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우리집의 나

수요일 일과를 마치고 늦게 집에 왔다. 식사를 제대로 못했는데 소화불량은 회복된 것 같아서 돼지고기를 먹기로 했다. 사놓은 고기가 상할까봐 빨리 처리해야 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수육용으로 잘린 돼지고기를 소금과 후추 말린 풀조각 등과 함께 오븐에 굽고 썰어서 먹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시간을 좀 보내다가 잠들었다. 오전 10시에 깼는데 도저히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다시 잠들었다. 자다 깨다 하다보니 오후 3시가 됐다. 가까스로 일어나서 방송 준비와 글쓰기 강좌 준비를 하고 하루를 시작하였다.

커피 마시고 녹음하고 다시 커피 마시면서 아까도 썼지만 머핀… 2월의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과제를 성실히 제출하신 분께 선물을 증정하였다. 부상 중 하나는 세기의 명저 냉소사회였다 ……….. 그리고 나서 귀가하면서 집 앞 마트에서 딸기와 방울토마토를 샀다. 이 가게에서 한 번도 싱싱한 뭘 산 기억이 없다. 풋고추를 샀는데 반쯤은 빨갛게 익어있는 경우도 있었다. 방울토마토도 꼭지가 다 말라있다. 뭐 빨리 먹어치우면 되지 않는가 하는 생각으로 샀다.

집에 와서 남은 돼지고기를 처리하고 다 떨어진 야채를 주문하고… 야채를 주문할 때 자꾸 배송료 면제의 함정에 빠져서 이것 저것 더 주문하게 된다. 다음부턴 그냥 배송료를 낼까 한다. 아무튼 먹고 팟캐스트 편집, 그리고 딴 짓… 요새는 하루 하루 시간이 가는 걸 느낄 수가 없다. 무슨 요일인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이제 내일 오전 방송 준비를 해야 하는데 너무 집중이 되지 않아서 여기다가 뭐라도 적어보자는 마음인 것이다. 쓸데없는 생각만 하게 되고…

오늘 보니까 우리 봉감독이 문비어천가를 불렀던데 좀 웃겼다. 지난 번에 운동권 아저씨들 만났을 때 누구도 청와대에 있고 또 누구도 청와대 갔고 이런 얘기가 나왔던 게 기억났다. 마침 봉감독도 청와대 가서 같은 대학 또는 운동권 출신 행정관을 만난 모양이다. NL ND PD 골고루들… 뭔 조금만 연락 돌려보면 다 한 자리씩 하고 있어… 명문대 운동권 출신들이 자기들끼리 청와대 입성도 하고 아카데미상도 받고 물핥빨 뭐 아주 버라이어티하다.

아무튼 봉감독이 문비어천가로 표현했듯… 난 문통이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적 자질이 없을 뿐이다. 당연하지 않나? 정치를 할 생각이 없던 사람인데… 그런 생각이 없었으니까 부산 사람 말고는 사실 과거 무슨 운동권 인맥이랄 것도 없고… 그러면 다른 사람이 그걸 커버해줘야 하는데, 참모복도 없다. 그런 점에서 인맥이 화려한 명문대 출신들이 문통이 뭐 어쨌다느니 할 때마다 좀 기분이 그렇다. 뭐 왜? 뭐? 내가 이 정부 <<<비판>>> 나름대로는 열심히 했잖아. 냅~ 두~ 세~ 요~

뭘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 아까 한참 바쁘고 정신없을 때는 잡념이 없어서 좋았는데. 이제 다시 바빠지기 위해 그럼 이만~!

보스 기질

어제는 점심 때 일어나 바로 약속 장소로 갔다. 운동권들이 왜 모이는지 모르는 그런 모임에 간 것인데, 표 계산들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비례대표인지 뭔지… 뭐 40명씩 나왔는데 그 중에 현실적으로 누가 당선권에 들어가냐 이런 건데… 나는 뭐 별로 관계가 없기 때문에 그들이 하는 대화의 태반을 잘 알아듣지 못해 그냥 앉아만 있었다.

나에게 있어서 관심사는 눈 앞에 놓인 생선회였는데, 과연 이걸 먹고 괜찮을 것인가. 속이 안 좋은데.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하지만 좋아하는 음식이 눈 앞에 있다면 과연… 몇 점을 집어 먹었다. 초밥이라고 나온 것도 한 개 먹었다. 뭔 무침 같은 것도 몇 젓가락 집어 먹고. 매운탕도 국물 몇 숟갈 떠 먹었다. ‘몇 점’, ‘몇 젓가락’, ‘몇 숟갈’ 다 글자 그대로 ‘몇’이다. 괜찮은지 아닌지 애매한 것 같아 밥은 먹지 않았다.

