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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일베

지금도 경상도에 사는 사람만 사투리를 논할 자격이 있다?

2026년 7월 14일 by 이상한 모자

1.

이제 하다하다 ‘상경 영남인’이라는 개념까지 나왔다.

아이돌 가수의 “무섭노”가 경상도 사투리인지, 일베(온라인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어인지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의문사를 대동하는 ‘노’와, “예”와 “아니요”를 묻는 ‘나’의 차이를 모르는 영남 바깥의 사람들이 그 차이를 배우는 중이다. 사실 “와이리 무섭노”에서 “와이리” 같은 의문사가 탈락하고 “무섭노”만 말해도 되냐고 묻는 영남 주민들도 있는 걸 보면, 말에 대한 합의가 세대 간의 경험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걸 잘 드러낸다. 물론 일베의 영향도 있었을 수 있다. 황우석 사태 때 생명윤리를 한국인들이 공부한 것처럼, 이참에 사투리 생태계를 잘 알아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뭐든 배우는 걸 좋아하는 게 한국인들 아닌가?

정치인이 왜 일상어를 뺏으려 하나

그런데 시도 때도 없이 ‘노’를 어미로 붙이고 ‘이기야’를 남발하며 낄낄댄 것이 경상도 사람들이었나? 어떤 정치인은 일베의 영향이 묻어 있는 ‘노’를 아예 쓰지 말자고도 하는데, 경상도 사투리를 쓰며 나름의 말의 생태계에 살던 영남 거주민들은 왜 일상어를 잃어야 하는가. 서울에 거주하는 상경 영남인들이 떠나던 날의 감각으로 지역에 사는 영남 주민들에게서 말을 뺏는 것이 황당하다. 전국 각지 사투리가 사람들의 이동과 대화 속에 얽히고설켜 한국말을 더 풍성하게 만들길 희망한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7132005005

아마 서울사람들이 ‘정치적 올바름’에 꽂혀서 무작정 경상도 사람들을 비난하는 중이었다면 쉬웠을 것이다. 어디 서울사람이 지방민을 이런 식으로 무시하느냐! 막 호통치면서, 서울 수도권-민주당-진보-정치적 올바름-여성주의 이렇게 묶은 다음에 이 녀석들 오만하다 이러면서 이러니까 이대남이 싫어하지 ㅉㅉ 이렇게 가면 되거든.

문제는 이 주제로 논란 된 사람들이 다 경상도 출신이라는 거다. 경남MBC PD, 조국(부산), 조수진(대구) 다 경상도 사람이야. 그래서 나도 계속 이 얘길 했다. 이게 경상도 사람들이 자기들 사투리 걱정 하는 얘기다, 경상도인을 모조리 일베 취급하거나, 모든 사투리가 문제라거나 한 적이 없다! 경상도 사람들이라니까 이 사람들이!

그랬더니, 이제 고향을 떠난 ‘상경 영남인’은 영남인의 말을 뺏지 마라 이러는 거야 이제… 내가 아침에 보고 웃음이 나왔어요. 가지가지 한다 진짜… 그러면, 그 ‘상경 영남인’의 자격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됩니까? 대학을 서울서 다닐 때에는 상경 영남인인데, 취업을 다시 경상도에서 하면 자격 상실 되나요? 상경 1달차부터 바로 상경 영남인 입니까? 아니면 1년? 3년? 5년? 10년? …… 이게 뭐냐 도대체…

이런 식의 자격론으로 얘기할 거 같으면, 글 서두에 본인은 15년째 경남에 산다고 써놨는데, 그러면 전입 15년차 신규 영남인은 상경 영남인보다 윗길인 건가? 이 기준은 왜 지역에만 적용되나. 나이에도 적용합시다. 20대 지났으면 20대 얘기 하지마. 아무것도 말하지마. 칭찬도 욕도 하지마. 할 자격 없어. 30대, 40대, 마찬가지야. 나이를 왜 꼭 0에서 끊어야 돼? 35세는 35세에 대해서만 얘기해. 절대 36세나 34세에 대해 얘기하지마. 알지도 못하잖아! 01학번이랑 02학번이 똑같은 줄 압니까? 90, 91, 92학번한테 물어봐라. 입에 거품 문다. 특히, 86세대 엉엉 하지마. 86세대 아니잖아요. 86세대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왜 86세대의 삶을 함부로 재단합니까? 하지마세요.

이 글의 가장 갑갑한 부분은 ‘이기야’, ‘~노’체 쓴 게 영남인도 아닌데 왜 영남인한테 이러냐는 대목이다. 1) 다시 한 번 말하는데, 애초에 경남MBC PD도 그렇고 누구도 경상도 사투리 자체가 문제라고 한 적이 없다. 진짜 환장한다. 못 알아 들어서 이러는 건가, 아니면 알아 듣는데 일부러 이러는 건가? 2) ‘이런 사투리는 잘못된 사투리고 일베 말투이니 오해하지 말아달라’는 거는, 원래 경상도 사람들이 항변하던 거야! 일베 때문에 억울하다며… 물론 그런 거 올릴 때도 밑에 아니 경상도 사람이 경상도 사투리 쓰는 게 뭐가 문제냐는 댓글 또 달리고 그랬지만…

2.

어떤 분이 유튜브에다가 이런 댓글을 달아놨다.

