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은 또 고이즈미 대 이시바 구도를 강조하는 신문이 많았다. 이런 논리일 거다. 1) 이번 선거는 파벌이 힘을 쓰지 못한다. 2) 여론조사 1, 2등은 고이즈미랑 이시바이다. 자민당 지지층으로 좁혀봐도 그렇다. 3) 따라서 1, 2등 그대로 결과 나오면 고이즈미랑 이시바가 결선 간다.
그런데 이건 지금 한참 출마 선언하고 이런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선거 구도가 끝까지 어떻게 흘러갈지는 지켜봐야 한다. 당장 고이즈미 대 이시바 결선 구도면 도저히 안 되지 않는가 하는 이유로 구 아베파 움직임이 심상찮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다. 오늘 한국의 언론들이 좀 썼는데… 아래 기사.
옛 아베파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고이즈미 전 장관과 이시바 전 간사장이 결선 투표에 올라가는 시나리오다. 누가 되든 차기 총재는 ‘온건 보수’ 인사이고, 이 경우 옛 아베파 지지 세력인 극우 성향 당원들은 등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난해 자민당 당원이 3% 감소했다”며 “기시다 총리가 작년 6월 성적 소수자 이해 증진법을 추진해 강성 보수층이 탈당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강성 보수 성향인 한 중진 의원은 마이니치에 “(강성) 보수표가 분산되면 다카이치·고바야시 모두 결선 투표에 못 오를 수 있다. 한 후보라도 살아남게 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둘 중 하나를 주저 앉히자는 건데…. 그래도 다카이치 사나에를 미느냐, 식구는 아니지만 이미지가 괜찮은 고바야시 다카유키를 미느냐 이 문제인가? 그런데 그렇잖아도 구심이 없어서…. 의견정리가 될지 모르겠다.
파벌 구심이 약화됐다고 해도, 아소 다로와 스가 요시히데 두 사람은 건재한 것이어서 결과적으론 두 사람의 대리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여전하다. 스가 요시히데는 고이즈미로 정리한 분위기니까, 아소 다로가 판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그리고 여기엔 당연히 기시다 후미오의 의향도 얼마간은 반영이 될 거다) 결선 진출자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거다.
그래서, 우리가 숱한 선거의 상식으로 봤을 때 선거 구도는 주류 대 비주류, 파벌 대 무파벌 뭐 이렇게 되는 게 가장 가능성이 높지 않나 한다. 일단 1차 투표는 비주류가 고이즈미로 몰아주는 구도를 아슬아슬하게 방치한 다음, 결선에서 주류 선호 후보 중 결선에 진출한 후보에게 아소-기시다-모테기파의 남아있는 조직력을 동원해 몰아주는 방식으로 판을 짜겠지.
근데 주류가 어떤 판을 만들든, 고이즈미 신지로는 총재가 되든 안 되든 남는 장사를 하는 거라고 볼 수 있다. 정치 입문 15년 만에 이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주류 플레이어가 된 셈인데, 어떤 면에서 YKK 연합 구성까지 20년 가까이 걸린 자기 아버지를 능가하는 면도 있다고 볼 수 있다. 특유의 극장정치 스타일도 물려받는 것인지…. 재미있는 얘기다. 고이즈미 신지로가 한반도 문제 등엔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걱정하는 기사인지 칼럼인지도 본 것 같다. 기시다와의 반 잔의 술에 올인한 윤손뇨루 다이토료도 비슷한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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