아무튼 이 자리에 함께 한 정 편집장님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유튜브 콘텐츠에 최근 김 선생님이 출연한 걸 지나가듯 보았기에 어떻게 섭외했느냐 물었다. 별 답은 안 했는데, 역시 사람은 생긴대로 해야지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시키는 일을 해야 되는 팔자인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보스 기질에 끌린다. 그래서 보스 기질이 중요하다. 보스 기질이란 거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자기 사람 챙기면서 나만 믿어! 이런 건데 이걸 계산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원래 그런 속성을 말하는 거 아닌가 한다.

우리 윤 총장님 보스 기질 있다 그러는데 마찬가지다. 밑에 검사들이 총장님 이거 해야 됩니다… 이거 아주 나쁜 놈입니다 그러면… 그거 확실해? 아유 확실하죠… 알았어 그럼 내가 책임질테니까 해… 이런 스타일이란 거거든. 이게 자신의 이해득실 이런 것과는 관계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따르게 되는 것이다.

보스들의 단점은 남의 밑에 있으면 꼭 사고를 친다는 거다. 검사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요즘 유승민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나 불출마 할테니 통합하자 한 거는 내가 그만 개길테니 우리 애들 좀 살려주시오 한 거랑 똑같은 거였다. 해피핑크당 출범할 때 안 나타났다고 불만을 드러냈니 어쨌니들 썼는데, 난 그렇다기 보다도 괜히 나타나서 안 좋은 그림 만들기 싫었다고 보는 쪽이다. 지난 주였는지 월요일이었는지 라디오에서도 그렇게 얘기했다. 실제 정병국 등이 들고 일어났는데, 그 자리에 유승민 있었다고 생각해봐. 친박이니 태극기니들이 어떻게 했겠어. 내가 유승민이어도 안 간다. 기왕 통합을 하기로 했는데… 이제와서 되돌릴 것도 아니고 들이받을 것도 아닌데…

이혜훈 문자라는 것도 그런 거다. 유승민이 김형오를 공격한 듯이들 썼지만 그거는 이혜훈을 달래는 내용에 가깝다. 내가 살려달라고 김형오한테 했으니까 너무 불안해하지 마라… 김형오 그 양반 참 이상하네… 걱정하지 말구 알었지? 이렇게 보낸 거다. 그리고 김형오한테는 제발 살려주십시오… 문자 공개되니까 전화해서 또 형님 아시잖아요 우리 식구들 좀 살려 주십시오… 보스가 불출마 하고 이렇게 식구들 구하려고 눈물 콧물 짜는 모습이 있어야 또 충성심들이 발동하는 것이다.

아무튼 보스들은 남의 밑에 있어면 뻗대서 이렇게 된다는 얘길 하려던 건데. 윤 총장이든 유승민이든 우리가 뭐를 해야 된다라는 게 있으니까 보스도 될 수 있는 거거든. 윤 총장은 검사는 어때야 된다 이게 있는 거고, 유승민도 보수는 뭐를 해야 된다 이게 있는 거지. 버니 샌더스도 그런 거 있지. 사회주의자 어쩌고 하지만 경선지니까 쿨하게 힐러리 지지해주고. 폴 크루그먼이 글 썼던데. 버니 샌더스는 사회주의자가 아니니 민주당 지지자들이여 안심하자 라고… 세상 오래 살고 볼 일…

아무튼 뭐를 해야 된다 라는 거가 있어야 된다고… 우리도 그게 있긴 있지. 근데 그걸 시작할 수조차 없는 늪에 빠져 갖고… 우울하기만 하고… 가끔 뭘 하자고는 해요. 근데 그게 결국 무슨 또 선거야. 선거를 계기로 뭐를 어쩌구 한다구. 그거 한 두 번 해보는 것도 아니고 나름 효과도 있지. 근데 끝이 좋았던 적도 별로 없고.

더 하고 싶지만 일하러 가야… 2월의 마지막 글쓰기 수업. 이 스타벅스는 왜 모든 음식류가 없어졌니. 머핀 하나 남아있어서 결국 당류 폭탄 음식을 먹고야 말았다. 이게 뭐냐!

너무 힘들어

오후에 나가기 전에 생선을 구워먹었다. 그 때부터 이상하게 속이 좋지 않았다. 트림이 많이 나오고… 근데 가끔 그럴 때도 있으니까 그러려니 했다. 방송을 마치고 고생하시는 피디님들과 식사를 했는데, 맨날 얻어먹기만 해서 이번에는 사야지 했으나 어리버리하는 동안 계산이 끝나버렸다.

