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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조국

웬 안중근

2020년 9월 16일 by 이상한 모자

이 사건은 이제 코미디의 영역으로 가는 것 같다. 개그콘서트가 망한 이유가 있어요. 나는 순흥 안씨는 또 무엇이며… 윤봉길 의사 손녀는 뭐고… 고부군수 조병갑 이런 거 또 얘기해야? 최근 이 분야의 괄목할만한 성과는 중앙일보 조강수 씨의 글인데 지난 번에 링크했지만 다시 한 번 인용해본다.

지난 24일 조연행 한양조씨대종회 부회장과 통화해 심경을 물었다.

조국을 조광조 선생에 비유했는데

“급이 다르다. 현실 정치인들이 조국을 끌어올리려고 갖다 붙인 것이다. 양측에 항의해 정식 사과를 받았다.”

이런 일은 처음인가.

“그렇다. 망발이다.”

그는 한양조씨 종중회원은 6개파 35만명이고 정암 선생은 양절공파라고 했다. 요샌 ‘n번방 사건’ 주범, 심지어 조선 좀비 드라마 ‘킹덤’의 간신까지 ‘혜원 조씨’라서 ‘조씨 전성시대 같다’고 눙쳤더니 이런 답이 왔다.

“조씨라고 다 같은 조씨인가요?”

추신. 당일 가족묘에 참배하러 갔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묘비명에 ‘양절공파’라는 글귀가 뚜렷했다. 내가 조광조의 직계 후손임을 이번에야 알았다.

조강수 사회에디터

https://news.joins.com/article/23764584

여당은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거의 포기한 건가? 이 사건 관련 글을 세 개나 썼다. 일주일에 한 번 쓰는 잡지 글 주제를 뭘로 해야 되나 고민인데, 일주일 내내 이 얘기 뿐이니 또 써야 할 것 같다.. 어차피 다 똑같은 내용인데… 아래는 지난 주에 낸 글이다.

엘리트의 대중 지배는 합의된 통치 방식을 대중이 수용함으로써 정당화된다. 의혹이 제기되면 물의를 일으킨 것에 일단 사과하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해 명예회복의 길을 찾겠다고 하는 것도 이런 행태의 하나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의 태도는 이런 ‘합의’가 무너졌다는 걸 보여준다. 합의된 통치가 아니라 양대 엘리트 파벌의 아귀다툼에 모든 사회적 자원이 동원되는 것이다.

…

이런 사건은 개혁이란 명분이 대립을 정당화하는 근거로만 쓰이는 현실을 드러낸다. 하지만 바람직한 것은 그 반대, 즉 개혁하기 위한 대립이다. 이걸 위해선 개혁을 위해 포기하는 것도 있어야 한다. 다 가질 순 없다. 정치적 책임이란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포기할지 정하는 게 본질이다. 여당 사람들은 정치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9221.html

추가. 메이저 언론의 좀 더 진지한 접근으로 한겨레의 아래 두 글을 특별히 이어 붙인다.

추 장관 부부 중 누군가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했다는 건 논외로 해도 될 듯하다. 민원을 받는 곳에 청탁할 바보는 없다. 민원실에는 청탁을 들어줄 사람도 없다. 그냥 민원 전화다.

보좌관의 전화는 문제가 다르다. 그는 집권여당 대표의 지시를 받는 신분이다. 보좌관과 통화했다는 상급 부대 장교는 수화기 너머 아른거리는 집권여당 대표 추미애를 의식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렇지 않았다면 직접 부대까지 찾아가 휴가 연장 처리를 하라고 당직병에게 지시했을까 하는 의심은 합리적이다. 보좌관의 전화는 문의도, 민원도 아닌 청탁 전화다. 추 장관이 아닌 아들이 직접 보좌관에게 전화를 부탁했더라도 상급 부대에 청탁했다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아들이 여당 대표 보좌관이라는 ‘청탁 루트’를 활용할 줄 알았다는 사실만 도드라질 뿐이다.

법적인 책임 문제는 뒤늦게 발동을 건 검찰이 따지면 된다. 그렇다고 추 장관이 지금처럼 “제가 (보좌관에게 전화를) 시킨 사실이 없다” “(보좌관에게) 확인하고 싶지 않다”라는 무책임한 태도를 유지하면 민심은 더 나빠질 것이다. 뻔히 보이는 잘못에 그저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버텨 상황을 더 험악하게 만든 경우를 우리는 너무 많이 봐왔다.

