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안내
  • 이상한 모자
  • 야채인간
  • 김민하 공화국
  • 신간 안내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보완수사권

어떤 한겨레식 ‘진보 언론인’이 빠진 함정

2026년 3월 25일 by 이상한 모자

아침에 유튜브에서도 이 황당한 글을 언급했다. 아마 SNS에서 교수 내지는 변호사들이 이 글을 많이 언급했으리라는 생각도 드는데, 모처럼이니까 따로 기록을 남긴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50853.html

얼마 전에 쓴 한겨레의 슈퍼 검찰개혁에 대한 스탠스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는 글인데, 정파적 검찰개혁론에 영혼을 빼앗겨버린 자칭 ‘진보 언론인’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글이라고 본다.

보완수사권에 대한 이견이야 여러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중수청 공소청 법안의 1차 정부입법예고안에 찬성측 패널로 나갔던 모 교수님은 보완수사권에 대해선 보완수사요구권으로도 대체 가능하다는 입장에 가까웠다. 어쨌든, 찬반이 있으면 그 얘기를 하면 되는데 이 글은 (드디어) 완전한 윤리적 파탄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따로 기록을 남겨 놓을만 하다고 본다.

이 글은 ‘왕당파’ 어쩌구로 시작하는데, 그런 사람들도 있었을 수 있다고 보지만, 현재 벌어지는 일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가령 유시민의 ABC 이론을 보라. 이 이론의 등장은 이전에 제2차 슈퍼-검찰개혁론자들이 대통령의 입장에 반한다는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한 보완의 성격으로 등장한 것이다. B들은 간신배들이므로 지금은 충성을 말할지 모르나 결국 떠날 것이다… 우리 A는 지조있는 충신들이므로 이를 알아달라… 뭐 이 얘기 아닌가? 이 얘기를 노골적으로 하긴 좀 그렇고, 자신들도 언제나 원칙 노선 명분만 얘기하지는 않으니 C얘기 하는 거고. 여기에 덧붙여 나오는 게 ‘결국 대통령은 충신을 믿어준다’는 식의 이심정심-이심유심-이심조심-이심어심의 스토리인데, 그렇다면 이건 ‘왕당파’가 아닌가?

거기다가 이전에 슈퍼-검찰개혁 얘기에도 썼듯, 애초 최종 국면에서 비판의 핵심은 원칙론과 현실론의 대립조차도 아니었다. 그런 이론적 쟁점은 이미 검수완박론의 연장이었던 1차 정부입법예고안이 수정되면서 다 무너졌다. 최종국면의 논점은,  왜 여당의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여 제1차 슈퍼-검찰개혁안을 만들어줬음에도 불구하고, 슈퍼-검찰개혁론자들은 왜 계속 난리를 치는 거냐에 대한 것이었다. 대통령도 마지막까지 그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거다. 이걸 자기들은 원칙을 말한 것에 불과한데 간신들이 대통령 내세우며 충신들을 박해했다는 식의 세계관 땜질로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건 언론인의 자세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글의 서두가 유시민식 스토리와의 차별점이 있기도 한데, 어찌됐건 대통령과의 견해차를 부정하지는 않았다는 거다(유시민 스토리는 간신들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렸지만 자신들이 이걸 뚫었다는 거다). 왜? 지방선거 끝나면 이제 보완수사권 타령을 할 거거든. 근데 대통령은 보완수사권 제한적 유지론이지? 한 판 또 붙을 수도 있겠다 싶은 거지. 그러니까 지금 상대를 두고 ‘왕당파’라고 하는 프레임 조성을 하는 것임. 대통령을 무지성으로 따르는 너희는 왕당파이다… 우리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아닌 건 아니라고 하는 원칙론자들이다… 이따위 생각이나 하는 것이 바로 한겨레식의 ‘진보 언론인’이다.

