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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Author: 이상한 모자

간신들에게 휘둘리면 진다

2021년 12월 27일 by 이상한 모자

석열왕이니까 왕조의 수준으로 말해본다. 석열왕의 문제는 간신과 충신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물론 간신이라고 순도 100%의 악인이 아니고 충신이라고 지사적 세계관으로만 일관하는 인물일 수도 없다. 간신도 자신의 정의가 있고 충신도 자기 정치를 한다. 간신과 충신을 가르는 기준은 목표가 뭐냐는 것이다. 왕의 마음에 들어 그저 출세나 좀 해보고자 오버하며 오히려 왕에 해를 입히는 자는 간신이다. 반면 충신은 다소간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뭔가를 해보자고 하는 자이다.

지난 주에 이준석이 기자회견을 예고했을 때 한겨레 방송에서 그랬다. 울산합의 같은 건 두 번은 못 쓰는 수다… 이번에 칼 빼면 칼집에 못 넣는다… 무슨 얘기냐면, 이건 그 전에도 한 얘긴데 칼을 함부로 뽑지 말 것이며, 뽑았다면 파국을 감수하는 큰 싸움을 해야 한다는 거였다. 하여간 이준석은 큰 싸움도 해보려는 것 같은데 다들 작은 싸움 취급해서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다.

일요일 라디오 방송에 누가 펑크낸 걸 때우러 나갔는데, 거기서 얘기했다. 이준석은 이과 출신 프로그래머 아니냐. 순서도 같은 거다. 전제 조건이 해소가 안 되면 계속 똑같이 할 거다. 전제조건을 해결해주지 않으면서 이준석은 왜 그러냐 운운 해봐야 소용없다. 이준석이 저러고 있어도 마지막 선은 안 넘으려고 하는데 그게 후보를 직접 거론하는 거다. 근데 이것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금을 밟기 시작했고… 오늘 석열왕이 하는 걸 보니 레드라인 넘을 것 같다.

거니여제 사과에 대해서 팬픽정치 하시는 분들이 상대의 조롱을 이겨내고 꿋꿋히…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어쩌구 하는데, 이거는 팬픽이니까 그렇다 치자. 내부에서 김건희 사과에 대해 찬반이 분분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다. 김건희 사과는 하지 말자고 주장한 자들의 의도는 뭘까? 선거를 잘해보자? 아니지. 석열왕이 원하는 얘기 대신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는 거지. 그런 자들이 계속 존재하는 이유는 뭔가? 그게 석열왕의 리더십인 게 아닌가?

거니여제 사과문도 봐라. 오늘 어느 라디오 진행자는 그거 본인이 직접 썼느냐고 질문했던데, 본인이 직접 쓰는 바람에 이 모양 이꼴인 거 아니냐. 본인 손으로 쓰더라도 컨셉을 잡고 조언을 받고 해서 최선의 결과를 내놔야 되는 거지… 일기장에 일기 적듯 해갖고 뭔 소용이냐.

석열왕이 어떻게 했을 거 같아? 처음에는 거니여제가 사과한다던데요 물으니 난 금시초문인데? 했거든? 그 태도가 뭐겠어? 여러분이 자꾸 얘기하니까 뭐 알겠습니다. 거니한테 사과해야 한다고 얘기할게요. 다만 사과를 결단하는 것은 전적으로 거니 몫입니다. 거니에게 시간을 주세요. 내용에도 간섭하지 마세요. 전적으로 맡겨주세요. 앞으로 사과를 하니 마니 어떻게 하니 더 이상 왈가왈부 하는 사람은… (칼을 번쩍 들어 테이블을 두 동강 낸 후) 앞으로 이 탁자처럼 될 것이외다!

앞에 얘기했지. 석열왕이 이준석보다 위라고 한다면 슬슬 달래가면서 구슬러야지. 여기서 달랜다는 거는 무슨 2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이런 입방정이 아니고, 이준석이 문제라고 하는 걸 그 얘길 존중해서 그러면 이제부터 개선을 함 해보자고 하는 그런 취지의 액션을 해야 된다는 거다. 김재원 김태흠 막 나와갖고 더 이상 네 땡깡 받아줄 시간이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석열왕도 비슷한 얘기 하고… 이러면 이준석-순서도는 다음 단계로 안 넘어가고 또 뱅뱅 도는 거야.