노체가 일베 말투냐, 리센느가 일베냐…. 대학원 전공이 그쪽이고 경상도 네이티브인 대학원 친구 셋과 이 문제에 대해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에서 저의 잠정적 결론은 이렇습니다.

일베의 노체란, 네이티브 경상도 방언 화자가 아닌 사람이 상대를 조롱할 목적으로 어미에 ‘-노’를 활용한 것이다.

네이티브 경상도 방언 화자라 하더라도 소위 노체의 자연스러움 판정에는 개인차가 있다.

김현지 pd는 리센느 유튜브 pd(네이티브 경상도 방언 화자 아님)가 먼저 리센느 원이(네이티브 경상도 방언 화자)에게 “무섭노”라고 발화하고, 원이도 “무섭노”로 응답하는 장면을 두고 서글퍼하는데, 이는 두 사람이 일베가 아님에도 일베식 노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즉 평범한 사람에게서 일베식 노체의 침습을 보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문제의 노체는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정도가 네이티브 경상도 화자 사이에서도 다르다고 했다. 그 근거는 이른바 저러한 (비전형적인=자연스러움 판정에 이견이 있는) 노 의문문(의문사를 동반하지 않으면서 감탄문의 기능을 하는)이 일베식 노체가 나오기 훨씬 오래전부터 쓰였다는 것이다. 한국방언자료집(경북편은 1989, 경남편은 1993년에 출간됨)에서부터 나타난다.

다른 경상도 네이티브 화자들은 엄연히 쓰는 비전형적인 노체를 일베식 노체라고 속단한 것이 문제인 것이다. 방구석 한탄이 신문고를 울리는 SNS라는 요지경에서, 불필요하게 일을 키우고 말았다.

이 댓글을 수월히 읽고 있을, 한국어가 모어인 여러분들 중에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 카피를 기억하는 분이 계신다면 처음 이 카피가 등장했을 때 어색함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명사+되세요”라는, 기존 문법에는 생소하던, 하지만 너무나도 자본주의적 간절한 욕망을 적확하게 포착했던 이 말은, 이제 너무나 자연스러운 축복(?)의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의사되세요” “아이돌되세요”는 어떠한가? 똑같이 현대에 선망받는 직업인데, 혹시 어색하지는 않은가?

…개인적으로 요즘 저는 ”많은 분들이 저한테 이 제품이 뭔지 여쭤봐 주셨는데..“처럼 여쭙다를 이상하게 쓰는 유투버들이 많아져서 괴롭습니다. ”고객님, 화장실은 복도 끝에 있으세요“보다 더 심기에 거슬립니다. 하지만 이런 표현을 쓰는 사람들을 향해 한국어 문법을 모른다며 손쉽게 매도하는 일은 삼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 표현을 쓰는 사람이 대단히 하입이 된다면 더더욱….

정중하게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한데, 1) 대학원-경상도인들하고 나누셨다는 대화의 내용은 이미 제가 이 블로그에도 있는 다른 글에다가 썼다. 그걸 보시면 제가 하는 얘기가 뭔 얘긴지 아실 수 있을 것. 2) ‘부자 되세요’가 일베어인가? 지금 이게 여기서 동렬에 놓고 들 수 있는 예인가?

3) 그래도 굳이 말씀을 드리자면… 너무 옛 일이라 잘 모르실 수 있겠지만 저 같은 사람들이 이명박의 ‘부자 되세요’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문제제기와 평가를 당시에 했다. 어법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거기에 담긴 시대정신에 대해. 저 말고도 많았다. 가령 그 일로부터 좀 지난 2014년에 한겨레 기자가 쓴 글을 보시라.

이명박씨가 못 마땅했던 것은 여러 가지지만 지금 생각해도 불쾌한 것은 ‘부자 되세요’라는 인사였습니다. 한 신용카드 회사가 상업용 카피로 처음 사용했다고 하지만, 이 대통령이 인사말로 차용하면서, 온 세상이 경박한 부자 놀음에 들뜨게 됐죠.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카피가, 한 나라의 구호가 되고 가치가 되어버린 천박한 시대를 살았던 겁니다.

저작권을 따지자면 이명박 대통령이라도 주장하지 못할 게 없습니다. 그는 대통령 후보 경선 때부터 ‘국민 성공시대’, ‘성공’을 키워드로 삼았죠. 사업가 출신으로 돈 벌고 출세한 그에게 성공이란 떼돈 벌어 출세한다는 것이었습니까. 그러니 국민성공시대란 국민이 돈 벼락 맞는 시대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부자 되라’는 것이나, ‘성공하라’ 것이나 오십보 백보입니다.

가난한 이들이 농담 삼아 건네더라도 경박하다는 핀잔을 피할 수 없는 것을,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두 팔로 하트 모양을 그리며 ‘부자 되세요’라고 해댔으니, 경박의 극치였습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은 도덕의 본보기여야 하고, 모범적인 교육자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돈벌이에 미쳤어도, 대통령이 되었다면 그만한 품격을 갖춰야 하는 겁니다. 국가의 품격이 문화적 경쟁력인 시대에, 돈, 출세, 성공 따위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았으니, 세상의 어느 누가 호감을 보이겠습니까. 이명박 대통령과 한때 후보 경쟁을 했던 이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어떻게 저런 경박스럽고 천박한 사람에게 졌을까.

