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계가 무너졌다
며칠 전에 중궈니횽이 웬수같은 신문과 나눈 얘기를 보았다. 지성계가 무너졌다고 느낀다는 대목에서 생각이 많아졌다. 이성계 아니 지성계가… 그렇군요. 지성계가 뭘까? 교수니 지식인이니 하는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네 편 내 편 하면서 시시덕거리는 것? 어떤 권위의 문제도 있지만 안일함의 문제도 있다는 생각이다.
반-MB면 장땡이던 시절을 생각한다. 참여정부 때 서로 미워하던 사람들이 거악에 맞서기 위해 같은 편이 된 건 세상 이치가 그러하니 또 그러려니 한다. 그러나 누가 무슨 소리를 해도 보수 욕하는데 필요하면 안일하게 다 그렇다고 하고 뭐 그랬던 것도 사실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우리가 그 후과를 치르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그 시절에 오늘의 이 원인을 만들만한 일을 적극적으로 또 잘 한 사람 중 하나가 중궈니횽이다. 지성계라는 게 있다면, 그때 이미 지성계는 무너지게 돼있었어요.
아무튼 그래서 난 우리 편 입장은 이런 거니까 이렇게 주장해야 유리하고, 저쪽 편은 이런 주장일테니 이렇게 말해야 타격이 될 거라는 식의 판단을 일부러라도 안 한다. 어차피 뭐라고 말해도 ‘너는 누구 편이다’, ‘돈 때문이냐 아니면 명예냐’ 라고 한다. 사람들 정말 한심하다. 그럴거면 그냥 사건 자체에 대한 내 생각만 말하고 마는 게 마음이 편하다. 내 생각이 옳아서? 아니다. 사람이 하는 생각이란 다 어느 정도는 맞고 어느 정도는 틀렸고 그런 거다.
중궈니횽은 그나마 자기들이 열심히 해서 최교수님이니 홍선생님이니 하는 분들이 나서고 있다 라고 말했는데… 여보세요, 님들이 그러기 훨씬 전부터 투덜대던 분들인데… 심지어 나 같은 조무래기도 조 장관님 임명 강행은 안 된다고 썼거든?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것도 지성계들의 특징인데, 이런 건 참 안 변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