공정의 기준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억울해할 일도 아니다. 추 장관은 검언유착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이나 인사권·감찰권 행사 등을 통해 전보다 훨씬 높은 기준을 검찰에 요구하고 있다. 중요한 기준을 엄격하게 높인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도 그러한 기준이 적용되는 게 자연스럽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62453.html

휴가를 연장하는 과정에서 보좌관이 개입했다면 군 입장에선 그를 추 장관의 대리인으로 볼 수밖에 없다. 설사 추 장관이 여기에 개입하지 않았다 해도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추 장관이 아들에게 ‘엄마 찬스’를 제공하려 했다는, 이른바 갑질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더욱 문제 되는 건 추 장관을 비롯한 일부 여당 인사들의 일반 정서와는 동떨어진 언행이다. 추 장관은 “소설 쓰시네”라는 거친 말로 논란을 증폭시켰고, 여당 의원들은 “카투사는 편한 군대” “국민의힘에 군대 안 간 사람이 더 많다” “제보 사병은 단독범”이라는 등의 막말로 국민 정서를 자극했다. 추 장관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비유한 여당 대변인의 궤변은 낯뜨거울 지경이다.

이처럼 ‘불법이 아닌데 뭐가 문제냐’ 식의 생경하고 뻣뻣한 대응은 자칫 진보의 오만이나 독선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거친 대응은 일시적으로 지지자들을 불러모아 위기 국면을 벗어나는 수단이 될지 모르지만 길게 보면 국민들로부터 멀어지는 길이다.

지난 주말 추 장관이 페이스북 글에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고 적은 대목도 논란거리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을 흔들려는 악의적인 의혹 제기에 쐐기를 박겠다는 뜻이겠지만, 자칫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자신에게 쏠린 의혹을 피해 가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국민들은 첨예한 이슈에 대해 누가 말하지 않아도 직감적으로 사안의 성격과 무게를 감지한다. 모든 사안을 불법과 합법으로만 볼 수는 없다. 불법 여부 못지않게 소중히 여겨야 할 기준과 가치가 있기 마련이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62474.html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안중근, 안철수, 엘리트주의, 조광조, 조국, 추미애, 피플파워

제2의 조국 사태

2020년 9월 8일 by 이상한 모자

추다르크가 재산이 56억씩 되는 것도 아니고 사기꾼 5촌조카가 있는 것도 아닌데 무슨 제2의 조국 사태인가. 그냥 아들 병역 문제지… 보좌관이 전화했다는 얘기 나온 날 누가 물어보기에 그랬다. 대한민국에서 군대 갔다 온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상하게 생각할 거다… 뻔한 거 아닌가?

그날 라디오 방송 아이템도 이 문제였는데, 병가 연장이 어쩌고 설명을 하고 있는데 진행자가 말했다. 그런데 이 내용을 우리가 다 알아야 해요? 그래서… 뭐 시간도 없고 중간 건너뛰고 결론으로 바로 갔는데, 검찰이 수사를 빨리 해야되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후 정치권 논란이 어떨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거라고 했다. 수사 결과 문제 있다고 하면 또 개혁에 저항하는 검찰이 어쩌고 할 것이고, 문제 없다고 하면 검찰은 못 믿으니 특검이나 이런 걸로 가야 된다고 할 거고… 얼마 전 무슨 글에도 썼지? 진상을 밝히라 하는 사람만 바보 된다…

또 며칠 전에는 대기실에 무슨 박사님이 있기에 하소연을 좀 했다. 요즘에는 진보가 뭐만 하면 다 해먹는다고 하고 무슨 말만 하면 양쪽에서 난리다. 무슨 통치의 합의구조가 있어야 될 거 아니냐… 의혹이 어느 정도 중한게 제기되면 일단 사퇴하고 명예회복을 노린다든지… 기사가 이 정도 나면 장관 임명은 포기한다든지… 대한민국 어디로 가는가.