그가 내세웠던 구호는 사기로 끝났습니다. 그는 부자를 더 큰 부자로 만들어주었을 뿐, 대다수 가난한 국민들은 더 가난해졌습니다. 실질 소득은 줄었고, 집안 빚은 늘었습니다. 결국 국민이 부담해야 할 국가 빚 역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입으로는 부자 되게 해주겠다면서 실제로는 국민들의 뒷주머니를 털고 빚만 안겨 준 게 이명박 정부였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621572.html

그러나 이런 평가에 대해 이명박이 정확히 이런 의미로 썼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네 맘에 들지 않는다고 신자유주의자몰이를 하느냐고 하면 그게 말이 되겠는가? 물론 이명박은 중소형 아이돌 멤버가 아니고 신자유주의자란 말이 일베와 같지도 않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애초에 문제제기가 단지 심기에 거슬려서 매도하는 차원의 얘기가 아니란 거다.

그 다음, 중요한 4). 그래서 경남MBC PD가 옳다는 거냐? 이거 전에 제가 쓴 글에 나온다. 저는 아이돌 가수가 쓴 말이 일베로부터 파생된 말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본다. 만일 경남MBC PD가 이 내용을 갖고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서 이 말이 일베로부터 온 거라고 주장했거나, 그런 보도를 했다면 큰 책임을 져야 했을 것이다. 그러면 저도 이런 포지션에서 얘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경남MBC PD가 한 거라곤 애초에 개인 SNS에다가 두 줄 쓴 거 뿐이다. 만일 이 사람이 경남MBC PD가 아니고 정치인이거나 공직자였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책임을 져야 했을 것이다. 근데 그렇지도 않다.

그러면, 이게 무슨 공식 성명 낸 것도 아니고, 거기다 내용이 이 아이돌한테 활동을 중단하라든지 사과하라든지를 요구한 것도 아니고, 내가 그냥 기분이 좀 그랬다고 두 줄 올린 건데, 그거 올렸다고 이 난리를 치고 몇날 며칠을 조중동한경한에다가 너도 나도 칼럼을 써제끼고, 오로지 민주당 반대하기 위해서 이 사람을 무슨 또라이의 대명사 취급하고, 이게 말이 되냐는 거다.

신문에다가 다들 처 쓰지 않으면 저도 신경 끈다. SNS 논쟁 같은 거 관심 없다. 근데 매일 쓰잖아, 매일! 그것도 한 두개가 아니잖아. 이게 뭐하는 짓이지?

3.

오늘도 봐라. 이걸 뭐라고 쓰는지. 여러분이 좋아하는 2030 대표선수 글을 보겠어요. 조선일보에 실렸다. 제목이 <‘무섭노’는 혐오고 ‘탕탕절’은 풍자인가>야… 느낌오지? 이게 뭔 얘긴지? 바로 알겠지요?

일베에서 파생된 종결 어미 ‘노’가 청년층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아주 틀린 건 아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2030세대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 그러니 설령 경상도 사투리와 상관없는 대목에서 ‘노’를 붙인다고 한들, 이들이 일베화했다고 볼 수도 없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얼굴을 누드화에 합성해 논란을 빚은 ‘더러운 잠’도, 김건희 여사가 유흥업소 종업원 출신이라는 헛소문도 천박하고 한심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진보 진영에선 여기에 환호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 이런 게 그들이 2030 남성들을 비난할 때 자주 거론하는 여성 혐오다.

여권 인사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삶을 마감한 부엉이바위를 웃음거리로 삼는 젊은이들이 ‘혐오에 찌들었다’며 혀를 찬다. 청년들은 10·26 사건을 희화화한 ‘탕탕절’은 괜찮냐고 되묻는다. 그동안 진보 진영은 정치인에 대한 조롱·희화화가 정치적 풍자라며 옹호해 왔다. 노 전 대통령은 정치인 중에서도 최고 권력자였다. 말끝마다 ‘노’를 붙이는 건 혐오고, 탕탕절은 정치적 풍자인가. 자신들의 대통령을 소중히 여긴다면 그만큼 상대방 대통령도 존중하는 게 도리다.

https://www.chosun.com/opinion/espresso/2026/07/13/LJI2K6RCXJDGRPF6Q7JNKXQVXY

환장한다. 1) 보수진영이 노무현 전 대통령 긍정평가 한 지가 오래됐다. 윤석열도 봐라.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뿐만이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왜냐? 세상을 떠난 전직 대통령을 긍정평가 해야 살아있는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 비난할 논리적 토대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안 그랬는데 말야! 엉!?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잇지 못허구 말야! 엉!? 하지만 정작 이분들 재임때 거의 미친사람들처럼 억까를 했던 게(웬만했으면 상대편이 반대 좀 했다고 이렇게 평가 안 한다) 지금의 보수진영이다. 이제와서 이분들 높이 평가하려면 그때 그 억까한 근본이 되는 담론과 정치적 조직방식을 고쳐야 되는데, 전혀 아니다. 지금 보수유권자층은 바로 그러한 정치에 조직되어 있고, 그런 응답이 여론조사에 반영된 것 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일베적 정신과 무슨 관계가 있나? 여성혐오 얘기했더니 저 여성 좋아합니다 아주 좋아합니다 라고 답하는 것과 똑같은 소리다.

