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보다 보니까 웃기는 말이 너무 많다. 가계동향조사 표본 문제는 1분기 때도 언급됐는데 처음에는 다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표본 구성 때문 아니냐 이런 지적이 많아지면서 급기야 어느 신문이 단독이라고 또 그 얘길 썼다. 처음부터 나왔던 얘긴데!
하여간 기존 통계보다 저소득층과 노령층이 과다하게 추가돼서 1분위 소득이 시원찮게 나왔다는 거다. 그러나 당연히 그럴 수가 있다. 오히려 표본 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가중치나 이런 저런 통계적 처리를 뭘 기준으로 어떻게 할 거냐가 문제인 것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표본 구성의 변화라는 게 단지 특정 소득분위에 해당하는 표본이 많아졌다는 얘기면 부실한 비판이라고 본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표본구성이 바뀐 가장 큰 이유는 2017년 조사의 표본추출이 2010년 인구총조사 기반이었다면 2018년은 2015년 인구총조사 기반이라는 점인데, 이게 문제라고 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통계청은 “기존 통계자료와의 시계열 비교를 확보하기 위하여 표본그룹을 중첩시켜 연동하는 방법으로 표본추출”했다고 밝히고 있다.
남는 쟁점은 통계적 처리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느냐에 대한 부분이다. 이 대목을 놓고는 각자 이랬어야 한다 저랬어야 한다 얘기가 나올 수 있다. 어제 신임 통계청장이 “표본이 잘못됐다기보다, 표본은 표집 기술상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고 가중치를 부여해 전국적인 대표성을 갖게 하는 여러 방법이 있기 때문에 그 방법에 대해 좀 더 면밀히 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다”고 했다. 앞의 맥락으로 들으면 통계적인 처리와 관련해서 이견이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전임 통계청장은 자기가 윗선의 말을 잘 안 들었다는 얘기를 했다는데, 청와대든지 어디든지 이 대목과 관련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외압’으로 판단해 무시했다는 얘기처럼 들린다. 원래 통계청 방법론이 맞는데 청와대가 정치적 판단에 따른 과한 요구를 해서 이 난리가 난 것일 수도 있고, 반대로 청와대가 유불리를 떠나 제대로 된 방법론을 만들라고 요구했는데 통계청장이 독립성 얘길하며 저항한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런 이유로 통계청장 교체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1차원적 시나리오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더라도 어떤 경우든 정치적인 모양새가 좋지 않은 건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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