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게임
문통과 스가쨩의 어긋난 만남에 대하여… 어제 라디오 방송에서 얘기하려다 시간이 없어 못했다.
외교부 당국자라는 사람의 말은 오히려 불완전한 합의를 시사한다. 실무선에서, 잠정 합의… 우리는 열린 태도로 기다렸으나… 일본인들이 얼마든지 후퇴할 구멍이 있는 얘기다. 이 정도 수준의 얘기면 그 내막을 공개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그래서 이건 명분있는 반발이라기 보다는 전쟁터에서 비례적 대응 한 거랑 비슷한 얘기라고 본다. 스가쨩이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문통이 대화를 구걸하였으나 내가 두 차례나 원칙있게 거절하였다 라고 언론프레이를 한 것에 대한…
일본은 애초부터 대화의 마음이 없다. 첫째, 문통이 임기 말인데 새삼 뭘 합의하고 개선하는가? 그렇잖아도 골대를 옮기는 나라라고 해놓은 참인데? 둘째, 쿼드니 인도태평양이니 새로운 바이든 행정부가 이런 전략을 진지하게 다뤄주는 이상 한국이 새로 여기에 껴서 일본에 좋을 게 하나도 없다.
셋째, 한국에 기습당하는 것은 아베 신조로 족하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2019년에 아세안+3 회의라고 있었다. 거기서 문통과 아베쨩이 11분간 소파에서 풀어사이드 회담을 하는데, 이때 극우 산케이의 보도가 재미있다. 아베쨩이 문통에게 당했다는 거다. 그냥 악수하고 인사나 하는 줄 알고 모친상 위로하고 그랬는데 갑자기 소파에 앉으라 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시작했고 통역관들이 등장하였으며 정의용은 서마터폰을 꺼내 사진을 찍더라… 한국에 당했다! 이게 그냥 일회적인 얘기는 아닌 것 같은게, 그 다음해에 기타무라 시게루가 와서 정의용 씨에게 당신 사진 기술은 잘 봤다 식의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이때 관방장관은 뭐 당연히 스가쨩이다. 그러니, 또 당해야겠냐? 문통이 저~ 기서 와서 반갑습니다~ 하니까 1분만에 막 도망가는 거지…
어쨌든 협의를 안 한 건 아닌 것 같은데, 일본언론도 계속 보도를 했다. 정상회담 안 한다, 약식으로라도 안 한다, 실무 선에서라도 논의 안 한다… 안 한다 안 한다 왜 계속 보도가 나왔겠나. 뭔가 협의는 하니까 그 결론이 안 한다 라는 게 나오는 거지… 아마 이런 식이었을 거다. 우리가 당신들 도쿄올림픽도 해야 하고 하지 않나 정상회담 하면서 우리가 화끈하게 지지한다고 할 수도 있고 문통도 직접 가겠다고 하고 그러면 모양 좋은 거 아니냐… 그러면 일본은 무슨 소리세요 지금 독도 지도 그거 갖고 막 보이콧 말씀하시는데… 그러면 또 우리는 그거는 지도 문제고 올림픽은 올림픽이지 왜 니들한테 불리한 소릴 꺼내세요 됐고 차나 한 잔 합시다… 그러면 일본은 아니 너네들 독도에서 훈련도 하고 그럴 건데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순 없으니 그거 한 마디 하고 그러면 독도 얘기 또 나오고 보이콧 얘기 나오고 어차피 뻔하잖아요… 그러면 또 우리는 야 너네 자꾸 이럴 거야? 미국한테 클레임 해? 미국이 풀으래잖아. 우리가 피해자인데 대화를 하자고 하잖아 지금! 그러면 일본은 대화를 안 한다는 건 아니구… 시간도 없고요… 그러면 또 우리가 그러니까 약식으로 하재니깐 문통이 스가쨩 쫓아가서 반갑습니다 하면 당신들이 거부할 재간이 있겠어? …… 뭐 이렇게 된 거 아닌가 하는 거지. 암튼 뭐 나의 뇌내망상은 자유 아닌가?
여기까지 상상한 다음, 외교부 당국자의 한 마디가 나오자마자 불타 올라 이것은 넘모나 엄청난 일본의 외교적 결례이다!!! 라고 대문짞만하게 쓴 한겨레를 또 떠올렸다는 것이다. 일본 특파원 3년 넘게 하시고 아베 신조 책도 내신 기자님의 애국적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