2) 쥴리 타령은 나도 많이 비판했다. 그거 잘못된 거다. 나 말고도 잘못됐다고 말한 사람들 많았다. 자, 이제 탕탕절에 대해 말해보자. 이 글에서 일베식 어법과 탕탕절은 동렬에 놓인다. 왜 이건 되고 이건 안 되냐고 하는 식이다. 그러나 같지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으로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비극을 선택했다. 인터넷 상에 범람하는 노무현 조롱은 이 사실과 관련이 있다. 박정희는 독재를 하다가 측근에게 총을 맞아 사망했다. 탕탕절은 독재가 그렇게 끝난 것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반영되어 있다. 양자가 같냐? 그게 어떻게 같냐? 그게 어떻게 동렬에 놓일 수 있는가?

전형적이다. 같지 않은 것을 같다고 전제한 후에, 왜 이건 되고 저건 안 되냐고 하면서 내로남불 이중잣대 이율배반 타령을 한다. 그러면서 일베식 어법의 사용을 사실상 정당화 한다. 너네들이 탕탕절이라고 했으니 젊은이들이 일베식 어법 쓰는 것 정도는 감수해라, 이게 이 글의 결론이다. 그리고 앞서 상경 영남인 어쩌구 같은 얘기들이 이런 결론을 사실상 뒷받침 한다. 이제 이 아이돌 영상이나 관련 소식 밑에 가면 부정선거 타령하시는 분들이 용감하노 잘했노 고생많노 이겼노 좌파들한심하노 이건되고저건안되노 이 염병들 하고 있다.

내용엔 아무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 그저 경상도 사투리가 공격당했다며 역시 좌파는 미친놈들이다 이러고 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정치에 아무 관심이 없는 분에게 사실 경남MBC PD가 올린 글은 이런 내용이다 라고 알려주니, “그런 얘기로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하더라. 정작 좌파라고 불린 사람들은 자기들이 뭐에 당하는지도 모르고 그러게 SNS에서 왜 아이돌 저격 같은 걸 했냐고 그러거나, 아니면 그냥 민주당 반대할 거리 생긴 거에 신나서 또 아무 얘기나 싸지르고 있다. 내가 민주당 반대하는 게 문제고 잘못됐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조국 흑서 쓴 사람들이 지금 보수신문에 뭘 쓰고 있는지를 한 번 보시라 이거다. 에휴… 뭐 알아 듣겠냐 이렇게 길게 써봐야? 이미 일베어는 이 사회에 의하여 인정이 됐는데… 기타나 치러 가야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2030, 사투리, 일베

타락해 현실 감각을 상실한 진중권

2026년 7월 9일 by 이상한 모자

아침에 이 사람의 중앙일보 칼럼을 보고, 뭐 늘 또 그랬지만, 이번에는 좀 더 기가 찼다. 이게 도대체 뭐냐? 냄비 속에 들어가 있는 개구리처럼, 자기가 극우정치에 조직화 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이러면 또 뭐 무슨 세상만사에 다 극우딱지를 붙이느냐 하면서 염병을 할텐데, 요즘 챗GPT 있어서 딱 좋아. 야! 챗GPT한테 물어봐. 옛날 극우와 요즘 극우, 차이가 뭐냐고 한 번 물어봐!

자… 아무튼 이미 유튜브에서 얘기를 했지만, 하도 한심해서 재차 메모를 남길 수밖에 없게 된… 이 가증스러운 칼럼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 전반적으로 한심하지만 가장 용서가 어려운 대목은 여기다.

해석이 사실로 둔갑해 한갓 마케팅 실수가 ‘5·18 모독’ 사건이 된 이상, 표현의 의미를 결정하는 맥락도 달라진다. 이제 ‘스타벅스 가자’ ‘탱크 데이’라는 말은 진짜 5·18을 모독하는 혐오의 표현이 되어버린다. 이것이 배재고 사건의 배경이다.

배재고 야구부가 ‘하필’ 광주일고팀을 향해 ‘스타벅스 가자’ ‘탱크 데이’를 외친 데에는 명백히 모욕과 조롱의 의도가 있다. 일베와 같은 막장 커뮤니티에서나 사용하는 표현들이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 문화적 밈(Meme)으로 퍼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배재고 학생들이 일베 유저들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밈’은 ‘신념, 행동 양식 등 사회 속에서 모방과 복제를 통해 전달되는 문화적 유전자’. 모방과 복제가 거듭될수록 근원과의 연관은 끊기는 법이니까.

처음에는 극우적 표현이었던 것이 모방의 모방, 복제의 복제를 거치면 원래의 심각했던 함의는 망각되고 상대를 약올리는 놀이만 남게 된다. 그 놀이에 담긴 지저분한 함의는 철없는 청소년들에게 사회가 가르쳐야 할 어떤 것이다. 하지만 이 나라에선 어차피 진보나 보수나 ‘교육’의 힘보다는 처벌의 힘을 더 믿는다.

