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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컴퓨터

되는 일은 없지만

2024년 11월 27일 by 이상한 모자

얼마 전에 먹고 사는 이러한 비루한 일에 대하여 어떤 분에게 이런 저런 하소연을 한 일이 있는데, 그 분이 그랬다. 생업이 힘들지요 ㅎㅎ… 생업… 그렇다. 생업이다. 나한테 많은 분들이 그렇게들 얘기들 하셨다. 생업이라고 생각하라고. 유튜브를 다 박살내고 싶지만, 시대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오늘도 뭐 훌륭하신 분들과 홈플러스 푸드코트에서 점심식사를 하는데, 푸드코트에 입점해있는 식당분들이 알아보더라… 사람들이 유튜브를 보는 시대다.

웬만한 수단으로는 대한민국 정치와 뉴스의 호흡을 제대로 따라갈 수조차 없는 시대다. 가령 지난주 목요일 오전에 주간지에다가 이재명 재판 얘기를 썼단 말이다. 약간 고민했다. 뭐라고 써야 하나? 완전 망했다는 걸 전제로 써야 하나, 아니면 좀 유보적으로 써야 하나? 유보적으로 써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왜? 이 잡지는 이번 주 초까지 생명력을 가진다. 그런데 월요일에 위증교사 판결이 나온다. 예상은 어려울 거라고들 했지만, 확증을 갖고 쓸 수는 없는 거다. 결국 이렇게 됐다. 완전 망했다는 얘기로 갔으면, 이번 주에 잡지가 어떻게 됐겠냐. 이런 게 보통 일이 아니다. 보통 일이 아닌 것 투성이다!

내일 아니 오늘은 원래는 안과 예약이 잡혀있었다. 그래서 오전 시간을 비워놨다. 그런데 갑자기 의사가 부친상을 당했다는 거다. 예약은 다시 거의 한 달 후로 밀렸다. 원래는 8월에 예약을 시도한 것이었다. 안과 진료를 받지 말라는 신의 계시인가?

신의 계시라고 하니, 최근 윈도우 컴퓨터에 블루스크린이 자꾸 떴다. 2년 전인가에 당근마켓에서 중고 구매한 메인보드가 말썽이 아닌가 추측했다. 블루스크린은 신의 계시가 아닌가? 이번 기회에 업그레이드를 단행하였다. 괘씸한 인텔을 버리고 AMD로 갈아탔다. 인생 최초로 현시기 최신 고급 CPU를 도입하였다. 물론 다른 부품들은 그렇게까진 아니지만… 가령… 램오버를 해야 하는데 적당한 램을 성급히 구매한 탓에 안 된다…

부품을 교체하고 연결하는 과정은 나름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냥 막 하는 게 아니고, 나름대로 머릿 속으로 배치를 시뮬레이션 해가면서 배치를 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케이스를 연 김에 청소도 하고, 선 정리도 하고 말이다. 게다가 이 시스템에는 하드디스크도 2개나 달려있고 SSD도… 하여간 옛날부터 써온 게 이것 저것 주렁주렁 붙어있다. 정리해야 할 게 많다. 다 해놓고 보니 올 하반기에 가장 잘한 일처럼 생각 되었다. 케이스를 딱 닫고 보니 마치 외제 차라도 한 대 들인 양 든든한 기분이다. 원래 쓰던 거지만 케이스도 새삼 멋지고 말이다.

요즘은 무조건 컴퓨터 내부에 뭔 불이 번쩍 번쩍 들어오게 해서 정신이 없게 만들고 그 빛을 감상하기 위해 투명 아크릴 처리를 한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내 케이스에는 그런 거 없다. 육중한 검정색 철제 케이스이다. 이른바 저소음 컨셉인데, 버튼 하나 누르면 저소음 따위는 벗어 던지고 화장실 환풍기 정도의 소리를 낸다. 팬 컨트롤을 메인보드가 하지 않는다. 보드가 통제하는 건 오로지 CPU 쿨러 뿐이다. 그러니까, 그 뭐냐. 수동기어랄까?

푸념 같은 걸 쓰려고 했는데 컴퓨터 얘기에 흥분해버렸네… 자야겠다.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컴퓨터

옥동자가 되고 싶었다

2024년 4월 21일 by 이상한 모자

어제는 모처럼 100년만에 호프집이라는 데에를 갔다. 나는 가짜맥주를 한 잔 마셨고 상대는 혼자 소주를 두 병을 마셨는데, 왜 운동권이 되었는지 등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인터넷에서 논쟁한 얘기를 하다 건설노조 얘기가 또 나왔다. 그때는 잘 몰랐는데 지나고 보면 그 때의 기억은 운동권으로서의 원체험 같은 것이다. 인터넷 논쟁이라는 것은 언제든 그만두면 그만둘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덤프에서의 경험 이후로는 뭔가 돌아갈 수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 그 중에서도 결정적 기억이 언젠가 여기다 썼지만 저임금 받으면서 지부에서 일하는 여성 상근자들에 대한 거다. 언젠가 어디서 이 얘기를 하는데, 어떤 분이 화물에서도 비슷했다고 하시더라. 사실 덤프에 있으면서 화물 얘기도 많이 들었다. 그때 화물에 있었던 사람들 이름도 기억한다. 지금와서 보면 왜 저기서 저러고 있나 싶은 분도 있고, 지금은 어디서 뭐하나 궁금한 분도 있다.

