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뭐하고 사나
주말에 모 방송국에 갔는데 PD님이 요새 방송 뭐 하느냐고 묻는 거였다. 이제 다들 불러주지 않고 KBS에 남은 데서 퇴출되면 그냥 끝이다 말씀드렸다. 오해마시길. 퇴출을 염두에 두고 행동하겠다는 게 아니다. 내가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결말은 정해져 있다. 그냥 하던대로 끝까지 한다. 그러나, 그와는 별개로 앞으로 뭘 할 거냐는 또 생각을 해봐야 하는 거 아니겠나.
일단 팟캐스트+유튜브 이 조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팟캐스트 한 물 간 거 아니냐 할 수 있겠지만 어차피 클릭수 안 나오는 거는 마찬가지다. 여기서 방향을 좀 고민하게 되는데, 저의 특성상 주류 미디어에 등장하는 이슈 중심을 포기할 순 없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양당 지지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데, 이들 입맛에 맞는 얘기를 할 수도 없다. 외면당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 진보들 이슈 중심으로 해야 하나? 그것도 한계가 있는데, 진보들은 자기들 입맛에 맞는 주제에만 흥미를 갖지 다른 얘긴 아예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답정너 아니면 안 먹힌다. 이건 좀 더 생각해보고.
그담에 수익모델이 있어야 하는데, 이건 돈을 걷는 것 외엔 뾰족한 수가 없다. 돈을 걷게 되면 반드시 두 가지 문제에 부딪친다. 첫째, 뭘 할 때마다 사기치는 거 아니냐고 의심하게 된다. 이건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걸로 해결하는 게 좋다. 매월 31일 딱딱 할 순 없어도 월별로 공개하는 걸 디폴트로 하고 최소 1년 단위로 공개 완료되도록 하는 원칙으로… 둘째, 돈을 냈다는 이유로 돈 낸 녀석들이 갑질을 하려들기 시작한다. 내가 돈을 냈느니 실망을 했느니… 지금 이미 돈 걷은 적도 없는데 그러는 사람들 있지. 이건 어떻게 하지? 초장부터 확실하게 뚝배기를… 아무튼, 출연료 지급 등은 어려우므로 모든 걸 혼자 해야 하는데, 그것도 뭘 어떻게 할지는 장기적으로 생각해보자.
그 담에 장비 등등. 팟캐스트는 지금도 걍 하면 된다. 하던 가락이 있으니. 유튜브… 영상 찍어 편집해 올리는 거는 지금도 불가능하지 않다. 문제는 스트리밍을 할 것이냐 인데… 이러면 좀 복잡해진다. 만일 데일리 뉴스 비평 같은 걸 한다면 스트리밍은 불가피하다.
아니면 다 관두고 심리학과에 다시 갈까? 요즘 유튜브만 눌르면 강형욱이 나온다. 하도 나와서 보게 되는데, 개를 키우고 싶어졌다. 와 근데 강형욱씨가 하는 거 그거 완전 심리학인데. 개를 대상으로 한 싸이코드라마 같기도 하고. 하긴 저게 기본적으로는 다 같은 갈래다. 도구적 조건형성 등의 행동주의 치료방식이 거의 그대로든데… 다시 수원으로 돌아가서 1년 남은 거 마치고 인생 새로 시작할까도 생각해본다.
역시 본질적으로는 글쟁이도 포기하기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도.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녀석들아! 미디어스와 경향신문에… 경향신문은 1달에 1개라 텀이 길긴 한데, 그런 종류로 일거리를 좀 더 만들어보자는 생각도… 근데 그게 내 생각만으로 되나? 나도 일간 김민하 같은 걸 해야되나? 이 모든 걸 결합할 필요도 있는 거 같다.
다 짤리는 와중에 생각만 사방으로 뻗는다. 중세의 왕으로 태어났어야 한다. 아니 근데 크루세이더 킹즈3 한 500시간 하니까 중세 왕도 쉽게 할 게 아니드만. 중세에 사람들이 그러고 살았던 게 다 이유가 있어. 다 알게 돼. 그 얘긴 나중에 또 해보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