그러니까 내 말이 뭐냐면… 진씨 신씨 권씨 금씨 등등 할 거면 제대로 충신 노릇을 하시오 좀! 팬픽정치에 기대갖고 윤석열 만세 부르며 넌 뭔데 우리 석열왕 가시는 길에 훼방꾼 노릇을 하느냐 그런 소리 그만하고…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김건희, 윤석열, 이준석

이준석의 배트맨 비유에 대해

2021년 12월 26일 by 이상한 모자

이거 또 못 알아먹고 조전장관님 등등 지멋대로 얘기하는데, 다들 이준석의 지론에는 관심이 없고 쟤는 왜 어그로를 자꾸 끌까 이 생각만 하니까 이 염병 하게 된다.

고담시 경찰이 무능하고 부패해서 악당을 못 잡고 오히려 악당들에게 호구를 잡히는데, 뜻있는 짐 고든 등이 나서서 허공에다가 불을 켜갖고 배트맨을 불러서 간신히 악당들을 때려잡고 또 부패한 경찰들 솎아내고 해서 고담시 치안을 바로잡는다 이런 얘기 아니냐. 그니까 이준석은 윤석열이 와서 무능 부패의 국힘을 개선해갖고 정권교체를 해야 되는데, 오히려 윤석열이 무능부패 경찰의 우두머리가 되면 어떻게 하느냐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 거다. 윤석열이 사형집행인이 됐다 이게 아니고…

배트맨 마니아로서 한 마디 덧붙이면.

첫째, 배트맨은 윤석열이 주장하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아니고 오히려 법치주의의 한계를 뛰어넘는 독재적 권력을 활용해 치안을 바로잡는다.

둘째, 조커는 한계선을 넘는 배트맨이 등장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응하기 위해 등장한 빌런이다.

윤석열이 비정상을 바로잡는 정상화를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비정상을 자처하는 배트맨이라면 그걸 뛰어넘는 더 엄청난 비정상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거고… 이재명이 조커라면 윤석열 이전에 이미 우리는 배트맨의 등장을 용인한 것이 되는 거고… 이렇게 보든 저렇게 보든 안 맞는 비유이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이 안 맞는 비유 자체가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 그 자체를 드러낸다.

여기서 교양 시간… 김민하 평론가의 영화 조커에 대한 감상평을 참조하시오.

https://www.newsmin.co.kr/news/42677/

그냥 또 하면 안 보니까 핵심만 인용…

이런 점에서 영화 ‘조커’는 대중투쟁을 결코 호의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거리로 뛰쳐나온 광대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에 항의하고 있으며 무엇을 요구하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 그렇다. 주인공의 살인이 기득권에 대한 복수로 받아들여지는 맥락도 알 수 없다. 영화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웨인 일가 앞을 지나는 시위대의 피켓에는 ‘RESIST(저항하다)’라는 문구가 거꾸로 적혀있다.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영화 제목과 주인공이 ‘조커’이므로 배트맨이 나설 수밖에 없다. 시위대에 총격을 당해 쓰러진 웨인 부부의 사이에 어린 브루스 웨인의 실루엣이 비치는 장면은 이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미래의 배트맨이 어떤 의미의 활동을 하게 될지를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트맨 서사에서 ‘조커’라는 악당은 대개 배트맨의 활동으로 만들어 진다. 뭔가 좋은 의지를 갖고 문제를 해결하려다 오히려 악을 키우게 된다는 클리셰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영화에 등장하는 조커의 “You complete me(니가 날 완성시켜)”라는 대사는 이 점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팀 버튼의 배트맨 영화에선 조커가 되기 전의 잭 네이피어가 웨인 부부를 살해한 것으로 나오는데, 그가 조커가 됐다는 사실을 배트맨이 알게 되는 것은 영화의 중반부를 넘어간 시점이다. 즉, 여기서도 배트맨의 자경단 활동은 범죄자로부터 부모가 살해당했기 때문에 시작되는 것이지 조커의 현실적 위협이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면 영화 ‘조커’에서는 명확하게 조커라는 사회적 문제가 배트맨 활동의 원인이 될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배트맨은 무엇을 해야 할까? 팀 버튼 영화에서 배트맨은 악질 범죄자를 추적하는 탐정에 불과하다. ‘배트맨 리턴즈’에서 사건의 진정한 원인인 자본가에게 복수를 하는 주체가 체제에 무관심한 배트맨이 아닌, 체제의 직접적 피해자인 캣우먼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에서 배트맨은 초법적 수단을 동원해 도시를 통치하는 권력자이다. 앞서 언급했듯 영화 ‘조커’의 광대들은 이제 사회적 문제이다. 때문에 ‘조커’의 배트맨은 후자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서사는 포퓰리즘에 대한 대안으로 엘리트주의의 통치를 요구하고, 다시 엘리트주의의 부패와 사익추구를 해결하기 위해 포퓰리즘을 호출하는 현실 정치의 기만성을 확인하게 한다. 배트맨이 조커를 만들고, 다시 조커가 배트맨을 만드는 일의 연속이 되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따라서 대안적 정치를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영화 ‘조커’가 바라보는 곳은 이 방향이 아니다. ‘조커’가 보여주는 것은 오히려 배트맨이라는 초법적 권력의 불가피성 같다. ‘Zorro, The Gay Blade’라는 장난 같은 얘기는 그만하고 엘리트 권력의 민낯을 드러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탈출구 없는 미국 정치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라는 이단아적 권력자의 맞수로 민주당이 고려하는 인물이 조 바이든에서 엘리자베스 워런으로 요동치는 현상이 보여주는 것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것은 남의 일이 아니다. ‘조커’가 국내에서도 흥행을 거두는 이유 중 하나도 이게 아닐까 한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배트맨, 윤석열, 이재명, 이준석, 조커

