거 같다. 뮤비도 그걸로 나왔다는데… 일본 드라마 주제곡 같은 느낌이라고 말씀드렸다. 이 앨범에서 N/A, DNCM, Star Synth는 팝… 옛날 말로 가요의 느낌이 강하다. Superstition은 서태지 솔로 1집 같다. 그거 퍼런거 그거…

내 기준에서 가장 솔루션스다운 곡은 ATENA이다. 제목과 지기직지직 하는 기타 주법(palm mute)이 잘 어울린다. 나선생은 Fireworxx에 애착이 있는 듯 말했다. 기타로 시도해볼 수 있는 건 나름 다 해보지 않았나 하고 말했다. 나는 80년대의 느낌이 난다고 답했다. 80년대 노래 같다는 게 아니고, 곡의 이런 저런 요소가 8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는… 멜로디와 주요 아이디어의 결합이 패미컴 게임 배경음악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 두 곡은 무엇보다도 듣고 있으면 공연 현장의 느낌이 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공연장에 가면 이런 모습으로 공연을 하겠구나 라는 게 그려진달까. ATHENA의 좀 쓸데없이 긴 outro, Fireworxx의 후반부 열정적인(?) 기타 솔로잉 같은 것. 현장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는 대목이다. 나는 락밴드의 노래라면 딱 들었을 때 그런 기대가 생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하여간, 날씨도 더운데 가끔 시원한 탄산수라도 한 병 마시면서 들어보시라.

Posted in: 작품 감상, 잡감 Tagged: N/A, 솔루션스

용과 같이 8

2024년 2월 29일 by 이상한 모자

대망의 엔딩을 보았는데, 눈물이…

이 게임은 전반적으로 좀 엉망이다. 하려는 얘기는 알겠는데, 무슨 얘긴지 잘 모르겠다. 원전마피아 스토리는 용기있다. 대한민국이었으면 윤석열한테 혼나는 스토리… 근데 늘 그렇듯 스토리텔링에 문제가 있다. 잘 이해가 안 된다. 사실 이 시리즈는 원래 B급이다. 렌탈 비디오 같은 거다. 근데 제로와 리메이크작인 극, 극2의 흥행에 힘입어 7편서부터는 메이저를 지향한다고 봤는데, 8에서 다시 B급으로 뒷걸음질 친 느낌이다.

그럼에도 하려는 얘기를 알겠다는 건 이런 거다. 야쿠자도 그렇고 방사성폐기물도 그렇고 본질적으로는 체제의 부산물이다. 사실 어떤 면에서 핵발전소는 체제에 대한 완벽한 비유다. 핵발전소의 존재를 통해 문명은 비약적 발전을 이루고 사람들은 이게 지속가능한 닫힌 계인 것처럼 얘기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고 그런 설명은 폐기물과 그것을 처리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 등을 외면한 결과일 뿐이다. 그 ‘외면’이라는 행위가 체제의 일부이다. 외면이 없으면 체제는 유지되지 않는다.

야쿠자도 그런 존재였던 때가 있었는데, 어디나 그렇듯 공권력이 강화되고 체제가 변화하면서 이제는 그 역할이 실질적으로 사라졌다. 용과 같이 시리즈는 그 과도기에 등장한 게임이다. 주인공은 야쿠자가 아닌 신분이지만 게임은 결국 야쿠자 얘기고 키류횽님은 야쿠자 얘기의 주인공이다. 6편까지가 그랬다. 6편을 보라. 전형적인 야쿠자 얘기다.