어제는 또 한 명의 추씨, 추 전 의원님 엘지유플러스 문제에 대해 말했다. 그러면서 지도부 선거 얘기까지 갔는데… 옛날에는 진보가 뭐 한다고 그러면 시기상조이고 방법이 거칠 수는 있어도 방향은 맞다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게 다 없어졌다… 정파적 차원에서 선긋기도 좋지만 대의명분에서 우위를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의 고민이 있어야 하고 추 전 의원 사례는 그런 근거가 될 때에야 쓴 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썩은 정치 종쳐라, 저녁 때 쏘주 한 잔 나눌 수 있는 구청장 후보 종철이횽이 출마했다. 이제 이 분들도 50세… 세월이 야속하다. 본인만의 재치와 임기응변으로 상황을 바꾸고 돌파할 수 있다는 그런 근자감은 이제 버렸으면 한다. 소속은 다르지만 뭐 하여간 잘 됐으면 하는데, 잘 안 될 것 같고, 된다고 크게 달라지지도 않을 것 같고, 그럼에도… 이 분들 생각하면 마음이 늘 복잡하다. 그만하고 좀 자야겠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김종철, 조국, 추미애, 추혜선

자기들 좋을대로

2020년 9월 4일 by 이상한 모자

조광조님이 재판에서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 오늘 그 얘기를 했는데, 이게 오히려 판사의 유죄심증 형성할 수 있고 여론이란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 검찰이 질문한 내용은 다 내일 신문에 날 건데… 검찰에선 진술 거부하고 재판에서 진실을 밝히겠다더니 증언 거부하면 누가 그걸 받아들이겠냐… 그랬다. 중요한 건 이걸 다 알면서도 했다는 거다. 법정에선 법적리스크 최소화만 신경쓰고 여론은 SNS로 때우겠다 이거 아니겠나. 뒤집어 말하면 일부 혐의는 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이겠다.

백서들은 체제의 모순까지 조국이 책임져야 되느냐 이러는데, 여러 차례 썼지만 죄가 되느냐 여부와 이런 일을 한 사람을 법무부 장관시키는 게 맞는거냐는 다른 문제이다. 조광조의 SNS 세계에선 아니겠지만, 재판은 여기에 죄까지 되는 거냐의 문제이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조광조님은 주요 혐의에서 무죄가 예상된다고 하는데, 그래서 관계없다. 검찰 수사에 의도가 있고 거칠게 진행됐다고 볼 수는 있겠지만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겨레의 어떤 분은 생각이 다른 모양이다.

그럼 이재용 부회장 수사는 어떤가. 삼성 변호인단은 무엇보다 검찰이 이 부회장을 목표물로 삼은 동기를 적시하지 못한다. 변호인단뿐 아니라 그 누구도 검찰의 부당한 동기를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또 50여차례의 압수수색과 몇백차례의 임직원 소환조사를 과잉수사라고 주장하는 축도 있는데, 사건의 중대성과 복잡성에 비춰보면 최선을 다한 수사였을 뿐이다.

잭슨의 연설을 읽으며 떠오르는 것은 그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다.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이라는 동기 분석이 나오고, 70여차례 압수수색으로 상징되는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아무리 봐도 기소된 혐의와 수사 규모·강도가 비례하지 않는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60671.html

이재용 수사는 맞고 조국 수사는 틀렸다… 근데 시중에 의혹이 제기되는 사안에 대해 수사에 착수를 하지 않으면 실체를 어떻게 파악하나? 그마저도 수사를 무력화할 수 있는 여러 수단을 이미 갖추고 있는 대상에 대해서? 권력에 대해서는 수사를 하지 않고 기소를 하지 않는 게 문제이지, 수사를 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 흑서들이 계속 언급하는 일본인의 수사지휘권 발동… 그것도 불구속 수사를 하라는 거였다. 그 대상자는 이케다 하야토와 사토 에이사쿠였고 둘 다 수상이 됐다. 당시 요시다 시게루 총리의 원투펀치로 이미 거물들이었다.

개혁은 개혁이고 통치는 통치다. 이 정권도 엘리트 통치를 하시잖아요. 프롤레타리아트 독재 아니잖아. 그러면 통치에 무슨 컨센서스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수사 재판에 비협조, 그러면서 언론 통해서는 하고 싶은 말만… 이게 가리키는 모델은 전에도 지적했지만 분파별 이익공유가 통치를 대체한 남미형 정치다.

언론이 논조를 달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윤총장 말마따나 정론지면 체제를 떠받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다른 나라 사람이 한 얘기를 이리 저리 재단해서 구미에 맞게 써먹을 일이 아니다. 그러고보면 요즘 습관화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가령 아래의 글을 보라.

박원순 서울시장 사건은 한국에서도 이에 관한 논쟁의 장을 열고 있다. 사건에 대해 어떤 의문을 제기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는 또다른 정치적 올바름의 과잉 아닌가. 86세대의 ‘내로남불’도 안 되지만, 정치적 올바름의 남용도 안 된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60127.html

(물론 나는 위와 같은 서술 방식 또는 견해에 반대하는 한겨레 기자 몇몇을 알고 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조국,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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