60년대의 윤석열 대 이재명 같은 것

2021년 12월 24일 by 이상한 모자

목요일 밤에 존경하는 김수민 평론가님과 심야방송에 출연을 하는데, 돌아올 떄에는 항상 김수민 평론가님의 매니저님이 모는 고급차를 얻어 타곤 한다.

오늘은 선거 얘기를 하며 또 신세한탄을 하였는데, 어쩌다 보니 박정희와 윤보선이 붙었던 1963년 대선 얘기를 하게 되었다. 그 때의 구도도 지금 못지 않게 황당했다는 취지…

이 얘기는 최근 출간을 준비 중인 책에도 일부 적어 놓았는데, 그 대목을 잠시 옮기면 이런 얘기다.

5.16 군사 쿠데타의 발발은 경제부흥을 모색하기 위해 지식인으로서 정권에 참여해 직접 역할을 맡았던 장준하 등의 시도를 무위로 되돌렸다. 그럼에도 <사상계> 그룹은 애초 5.16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민주주의의 이념에 비추어 볼 때는 불행한 일이요, 안타까운 일”이나 “4.19혁명의 과업을 새로운 혁명세력이 수행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5.16 군사혁명의 적극적 의미를 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즉, 이들은 5.16과 군사정부가 4.19혁명 이후의 혼란을 다잡고 국민을 근대적 주체를 거듭나게 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으리라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군사정부의 민정이양 약속 이행이 의심스럽고 <사상계>를 탄압했다는 점에서 곧 실망했고, 박정희가 1963년 대통령 선거에 직접 출마하면서 ‘사상논쟁’이 시작되자 유보적 태도로 돌아섰다.

이 당시의 박정희는 4.19 직후 혼란 극복을 주장하며 ‘민족적 민주주의’를 내걸었다. 이 구도로 보면 서구에서 이식된 민주주의의 무비판적 수용은 ‘비민족적’인 것이다. 4.19 직후의 혼란은 이 결과였다. 반면 경쟁자였던 윤보선은 박정희의 남로당 경력 의혹을 제기하면서 오히려 ‘민족적 민주주의’를 비민주주의, 즉 ‘공산주의’로 규정했다. 이런 논쟁 구도 속에선 공산주의에 반대하면서 동시에 4.19 직후 혼란을 극복 대상으로 보던 <사상계> 그룹은 누구를 지지할지에 대하여 의견 일치를 볼 수 없었다. 그리하여 이들은 이때까지도 박정희 정권에 대한 어정쩡한 태도를 유지하였다.

이게 지금 꼭 뭐 같지 않냐? 다시 보고 나니까 힘이 빠져서… 그냥 이만 줄입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박정희, 사상계, 윤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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