그러나 이건 지속가능하지 않다. 언제까지 비현실적인 야쿠자 얘기를 할 것인가? 그래서 7편서부터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한 거다. 카스가녀석은 똑같이 야쿠자 출신이지만 좀 멀리서 보면 비주류가 모인 주인공 집단의 한 명에 불과하다. 비주류 모임의 다수는 일본, 중국, 한국계의 폭력단 출신이지만 캬바걸, 노숙자, 퇴직 경찰도 포함된다. 주인공 그룹이 이렇게 재정의되면 큰 줄기가 되는 스토리도 단순한 야쿠자 얘기가 아니라 사회적 비주류의 얘기로 확장될 가능성이 생긴다. 7편은 야쿠자 얘기가 전반적 비주류 얘기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 정도의 역할로 보였고 그걸 잘 해냈다고 생각됐다. 그러니 이제 8부터는 새로운 용과 같이 이야기를 하면 되는 거였다. 가령 앞의 그 ‘외면’의 대상이 되는 존재가 야쿠자 뿐은 아니잖나. 그런 존재들의 얘기를 잘 찝어내면 흥행과 의미 둘 다 잡을 수 있는 좋은 시리즈로 거듭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뚜껑을 열어보니, 물론 세세하게 얘기하면 확장된 얘기가 없진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7편의 취지를 다시 반복하는 듯한 느낌이다. 야쿠자 얘기를 못 끝낸 거지. 미련이 남은 거다. 그게 세계시장 때문이든 뭐든… (가령, 세계시장을 겨냥한다면 하면 야쿠자, 닌자, 사무라이 등 같은 소재를 빼고 갈 수 있겠는가.) 8편이 무슨 얘긴지 알겠는데, 무슨 얘긴지 모르겠는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이번에야 말로 야쿠자 얘기를 확실히 끝내기 위해 키류횽님이 야쿠자-예수로서 이 원죄를 (또다시!) 대속하셔야 할 처지가 되신 거고, 그래서 8편의 핵심은 하와이나 카스가타치가 아니고 바로 이 키류횽님의 대속에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그런데, 바로 그 점에 있어서 시리즈를 오래 붙들고 있었던 사람으로선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그러한 마음이랄까, 그렇다는 것이다… 나 같은 라이트 유저라면 2016년에 제로나 극을 한글화 된 버전으로 접하면서 이 시리즈를 본격적으로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만 따져도 8년차 아니겠나. 그런데 실제로 1편이 발매된 것은 2005년이었기 때문에 용과 같이 월드는 거의 20년 가까이 게임 속 존재해왔다고 말할 수 있다. 근데 이 게임은 어쌔신 크리드나 그런 시리즈처럼 공간을 막 옮겨 다니지 않는다. 결국은 돌고 돌아 카무로쵸고 나오던 사람들이 계속 나온다. 저 같은 사람들은 8년간 20년의 역사를 압축체험한 것인데, 어쨌든간에 이러나 저러나 20년의 역사다. 게임 속 기준으로 시간을 따진다면 어떨까? 제로의 시점이 1988년이니까 거의 40년…… 키류횽님 40년 인생과 카무로쵸의 역사를, 뭐 말은 안 되지만 하여간 체험해 온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키류횽님이 말년이 되어 돌아보면서 후일담을 확인해 나간다고 하면, 코끝이 찡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거다. 그리고 이것은 전에도 쓴 것처럼 게임이기 때문에 가능한 방식이다. 영화나 드라마였으면 후일담으로만 이렇게 긴 시간을 채울 수가 없지. 하다못해 식당 메뉴 대화지만… 라면 먹는데 그릇에 키류 카즈마라고 써있는 걸 보고 동명이인이라고 우기다가 옆에 다나카 신지라고 나오니까 바로 그 키류 카즈마는 내 이름 맞다고 하는 장면…(신지와의 추억인데… 부정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낙향해 두부를 팔다 카무로쵸로 돌아온… 더 늙어 버린 포케사화이타… 더 늙었는데도 여전히 맛이 가있는 마지마노아니키… 마지막에 더 수척해진 키류횽님… 엇갈리긴 했지만 문병하러 온 모자… 시리즈를 죽 해온 사람들이라면 역시 진정할 수 없는 장면 아니겠나. 그런 점에 있어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거였다 이 말이야 이거는.