그래도 사건은 다행히 ‘어른스럽게’ 마무리됐다.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 학생들의 가슴에 주홍글씨를 새기는 일은 우리가 바라는 길이 결코 아닙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3591

한때 진빠질을 해본 사람이 아니면 이게 뭔 말인지 모를 수 있다. 이게 뭐냐면 발터 벤야민의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그 얘기다. 원본과 복제품은 아우라에서 차이가 있다. 원본의 아우라는 복제할 수 없다. 다만 복제가 반복될수록 원본의 아우라는 약화된다. 그러나 이를 통해 예술은 대중화 되고 정치의 장으로 나올 수 있다. 진중권 글에서 이게 어떻게 나오냐면 배재고 선수들의 조롱은 일베의 행위에 대한 복제이며, 밈화된 일베는 유일성이 약화되면서 별거 아닌게 되고 장난질의 대상이 되었다 뭐 이런 얘기다. 나치한테 탄압을 당한 벤야민을 가지고 지금 배재고 5.18 조롱 응원을 옹호를 하다니 어이가 없다. 이게 타락이 아니면 뭐냐? 적어도 벤야민은 예술의 정치화를 말했다.

이런 식으로 이론을 갖고 장난을 할 거면 나는 보드리야르 얘기를 해주겠다. 진중권 식대로 하면 배재고 선수들의 응원은 아예 시뮬라크르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배재고 선수들은 일베 사이트를 이용한 일도 없을 것이다. 일베를 뭐 알기나 하겠는가? 그들은 일베 비슷한 무엇일 뿐이다. 다만, 그들은 일베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일베가 아닌, 일베를 대신하는 무언가를 하는 것이다. 그건 왕이 자리에 없는데 초상화가 왕권을 대신 행사하는 것과 같다. CNN 뉴스 화면의 스펙터클이 전쟁 중계를 대신하는 것과 같다. 보드리야르에서 모사품은 원본과 아무런 관계가 없어도 현실을 초월하며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존재가 된다. 이게 하이퍼리얼리티다. 따라서 배재고 학생들의 응원은 오히려 일베보다 더한 일베적인 무언가가 될 수 있다. 가령 일베는 좋게 봐줘야 혐오를 포함한 장난질이 반이고 나머지가 정치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어찌됐건 자기 진로가 걸린, 이기는 것 즉 남을 지게 만드는 것이 목적인 스포츠 경기다. 더 의도적이고, 더 목적의식적이었을 수 있다.

다른 기사를 보면서 생각해보라. 다른 데도 보도가 됐지만, 진중권이 기고한 중앙일보의 기사이다. 배재고 학생들이 학교에다가는 뭐라고 써냈는가 하는 내용인데, 읽어봐라. 읽고도 이런 글이 써지느냐 말이다.

“스타벅스 가야지”를 선창한 A군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발언이었다고 주장했다. A군은 광주일고와의 경기 이튿날 제출한 경위서에 “오직 팀 분위기만을 생각했고 광주를 비하하고자 하는 마음은 절대로 없었다”고 적었다. 그는 “문득 광주 스타벅스 논란이 생각나 그런 파이팅을 하게 됐다”고 했다. A군은 “경기가 끝나고 난 뒤 큰 잘못을 했다고 느꼈고, 광주 시민들과 학교 관계자분들께 큰 죄책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탱크데이”라고 외친 B군도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이 있는지 몰랐다고 했다. B군은 경위서에서 “스타벅스에서 탱크데이 이벤트를 했던 게 기억이 났다”며 “5·18과 관련이 있는지 몰랐고, 스타벅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B군은 “상대방을 비하하고 조롱하려고 소리 지른 건 아니다. 잘못을 인지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 선수들은 비하 표현임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나타났다. 한 배재고 학생은 경위서에 “경기 중반쯤에 ‘스타벅스 빵야’ 구호가 나와서 애들한테 ‘스타벅스가 갑자기 왜 나오냐’고 물었다”며 “5·18 광주에 대한 것이라고 해서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조롱성 응원에 반대했다는 진술도 있었다. 다른 학생은 “스타벅스 얘기를 들었고, 나는 이건 아닌 것 같아 A군에게 ‘야 이건 아니지. 하지 마’라고 경고했다”고 경위서에 적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3620

여기 보면 응원을 주도한 A군은 ‘의도가 없었다’면서도 ‘문득 광주 스타벅스 논란이 생각나’서 선창을 했다고 한다. 5.18이 아니면 뭘로 광주와 스타벅스를 연결했는가? 탱크데이를 외친 B군도 다 몰랐다고 하고 비하와 조롱의 의도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스타벅스’를 듣고 ‘탱크데이’를 뭘 연결고리로 연상했나? 다른 대목을 보면 ‘스타벅스 빵야’ 구호가 나왔다고 돼있다. ‘빵야’란 무엇인가? 단순한 다른 응원구호를 활용한 무언가일 수도 있다. ‘발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었으면 한다. 학생들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어떤 분위기인지 아니까 말렸다는 대목도 나온다. 여기 어디에 일베 유저와 응원을 주도한 배재고 학생의 질적 차이가 있는가? 더하면 더했지.

‘교육’과 ‘처벌’을 나누는 논리도 한심하다. 처벌의 목적엔 원래도 교정 교화가 포함된다. 하물며 학생이다. 처벌없는 교육 현장이 어디에 있는가?

글의 나머지 부분도 한심하긴 매한가지다.

스타벅스의 파장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얼마 전 어느 PD가 한 걸그룹 멤버의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 ‘무섭노’라고 딱 한 번 한 것을 일베의 표식으로 본 것이다. 내 기억에 일베를 제외하고 말끝마다 ‘노’를 붙이던 집단은 따로 있었다. 메갈리아. 그들도 일베였던가?