이제 이 다음부터 이 글의 가장 고약한 대목이 나오는데, 슈퍼-검찰개혁이라고 하는 도그마의 정당화를 위해 진보와 인권운동에 대한 자의적 왜곡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는 것이다. 이 글의 다음 대목을 보면 ‘진보 성향의 법률가’들은 피해자 구제에만 관심이 있어 피의자(그러니까 가해자)를 응징하는 것에만 몰두하는 사람들임을 알 수 있다. 이 한겨레식 진보 성향 언론인은 구체적인 리스트도 적어놨는데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대학교수, 장애인 권익을 위해 활동해온 인권변호사, 인권시민단체에서 오래 활동한 대학교수”가 이들이다. 이 논의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다면 누군지 대번에 알 수 있을만한 사람들이다.

한겨레식 진보 언론인이 진실 발견보다 적법 절차가 우선이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는 걸로 볼 때, 이 세계관에서 ‘진보 성향의 법률가’들은 가해자라고 하면 광화문 네거리에서 사지를 갈라 죽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인 것처럼 읽힌다. 과연 그런가? 그런 ‘국가상임위’의 활동이나, 그런 ‘장애인 권익’을 위한 활동, 또는 그런 ‘인권시민단체’의 활동도 있는가? 이 글에 나오는 표현처럼, 원님 재판 옹호하는 ‘진보 성향 법률가’가 있는가? 이건 허수아비 때리기임과 동시에 진보와 인권운동을 언제나 공격받는 특정한 전형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마치 여성주의를 ‘여성우월주의’로 매도하는 것과 같은 건데, 이걸 한겨레 논설위원이라는 사람이 신문에서 당당하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검찰개혁 논의에서 보완수사권 유지론자 등의 논리가 피해자 구제 등에 초점이 맞춰진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 왜? 그 이유를 이 글이 웅변한다. 이 글에 이렇게 써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시행착오조차 불가피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든든한 합의다.

이 논의에서 시행착오란 것이 바로 형사사법제도의 변화로 인해 일반 국민들이 겪어야 할 불편과 고통이다. 슈퍼-검찰개혁론자들이 그걸 ‘시행착오’라고 하면서, 해보고 문제 있으면 보완하자든가, 개혁의 과정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든가, 뭐 이러고 넘어가려고 드니까 당연히 반대쪽에 있는 입장에선 그게 아니라고 하는 거다. 그게 아니라고 하는데, 거기에 대해 이런 프레임을 뒤집어 씌우니 미치고 팔짝 뛰겠다는 거 아닌가?

한겨레가 재밌는 건 바로 전 지면에 이 글에서 저격당한 교수님의 글을 실었다는 거다. 하나는 논설위원 글이고 하나는 외고 즉 칼럼이지만, 코미디 같다. 회사가 코미디다. 아무튼 잘 보시라. 왕당파-진보 인권 법률가가 어떤 주장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50958.html

기자라는 자들은 남을 비판할 때는 뭐 자기가 대단한 일을 하는 듯이 막 하는데, 정작 자기가 비판을 받으면 입에 게거품을 물고 눈을 까뒤집으며 진정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그러나? 알아 두시기 바란다. 나는 위대한 한겨레 후원회원. 꼬박꼬박… 한 달에 만원씩… 그럼 이 정도 비난할 자격은 있겠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검찰개혁, 보완수사권, 슈퍼 검찰개혁, 한겨레

최근 글

  • 어떤 한겨레식 ‘진보 언론인’이 빠진 함정
  • 한겨레와 함께 하는 2차 슈퍼 검찰개혁
  • 게임과 전쟁과 백악관
  • 좌파 AI (농담)
  • 잉잉 나더러 올드래요 잉잉??

분류

누적 카운터

  • 1,545,033 hits

블로그 구독

Flickr 사진

추가 사진

____________

  • 로그인
  • 입력 내용 피드
  • 댓글 피드
  • WordPress.org

Copyright © 2026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Omega Child (Weirdhat) WordPress Theme by ThemeH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