아무튼 그런 생각을 했고… 근데 이놈들아 키류횽님 살려내라. 카시와기횽님도 살아있는데 키류횽님 그게 아니면 이제 그만 만들든지. 용과 같이 그만 만들어라. 그만 만들어! 이제 충분하잖아! 더 쓰고 싶은 얘기도 있지만 지금 시간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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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OTT로 본 것들

2024년 2월 16일 by 이상한 모자

밥 먹으면서 틀어 놓게 되는데…

가마쿠라도노의 13인은 과연 명작이었다. 박물관에 모셔야 한다. 역사적 사실과 맥락을 완전히 허물지는 않으면서, 그 안에서 최대한 흥미로운 얘기를 만들어 내고, 그러면서도 최신(?) 학설이나 소수설 등을 나름대로 반영하려는, 괜찮은 사극이다. 마지막 장면엔 나름대로 메시지가 있는데, 기성 세대가 나름대로 명분을 갖고 그럴만해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하는 건 알겠으나, 이제는 새로운 세대한테 맡기는 게 필요하고 그걸 필요하다면 극단적 방식으로라도(기성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해야 한다는 뭐 그런… 여기서 ‘기성세대가 명분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전후세대와 역사적 백래쉬를 대입하면 느낌이 좀 올 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

이걸 보고 나서 내친김에 어떡할래 이에야스로 달려볼까 했는데, 1화를 보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 꺼버렸다. 처음부터 MSG가 좀 과하다 싶은…

그 다음에 마찬가지로 오구리 슌이 나온 넷플릭스의 일본침몰을 봤는데, 이건 좀 그저 그랬다. 처음엔 약간 흥미로운 대목이 있었으나 뒤로 가면서 너무 교훈 위주로 가는 거 아닌가 했다. 물론 그런 교훈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서사가 현대화되면서 지구온난화 등이 부각되면서 더 그렇게 된 거 같은데 좀 아쉬웠다.

그 다음에 신문기자로 옮겨 갔는데, 보는 게 좀 힘들어서 일단은 멈췄다. 이건 아무래도 실화 기반인데다 아베 신조가 그렇게 된 상태인데 아키에를 떠올려야 하니… 최종적으로 그냥 묻히고 만 사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갈등이 되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신문에 많이 등장한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을 보게 되었는데… 가령 이런 글.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127290.html

내용이나 위아더월드 녹음 현장 영상 자체는 기존에도 알려진 내용이지만, 저렇게 묶어서 다큐멘터리로 보니 새롭고 뭉클한 감동이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역시 밥 딜런인데, 사회부적응자처럼 심통난 표정으로 서있는 게 너무나 공감이 되었다. 자기가 대단한 인물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실제 나 자신이 스스로를 볼 때는 그렇지 않고 초라한 사람인데, 그런데도 여기 있으려니 쫄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런 기분 아니었을까 하는데… 다큐멘터리에선 스티비 원더의 어드바이스를 받고 한 두 번 만에 솔로파트 녹음을 마친 걸로 나오지만, 인터넷에 공개돼있는 영상을 보면 상당히 여러번 시도한 걸로 돼있다. 역시 밥 딜런… 유튜브 영상 댓글이 재밌다. 밥 딜런이 머릿 속으로는 “why am i the world? why am i the children?” 하는 것 같다는…

그리고 인상적인 건 역시 신디 로퍼 여사인데, 익히 알려진 내면의 돌아이가 주체가 안 되는 그 상태이면서도 귀염미가 넘친다. 저는 그 자칭 락커라 신디 로퍼 하면 구니스? 그러면서 좀 피식 웃고 그랬는데, 이거 보고 다시 찾아서 노래를 듣고 하니까 느낌이 다르더라. 늙어서 그런가? 아무튼 신디 로퍼 여사를 존경하게 되었다. 근데 그래도 노래는 취향에 맞지 않는데, 그 와중에 딱 꽂히는 노래가 있다고 하면 역시 이거다.

https://youtu.be/LGV1xTgJf0Q?si=9ctXUuVPeoqMTNFA

Change of Heart인데, 향수를 자극하는 뭔가가 있다. 이런 게 여사님이 일본에서도 먹히는 비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영상의 여사님은 이 때도 50이 넘은 나이신데, 그래서 전성기의 미친 사람같은 그루브는 아닌데, 그래도 그 나이의 제스처는 확실히 아니다.

일본 사극으로 시작해서 신디 로퍼로 끝났는데, 일본적이네. 더 쓸게 없는 건 아니지만 밥 먹고 일하러 갈 준비해야 돼서 이만…

Posted in: 작품 감상, 잡감 Tagged: Change of heart, 가마쿠라도노의 13인, 밥 딜런, 신디 로퍼, 신문기자, 일본침몰,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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