좌표가 찍히자 ‘노’가 일베어임을 입증하는 온갖 언어학 이론과 더불어 정의로운 자들의 사이버불링이 시작됐다. 어린 아이돌 스타 하나 잡아서 5·18 제단에 바쳐야 만족들 하려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는 5·18 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

이전 글에도 썼지만, 애초에 문제제기의 내용이 뭔지도 모르면서 얼빠진 주장을 하고 있다. 정신을 차려라. SNS에 경상도 사람이, ‘일베와 상관이 없는 사람도 인터넷에 퍼진 일베 말투를 쓰게 된 것 같아 우려된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거다. 문제의 진원지는 애초에 그런 식의 말투를 만들어 유통한 일베지, 아이돌 가수도 메갈리아도 아니다. 좌표는 가수가 아니고 이 경상도 사람인 경남MBC PD에게 찍혔고, 이 PD에게 온갖 사람들이 쌍욕을 퍼붓고 사이버불링을 하고 직장인 경남MBC에까지 항의를 하고 있다. 이 경상도 사람의 의도가 애초 그런 게 아니었다고 설명하는 사람들의 노력은 소용이 없다. 그 사람들이 듣는 얘기는 ‘아이돌 한 명을 파묻으려고 했으면 본인도 이 정도를 당할 각오는 하셨어야지~’라는 야쿠자의 언어이다.

언론은 때는 이 때다 신이 나서, 애초 이 사람의 문제제기 내용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조롱성 보도(과거에 만든 프로그램에 뭐라카노 등 자막이 있었다는)를 이어가며 이 현상을 부채질 하고 있다. 사태를 호도하는 바로 너네들 때문에 전후관계를 정확히 알 길이 없는 경상도 출신 연예계 인사들은 ‘노’로 끝나는 사투리를 SNS에 인증(!)하며 연대 의사를 표명한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행위가 이 사이버불링의 행진을 부채질한다. ‘노’가 일베어임을 입증하는 온갖 이론이 나온 게 아니라, 정확히 그 반대인 ‘노’가 일베어가 아님을 입증하려는 온갖 이론들이 제출되었다.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이나 유튜브에는 고향이 주로 경북 지역인 친민주당 변호사 및 평론가들이 줄줄이 출연해 일상 생활에서 얼마든지 ‘노’를 쓸 수 있다, 조국이 큰 잘못을 했다는 식의 해설을 며칠에 걸쳐서 내놨다. 웬만한 진보라는 사람들도 진중권의 머릿 속에서 일어나는 일과는 달리 ‘노’의 출처가 어찌됐든 간에 이 아이돌 가수를 감싸느라 여념이 없다. 뭘 지금 알고 이따위 글을 쓰는 건가?

‘노’가 일베어일 가능성을 주장하는 사람도 이 가수가 일베 유저임을 증명하려는 게 아니라, 그만큼 일베어가 우리 사회 곳곳에 깊이 스며 들어 있다는 사실을 주장하려는 것이지만, 다 소용이 없다. 낙인찍기 마녀사냥 어쩌구 옹알옹알 이러면 다 끝난다. 그래도 옛날의 진중권은 누가 부당하게 욕을 먹고 있으면 혼자서라도 거기 뛰어 들어가 같이 욕을 먹어주는 미학적인 실천이라도 했다. 지금은? 때는 이때다 하는 극우포퓰리즘에 편승해 그저 조국 욕하고 민주당 비난하고 진보 때리면서 한동훈 띄우기에 열중한다. 그러느라고 SNS의 일부 사람들과 악의적 언론의 장난감 신세가 된 경남MBC PD 두들겨 패는 데에 자기도 합세해 막 두들겨 팬다. 자기가 지금 그런 상태라는 걸 스스로 아는지 잘 모르겠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극우주의, 발터 벤야민, 배재고, 일베, 장 보드리야르, 진중권

무섭노

2026년 7월 6일 by 이상한 모자

이게 정치권 논쟁이라는 형태로까지 온 게 한심스러워서 정리함.

1) 애초 PD라는 분의 문제제기 취지

“호평 받는 유튜브 클립 하나 봤는데 여성 아이돌과 피디가 사이좋게 노노 주고받고 있어 무척무척 속상했음”

“어제 태어나 사투리 모르냐는 말 들은 중년의 경상도 네이티브 심정… 여러분이 그 혐오표현을 내고장 사투리로 알고 계신 게 절 슬프게 하는 거에요.

아이고 마 대다
그냥 경상도 말에서 노를 다 들어내뿌자
그게 우리가 이 사회에 빚을 갚는 길이라면”

“안녕하세요. 대화를 시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경상어 화자와 연구자들이 어법에 맞지 않는 사용이라 수없이 지적해왔음에도 경상도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비문의 노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룰루룰루님을 포함한 그분들이 다 일베식 사고를 하여 의도적으로 사용했다 생각하지 않으며 그렇기에 더 위기감을 느낍니다. 혐오표현이 놀이가 되다 못해 보통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원형을 오염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익숙하게 쓰던 말이 혐오표현이라니 당황하신 것 이해합니다. 그런 세상을 방치한 기성세대의 잘못이 큽니다. 그러나 이것은 모든 일베식 노 사용자를 일베라 단정짓거나 사투리 사용을 검열하는 것이 아닙니다. 혐오표현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들이 노를 남발할 때는 그저 화가 났지요. 하지만 이제 평범한 사람, 해맑은 청소년들, 멋지고 호감 가는 사람들마저 의심 없이 어법에 맞지 않는 노를 사용하기에 한없이 슬퍼집니다. 저 역시 경상도 방언 사용자이자 고향의 언어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 혐오의 침략을 어쩌면 좋을지 참담한 심정입니다.

