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와 책에 대해 다뤄준 시사인에 감사

시사인이라는 잡지와 인터뷰를 했다.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7169

인물에 대해 다루는 코너여서 책 얘기 반, 평론가 인생 얘기 반 했는데 내 생각에 더 좋은 얘기도 많이 했지만 제한된 지면에다가 다 쓸 순 없는 거니까… 아무튼 제가 어디 잡지나 일간지에 글을 쓸 수 있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아예 이렇게 사람으로 등장을 하게 되어 너무나 감동이고, 이것은 대를 이어 감사드리겠다.

평론가 얘기 나왔으니까. 오늘도 저녁때 갑자기 불려가서 코로나 평론가로 활약을 하고 왔다. 밥도 못 먹고. 코로나 평론도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솔직히 전공분야는 아니다. 그게 문제다. 예를 들어 내가 심리학 전공인데 자꾸 경제학 얘길 시키는 꼴이 아닌가. 근데 심지어 이번에는 의사선생님도 없는 거였다. 기분이 이상했다.

그니까 일전에도 썼듯이, 이런 겁니다. 정권도 바뀌었고 선거도 끝나고 했으니 여당 야당 둘을 붙여 대담 형식으로 할 것이다… 그러니 어느 편인지 애매한 당신은 앞으로 코로나랑 사건사고를 하시오… 근데 원래도 여당 평론가 야당 평론가가 있잖아. 그 사람들은 정치 얘기를 계속 하고 있어. 여야 평론가들 붙이기도 하고 여당 평론가 대 야당 전직 의원, 아니면 여당 교수 대 야당 평론가… 웃긴다니깐.

근데 더 서글픈 게 뭐냐면, 여기서 똑같은 신세가 된 게 우리 한겨레에서 예언해줌 함께 하는 김수민 평론가이다. 그런데 이 분은 회사에서 코로나 평론가 하시요 하니까 늑대 새끼가 어떻게 개 밑으루 들어갑니까 라면서 제안을 뻥 차버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기가 필요한 거였다! 난 비굴하게… 먹고 살아야 되니까… 저 코로나 평론가라도 시켜주시면 하겠습니다 덥썩… 뻥이고 김수민 평론가님은 그 시간에 다른 회사 좋은 프로그램 하셔서 안 하신다고 했대.

어쨌거나 저쨌거나. 내가 어디서 짤렸다고 징징대는 게 아니고, 뭐 솔직히 그런 것도 있겠지. 근데 꼭 그런 게 아니고, 내가 뭐가 두렵겠냐. 1.13% 시대도 다 견뎠어요. 상관없는데, 애초에 평론가라는 게 뭐냐라는 거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거예요.

방송국이 생각하는대로 하면 그냥 방송인이지 별거 아니야. 저 평론가가 저렇게 말했다더라, 이런 주장 했다더라… 그건 각자 알아서 평하는 거고 방송국은 그런 거 웬만하면 관심없어. 예를 들면, 평론가연 하시는 분들 중에 이런 분도 있어. 한 5분 동안 100마디 했거든? 근데 돌이켜보면 뭔 말을 한 건지 기억이 하나도 안나. 차카게 살자 같은 얘기 계속 하는 거지. 근데 이런 분들이 BEST야. 왜? 논란될 일 없으면서 시간은 다 때우거든. TV 방송국에 필요한 건 그거 딱 하나야.

뭐 진짜 어떤 내용이 필요하면 더 전문가이신 분 인터뷰 하면 되고, 아니면 기자가 취재한 거 리포트를 틀면 되지 뭔 평론가 대담을 하냐. 기자는 바쁘거나 집에 가고 없고 전문가를 맨날 부르기도 뭐 할 때 평론가로 막 메꾸는 거지. 얼마나 웃기냐. 사람들도 그걸 다 아니까 막 무시해요. 평론가가 뭐 떠들면 ‘우리편 치어리더’ 역할 하지 않는 이상 코웃음 친다니까. 무슨 고정 출연 하는 거… 코로나 격리 한 주 쉬고 가보니까 아무 연락도 없었는데 큐시트에 내 이름이 없어진 프로그램도 있다.

그런데, 우리가 그런 거 맞춰주는 걸로만 살지는 않겠다 이거예요. 무시하고 욕하고 함부로 규정하고… 뭐 다 하세요. 하시라고. 우리도 뭔가 하여간 사명이 있어야 되고, 있다. 그래서 네가 뭐 중립적이고 공평하고 뭐 그렇다는 거냐? 아니지. 중립적인거 하고는 다른 거지. 질문에 맞는 답을 내 머리로 생각해서 낼려고 하는 게 중요한 거지. 그 머리를 안 쓰는 평론가들이 있다니까. 그냥 ‘우리편 논리’ 막 벼락치기 공부해갖고 그냥 얘기하는 사람들. 물론 그 머리를 쓴 결과가 편향적일 수 있어요. 근데 그거는 논조라는 거야. 언론이 논조가 있잖아. 그거는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있어. 근데 그 평가란 게 너 돈 먹었냐 윤석열한테 줄섰냐 이딴 소리만 돼서는 안 된다고.

책도 썼잖아! 책 한 권 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어. 솔직히 말해서 어? 물론 좋은 말씀 주신 분 많지만 검색해보니까 어떤 분이 이 책은 문재인 비판만 읽을만 하고 나머지는 별로다… 다른 나라 얘기는 안 하느니만 못했다… 이렇게 써놨더라고. 이 분은 아예 이 책의 주제가 뭔지를 알고 싶은 마음이 처음부터 없는 거지. 아주 처음부터 얕잡아 보는거야. 평론가? 뭐 또 정권 나팔수 같은 얘기 썼겠지? 아니면 문재인 욕하기 경연대회 같은 거겠지? 뭐 이렇게 보니까 이런 반응인 거 아닙니까.

하여간, 이런 얘기들 시사인 기자님한테 했다 이런 얘기였다. 지쳐서 그만 쓰기로 하고…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