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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탈원전

핵폐수라고 하면 왜 안되냐?

2023년 7월 11일 by 이상한 모자

어제 정부가 자기들이 처리수라고 잠시 말했던 게 문제라면 유념하겠다고 했는데, 그러면서 핵폐수란 말은 쓰지 말라고 했다. “지나치게 자의적 해석을 하거나 국민께 근거 없는 불안감만 주는 내용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다.

첫째, 정부가 공식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오염수’가 공식 용어다. 그러므로 정부는 공식석상에서 ‘오염수’라고 해야 한다. 그러나 공무원도 사람이기에 말하다 보면 헛갈릴 수 있다. 그러니 지적을 하면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둘째, 그런데 언론이나 정당 혹은 단체에서 무슨 용어를 쓰든 그건 정부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처리수, 오염수, 핵폐수 뭐라 쓰든 그게 다 무슨 상관인가? 핵폐수가 왜 문제인가? 핵발전에 관계된 작업에 쓰고 남은 물인데 핵폐수라고 부르는 게 뭐 문제인가?

그러고 보면 우리 멋진 자유민주주의 국가 사람들은 다 ‘처리수’라고 쓰고 ‘오염수’라고 쓰는 건 중국이나 러시아 놈들이다(따라서 오염수 방류 반대하는 놈들은 친중이다) 라는 취지의 기사를 쓴 신문도 있었는데, 놀고 자빠졌다. 얼마 전에 네이처 인터넷 사이트에 실린 기사를 인용한 일이 있다. 거기서 “Fukushima wastewater”라고 쓴다. 내셔널지오그라피 기사도 마찬가지다. BBC 들어가서 Fukushima로 검색해봐라. 이 말 저 말 되는대로 쓴다. 당연히 wastewater도 쓴다. nuclear water도 있고 radioactive water도 있다. 뭐라고 쓰든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 되는 거다.

마찬가지 의미에서 라파엘 그로시가 water라고 한 게 그것 자체로 문제라고 생각 안 한다. 뭘 설명하러 온 건지 알 수 없어 의아할 뿐… 원전 추종자 집단이 곧 죽어도 ‘처리수’라고 쓰는 것도 문제삼고 싶지 않다. 남에게 강요만 안 하면.

이름을 뭐로 부르냐 보다 훨씬 중요한 얘기가 많다고 생각한다. 가령 ‘과학 대 괴담’의 구도는 뭘 의도하는 건가? 원전의 최대 약점은 사고나면 수습 불가라는 점이고 이거 탈원전의 가장 중요한 고리다. 그런데 오염수 방류는 사고 원전도 과학적 일상의 범주에 집어 넣는 일이 된다. 사고나도 수습할 수 있다고 하면 원전은 (어디까지나 그들 생각에) 천하무적이다. ‘과학 대 괴담’은 그 얘길 하고 싶은 거다. 양보할 수 있겠냐? 그래서 글도 좀 썼는데 내용 이해가 어려웠던 거 같다. 제목이 마치 AI의 자동 요약처럼 돼있다. 추천 제목을 적어서 보낸다는 걸 깜빡했다. 두통 때문에…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307110300045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탈원전, 후쿠시마 오염수

팔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냐

2021년 2월 4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중앙일보 이정재 씨 글을 보고 한 생각.

내가 옛날에 덤프트럭 아저씨들이랑 일을 할 때,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아저씨들이, 남북통일이 절실하다는 얘길 자꾸 하는 거다. 이게 왜 이러지 이게 아닌데… 알고보니 조직에 들어온 자주파 성향 상근자가 통일되면 북한에 개발을 해야 되고 그러면 덤프 일거리가 아주 많다고 했다는 거다.

이게 먹히는 거야. 알겠어? 남북통일 필요하냐고 물어보면, 그동안은 반대한다고 했어. 근데 실생활의 문제로 오면 솔직히 다 그런거는 이렇든 저렇든 상관없는 거야. 남북통일이 어쨌든지 남의 일이고 돈! 먹고 사는 문제!

원전 이거 마찬가지라고. 남북관계가 개선이 된다? 뭐 상관없어. 원전만 할 수 있으면 되지. 북한에 원전을 건설하라! 탈원전은 잘못됐다! 그러다가 다시 오늘날에 이르면… 탈원전이라면서 북한에 원전을 지어준다니! 이 얘기를 왜 탈원전을 안 하냐로 가면 나는 맞는 비판이라고 본다. 근데 아니잖아. 이게 뭐냐 도대체?

이러고 있는데 이정재 씨가 정답을 제시했다. 북한에 원전을 지원하고 싶다면, 탈원전부터 바꾸자! 그러니까 이적행위는 핵심이 아니지 지금… 아 너무 웃기다 진짜.

이해를 못할 듯 하여 이정재 씨 글을 부분 인용한다.