언어는 살아 움직이기에 시대에 따라 변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맞습니다. 그리고 그 시대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생각과 태도입니다. 그것이 사투리가 아닌 혐오표현에 뿌리를 둔 표현임을 알았을 때 사용을 멈추느냐 아니면 익숙하기에 계속 사용하느냐는 스스로 선택한 태도의 영역입니다. 부디 룰루룰루님께서도 일상화 된 일베식 노 사용에 대해 경상어 화자로서 한번 더 고민해주시길 바랍니다. 누군가를 모욕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을 내고장 말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일베의 ‘노’ 어미 활용이 정상적 사투리 이용 방식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어 문제라는 취지

직접 한 적 없는 주장:
– ‘노’가 어미인 경상도 사투리 용법은 다 일베다
– 특정 아이돌 가수가 일베다

따라서 직접 한 적 없는 주장을 상정한 반론은 잡음에 불과함. 가령…
– 이준석: 경남 거제 출신의 스물두 살 아이돌이 고향 말로 ‘무섭노’라고 했다는 이유로 일베 낙인이 찍혔다
– 진중권: 아직 어린 아이돌 스타 하나 잡아 5·18 제단에 바쳐야 만족들 하시려나
– 나경원: 사상과 사투리까지 재단, 스타벅스도 못가고, 사투리도 마음대로 못쓰는 검열사회, 남조선이 돼가노. 무섭노. <- 심지어 이건 일반 사투리가 아닌, 정확히 일베식 용법에 해당

이들을 오스트리아 언어학자 루트 보다크의 신극우 전략에 넣어보면 좀 더 문제가 선명해짐. 지난 번 신진욱 교수 글 또 인용함. 또진욱…

오스트리아 언어학자 루트 보다크(Ruth Wodak)에 따르면, 신극우 전략은 ‘도발-부인-피해자화-전치-주류화’의 패턴을 보인다. 계산된 모호성으로 도발적 메시지를 던지고, 비난에 처하면 의도성을 부인한다. 제재가 가해지면 ‘전체주의’, ‘파시즘’을 비난하며 자신을 억압받는 피해자로 만들고, 쟁점을 ‘표현의 자유’로 전치하여, 자신들의 도발을 사회가 관용하게 만든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60540

이 틀로 보면 신극우 전략에서 이준석과 진중권은 피해자화, 나경원은 피해자화-전치의 단계를 정확하게 수행하고 있는 셈.

2) 애초에 ‘무섭노’는 일반적 용법인가?

이건 이렇게 이러쿵 저러쿵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경상도 출신이 아닌 내가 판단할 수 없음. 다만 기준이 있다는 것은 그간 지적되어 온 바임.

(1) 국립국어원의 답변으로 유추할 수 있는 바

안녕하십니까?
알고 계신 것처럼 현재 ‘-노’는 경상 방언에서 의문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로 쓰이고 있으며, 과거부터 쓰여 왔던 어미입니다. 아래에 해당 쓰임을 첨부해 드리니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https://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61&pageIndex=1&qna_seq=312000&searchCondition=&searchKeyword=

안녕하십니까?
‘-노’는 의문사가 있는 의문문에 쓰이므로, ‘니 귀엽노’와 같은 쓰임은 어색합니다.
고맙습니다.

https://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pageIndex=1&qna_seq=312064&searchCondition=&searchKeyword=

이러한 기준에 따르면 ‘~노’는 기본적으로는 의문형 종결 어미라고 볼 수 있을 것임.

(2) 감탄형 등 다른 용법도 있다는 주장에 대해

여기서 반론으로 등장하는 게 안태형 동아대 국어문화원 교수의 다음과 같은 견해임. 언론에 공통된 인용된 발언은 다음과 같다.

“동남방언에서는 ‘-노’가 의문형의 형태를 가지고는 있지만, 혼잣말이라든지 한탄·독백에서 감탄형으로도 쓰인다.”

그런데 이 직후에 이런 사례를 든다.

“경남 방언으로 말하면 ‘와 이렇게 졸리노’ 같은 경우에는 ‘왜 이렇게 졸리지’라는 표준어로 표현할 수 있다. 이렇게 감탄의 형태일 경우에도 ‘-노’가 쓰인다.”

이러면 얘기가 달라지는 게, “왜 이렇게 졸리지?”는 의문형으로도 볼 수 있는 사례임. 그래서 ‘의문형이 아닌 감탄형으로도 쓴다’는 사례라면 맞지 않다.

문제의 영상을 보면 여성 아이돌 가수 등의 “무섭노”는 “무섭네…” 또는 “무서워…”에 가깝다. “(왜 이렇게) 무섭지?”로 볼 수는 없을 듯 하다. 따라서 안 교수의 사례로 설명할 수 있는 용법은 아님.