그리고 나서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데 집에 가까워질수록 몸이 힘들어지는 거였다. 집에 도착해서는 배가 터질 것 같고 트림의 제왕이 되었다.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그런가… 무슨 원인인지는 모르나 소화불량인데, 누워서 망상을 하다가 잠이 들어버렸다. 잠이 들 때에는 뇌의 전원이 서서히 나가기 때문인지 항상 뭔가 망상이 시작된다. 그런 망상이 진행되면 아 내가 잠이 들고 있구나 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서 5시 넘어 깨버렸다. 더 자려고 했지만 쓸데없는 생각들 때문에 잘 수 없었다. 자고 일어나니 속이 불편한 것은 좀 나아졌지만 완전히 깨끗해지진 않았다. 탄산수를 마시며 기분을 전환하고 있다. 탄산수 마셨으니까 또 트림하겠지.

슬슬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유튜브 언론인이 뭐라고 했던데, 그 동네 내부 여론이 어떤지를 보여 준다. 남의 글 가지고 뭐라고 한 건 그렇다 치고, 고발한 것도 잘못됐고 김 변호사도 그래선 안 된다는 얘긴데 이게 주류의 위기감일 것이다.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직접 언급한 것도 마찬가지다. 봉도사가 짤린 것에서 보듯 선거 논리 앞에 극성 지지층 일부가 게토화되고 있다. 뒤집어 말하면 이 정치세력의 정체는 주류 정치 논리에 경도된 기성 엘리트와 나꼼수 등 정파화 된 언더독이라는 양대 축이 전부인 것이다. 자기들끼리 전자는 현실 후자는 이상을 마치 대표하는 듯 말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오직 각자도생 논리라는 공통분모로 이 관계는 유지된다. 잘 먹고 잘 사시라!

이렇게 모든 개혁에 대한 요구가 각자도생으로 귀결될 때, 개혁을 바라는 모든 이들이 개혁을 냉소하고 살아남는 것에나 신경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을 때, 다시 대의를 세우고 그걸로 사람들을 설득할 책임은 누구에게 있니? 스스로의 존재를 역사적으로 사고하자. 포스트-트루스는 단지 거짓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실종된 대의를 재현하고자 하는 대중의 도착적 몸부림이다. 지금 분명히 도착적이라고 했음 내가… 이런 도착적 움직임에 그저 편승할 게 아니라 직면을 목적으로 한 라포를 형성해야 할 주체는 누구인가? 정치라는 것이 그런 거요. 너희는 잘못됐어, 너희는 때찌, 혼나볼래 이렇게만 하는 게 아니고(그러니까 그게 자기 역할인 주체도 있음. 가령 중거니횽…) 직면의 조건과 기회를 만들어줘야 하는 것임.

그 정치를 안 하고 헬렐레 있다가 이게 도대체 뭐하는 겁니까. 비례당 욕하고 셀프제명 욕하지만 우리도 때가 되면 다 하게 돼있어요. 셀프제명의 추억이 있지 우리가… 내로남불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라 본질을 얘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개혁에 대해 말하는 신교수님 글을 보자. 이거 옛날에 디스팩트 이런데서(김현대 사장님 디스팩트 다시 안 살려주나요??) 저 같은 장삼이사들도 다 하던 얘깁니다. 당연한 얘기 누가 못하냐 할 수도 있지만, 그런 말을 하면서 외면을 하잖아 계속…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28732.html

며칠 전에 방송국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여러 테스트를 해보자고 해서 최 모 작가라는 분과 뭐라고 떠들고 녹음을 한 일이 있었다. 주제는 기생충이었는데 이런 얘기였다. 첫째, 기생충은 대중이 처한 몰계급적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이건 옛날에 평을 썼으니까 리바이벌 안 함). 둘째, 아카데미 시상식은 자신들에 대한 ‘개혁’ 요구를 수용하는 척 하기 위해 상을 줬다. 셋째, 이럴 수 있었다는 건 기생충이 서구인들에게 있어선 그만큼 안전한 결론이었다는 얘기다. 이민자가 집 주인이 되는 나이브스 아웃은 하나도 못 받았잖음(상을 꼭 받아야 하는 영화라기 보단 비유적인 얘기였음).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란 봉감독의 말이 이걸 보여준다. 불편한 진실을 타자화 할 수 있도록 해준 거다. 이에 대해선 천교수님의 글에도 단서가 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2182039015&code=990308

이 글이 그런 주장이라는 게 아니고, 뭔 글만 공유하면 이따위 글을 추천하느냐고 하는데(아니겠지… 이제 이런 피해의식은 버리기로 했는데… 잘 안 되지…), 그냥 읽고 건질 거만 건지시요.

자다 말고 여기다가 이렇게 횡설수설 쓰는 것도 너무 답답해서 그런 거 아니겠어? 공사가 다 망하여… 노래나 듣자. 더 잘 수 있을까? 안경을 쓰고는 오른쪽 눈이 거의 보이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