대북 원전 지원은 할 수 있다. 다만 두 가지 전제가 꼭 필요하다. 북한의 비핵화와 한국 원전 산업의 발전이다. 이 둘이 충족돼야만 명분과 실리가 생긴다. 보수 정부 시절엔 이런 전제를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결이 다르다. 대통령은 언제부터인가 북한 비핵화를 입에 올리지 않는다. ‘대화’만 말한다. 남북 연락사무소가 폭파당하고, 서해에서 공무원이 사살돼도 ‘대화’만 말한다. 그러니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해 국민의 의구심만 커진다.

두 번째 전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문 대통령은 2017년 6월 “원전은 안전하지도 않고, 저렴하지도 않으며, 친환경적이지도 않다”고 했다. 그래 놓고 이듬해 체코 총리와 만나 “한국은 지난 40년간 원전을 운영하면서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며 세일즈를 했다. 원전에 대한 대통령의 말이 이 때 다르고, 저 때 바뀌니 국민이 믿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원전은 남북을 잇는 평화의 교두보로 안성맞춤이다. 한반도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정치적 진실 공방으로만 흐르면 이 정부는 물론 다음 정부도 원전 카드를 잃게 된다. 결국 한반도는 원전도 평화도 잃고 말 것이다. 이 모든 일의 출발점에 탈원전이 있다. 탈원전은 탄소 중립과 미세먼지 해결을 어렵게 하고 일자리와 미래 먹거리를 파괴한 주범이다. 급기야 이젠 대북 원전 지원마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리더의 잘못된 비전이 부른 후과(後果)가 이리도 무겁다. 이쯤 되면 대통령이 결단할 때다. 차라리 이참에 북한 비핵화+대북 원전 지원+탈원전 폐기의 3종 세트를 공개 선언하고 국민적 동의를 구하면 어떤가.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탈원전

뽀요이스

2021년 2월 2일 by 이상한 모자

지난 주 금요일에 방송국에 가서 김종대 선생에게 말하길… 이적행위라는데 김영삼 김대중 정권도 다 이적행위네요… 북핵 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제네바 합의 때부터 거론된 얘기인 걸 모르지 않는다. ‘북원추’가 놀랍지 않다. 금요일 방송에서도 얘기했다. 과거에 다 한 얘긴데, 그냥 이적행위로 점프하기 뭐하니 탈원전 내로남불을 뒤섞고 있다…

토요일 방송에서는 제네바 합의의 기본 얼개를 설명하고 지금과 그때가 다른 조건이라는 것도 얘기했다. 이제 북한은 핵보유국을 말하고 있고 경수로에서도 핵물질 추출이 가능하다는 얘기도 있다. 그런 차원에서 ‘북원추’는 좀더 어려운 얘기가 되었는데, 그렇더라도 1) 공무원 수준에서 검토한 흔적인지 2) 정부 차원에서 여러 비핵화 시나리오의 하나로 검토하다가 현실성 없어 제외한 것인지 3) 야당 주장대로 실제 추진했으면서 비밀로 한 것인지… 에 따라 평가는 다를 수 있다. 1)이나 2)면 전혀 문제가 없다. 3)이면 앞서 조건 때문에 문제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적행위’란 평가는 앞뒤가 없는 것이다. 일요일 방송에서도 같은 얘기를 했다.

월요일 아침 인터넷 방송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했는데 진행자는 상당한 의심을 가진듯 보였다. 말단 공무원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냐? 하기에 과장이 시켰는지 국장이 시켰는지 장관이 시켰는지 모르지만 시켜서 한 일일 가능성이 큰 건 사실이다. 그러나 충분히 내부검토 할 수 있는 맥락이 있다고 했다. 탈원전인데 북한에 원전이 웬말이냐 하기에 편의점 주인이 금연한다고 담배를 안 팔겠느냐… 그게 문제면 탈원전을 더 철저히 하라고 해야지 이적행위라고 하고 문제를 다 뒤섞어버리면 되겠느냐 라고 했다.

어제 방송에선 뉴스 화산 김수민 씨가 산자부와 원전산업계가 남북 해빙 무드에 올라타려던 흔적이라는 해석을 제기했다. 이것도 설득력 있다고 본다. 이 정권 이후 핵공학계는 초상집 분위기다. 탈출구가 있어야 한다. 한수원의 원전 수출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문통이 카자흐스탄 대통령 만나서 우리가 원전은 진짜 짱짱맨이다 혹시 관심있으면 연락줘라 한 일도 있었다. 과거 존 볼턴은 북한의 핵과학자들까지 비핵화 범주에 넣었다. 이들을 평화적 핵 이용에 집어 넣을 방도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지은 원전이니 우리 인력들도 간다”고 하면 좋을 것이다. 윈-윈? 2018년에 북한에 원전 지어주잔 얘기 보수논자들이 왜 했는지 이해되지? 먹고 사는 게 제일 중요하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뽀요이스, 제네바 합의, 탈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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