이외 언론 보도를 보면 의문형 종결 어미가 아닌 사례라면서 ‘~노’를 쓰는 사례들이 등장. 다만 ‘와 이리 재밌노’와 같이 여전히 의문형으로 쓰는 경우인데 반례로 드는 경우가 있어 이건 빼야 한다. 일부 논문이 인용된 사례도 있다. 여기엔 확실히 감탄형 어미로서 ‘~노’의 활용이 나옴.

3) ‘무섭노’가 일반적 용례가 아니라면, 모두 일베적 용법인가?

이건 확언할 수 없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음. 논리적으로만 보면

  • 일반적 용례가 아닌 용법이 자연스러운 변화에 의한 것인지 일베적 문화의 영향인지 알 수 없으며 (이건 학문적으로 연구해볼 문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여성 아이돌 가수가 자연스러운 변화의 영향을 받았는지, 일베의 영향을 받았는지, 일베의 영향인지 인식하지 못한 채로 일베의 영향을 받았는지도 알 수 없음. (이건 학문적 연구 대상 조차 아니다)

4) 이 얘기를 왜 해야 하나?

사회적으로 논할만한 유의미한 핵심은 ‘일베적 표현 방식이 일상어의 표현을 침습하고 있다면, 이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이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있음. 애초의 문제제기도 논란이 있을법한 방식이긴 했으나(개인이 남긴 몇 줄의 글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소모적 방식으로 논쟁하는 일을 다들 10년 넘게 하고 있긴 한데, 솔직히 피곤한 건 사실임) 이를 주장하고 있음.

나머지 쟁점은 잡음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사안에서 발견되는 극우포퓰리즘의 시도에 대해선 따로 생각을 남겨놔야 할 듯 함.

1) 개인화
앞서 봤듯 문제를 사회적 차원에서 사고하고 대안도 사회적 차원에서 논해야 하는데, 모든 얘기를 개인의 문제로 끌고 가려고 함. 그런데 여기서 잘 봐야 함. 사회적 차원의 문제제기를 하려는 사람이 누구고, 문제를 개인적 차원으로 치환한 후 자기 얘기를 하려는 사람이 누군지. 내가 볼 때 최근 극우포퓰리즘의 전략 중 하나가 문제를 끊임없이 개인화 하는 것임. 왜? 문제를 개인화 해야 피해자화 하기 용이하고, 그렇게 해야 극우포퓰리즘의 동원 전략 논리로 쉽게 끌고갈 수 있음.

2) ‘낙인찍었다’는 낙인찍기
앞서 보다크의 이론에 빗대어 설명하면 피해자화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는데, 여성 아이돌 가수를 일베로 낙인찍고자 하는 여론 흐름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데도(이를 시도하는 개인 혹은 팬덤이 있었을 수는 있다) 특정 정치 세력 혹은 이의 지지자들이 그러한 ‘낙인찍기’의 시도를 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표현하자면 ‘낙인찍었다는 낙인찍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보다 일반적인 사안으로 확대해보자면 ‘딱지를 붙였다는 딱지 붙이기’도 있다. 사람들은 실제 낙인을 찍거나 딱지를 붙이는 광경을 직접 보고 반감을 갖게 되는 게 아니라, “그들이 낙인을 찍고 딱지를 붙였다”는 고발과 회고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특정 세력에 대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미지를 형성하게 된다.

3) 피장파장-내로남불 구도를 통한 이미지 세탁
전통적인 전략의 확장판인데, 일부 언론 보도를 보면 이 사안을 메갈-손가락 찾기를 통한 페미사냥과 연결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앞서 중궈니횽도 그런 거 같고…. 그런데 그게 같냐? 집게손 찾기랑 지금 이 ‘~노’에 대한 얘기가 같아? ‘~노’를 쓰는 사람을 다 색출해서 그 사람이 다니는 직장에 개지랄을 해가지고 짤리게 만들고 불매운동을 하고 사이버테러와 불링을 하고, 그런 거냐 지금? 이 새끼들이 장난치나…. 이러한 시도를 통해 거둬들이는 효과는 1) 일베나 일베타령 하는 놈들이나 똑같다는 식의 피장파장 프레임 2) 일베타령 하는 놈들이 사실은 일베랑 똑같더라는 내로남불 프레임 3) 집게손 찾기 하는 애들이 차라리 낫더라는 식의 이미지 세탁(곧 나올 듯)… 으로 정리할 수 있다.

여기까지 썼는데 이 사례에 딱 알맞는 티비조선의 보도. <“무섭노” 저격한 MBC PD…과거 본인 연출작 ‘노’ 자막 속출에 역풍>… 내용을 보면 이 PD가 과거 연출에 관여한 프로그램에 “뭐라하노?”, “들을 여가가 어딨노” 등의 발언과 자막이 나온다는 내용이다. 앞에서부터 본 분들은 이미 다 아시겠지만 사람 등신 만드는 것 외에는 아무 의미도 목적도 없는 보도이며(나왔다는 자막이 다 의문형 종결 어미로서의 ‘~노’이다) 전형적인 ‘내로남불’ 프레임에 일조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딴 얘기를 뭐라도 찾아낸 듯 쓴 기자와 이걸 보면서 PD를 비웃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 나라 이 사회에 뭔 희망이 있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뭐 더 있겠지만 일단 시간도 없고 하니 여기까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극우포퓰리즘, 루트 보다크, 신극우, 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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