어느 시점으로 돌아간다면, 지금과 다른 삶을 살 수 있었을까? 아니었을 거라고 얘기했다. 물론 아예 다른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좀 얘기가 다를 수 있다. 부자의 아들로 태어났다면? 유튜브로 대성했을수도? 롤모델은 옥동자로 유명한 정종철씨다. 어느날 유튜브를 보는데, 정종철씨가 컴퓨터를 얘기하고 있는 거였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계속 지켜보는데 그래픽카드의 팬을 다 떼고 수냉쿨링을 하겠다는 게 아닌가? 그것을 위한 키트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주문해서 부착하는 걸 보여주겠다는 거다. 그런데 실제 집도에 들어가니, 그래픽카드에 붙어있는 커패시터의 크기가 문제가 되었다. 그것들이 너무 커서 수냉쿨링을 위한 가이드가 붙지 않았다. 그러면 이쯤에서 실패로 끝나야 하는데, 옥동자는 바로 이걸 포천 컴퓨터 허준에게 들고 가서 커패시터를 높이가 낮은 걸로 교체해버리고, 아크릴집에 가서 가이드를 일부 개조한 후에 장착을 해버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그래픽카드 수냉 개조를 성공적으로 끝마치게 되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근데 이렇게 한다는 것은 덕력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다른 영상을 보니 온통 뚜껑을 따고 벤치를 돌리고 이런 것만 있다. 난리가 났다.

다른 평가를 보면 매우 다양한 취미를 갖고 있던데, 사진 요리 낚시 등등… 만약에 나도 부잣집 아들로 태어났다면 저렇게 살았겠다 싶더라. 어제 대화 중에 중독이 잘 되지 않는다는 얘기도 했는데, 술에도 중독이 된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한 방에 끊게 되더라… 게임도 중독인 거 같지만 안 하면 또 안 할 수 있다… 근데 그걸 뒤집어 말하면 뭐든 몰두할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컴퓨터 업그레이드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는데, 수입 급감으로 접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괜히 수냉 시스템을 갖추고 싶어진다. 큰 필요는 없지만… 아직 하루의 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눈의 초점이 맞지 않아 이만 쉬어야 한다.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옥동자, 정종철, 컴퓨터

도 닦는 기분으로

2023년 11월 29일 by 이상한 모자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봤는데 흰 머리가 많았다. 몇 개 뽑다가, 그냥 두기로 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느끼는 변화 중 하나는, 쓰던 물건들도 다들 나이를 먹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거다. 나의 소중한 윈도우 PC도 이제 상당히 늙었다. 한때는 큰 결심을 하고 구매했던 SSD도 이제는 다 구세대의 물건이다. 256기가바이트와 512기가바이트의 SSD가 장착되어 있는데,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웬만하면 1테라 이상의 SSD를 장만하는 추세이고, 또 무조건 M.2 슬롯을 활용하는 시대 아닌가. 마침 세일도 하는 것 같아 M.2 슬롯에 장착할 고용량의 SSD를 장만하였다.

물론 순조롭지는 않았다. 기적적인 가격을 걸어 놓고는 정작 주문을 하자 오류였다며 주문취소를 강권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시작부터 산 넘어 산이었다. 방열판은 메인보드에 자리가 없어 장착할 수 없었고, 일전에 중고로 구매한 메인보드에 M.2 SSD 거치대라고 할까 나사가 없는 등… 어찌어찌 임기응변으로 장착을 해내는데만도 상당한 시건을 허비해야 했다.

이제 이 고용량의 SSD를 운영체제용으로 사용하는 계획을 완수하면 되는데, 애초의 계획은 reflect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256기가의 SSD를 그대로 새로운 SSD로 옮기고 바이오스에서 부팅 순서를 바꿔주는 거였다. 그러나 생각한대로 잘 되지 않았다. bcdboot 명령어 등을 활용하여 이런 저런 대처를 해보았으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애초 256기가 SSD에 OS가 설치된 환경이 레거시 모드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MBR 파티션이었던 것이다. 이미 새로운 SSD는 GPT로 파티션을 잡아 놓은 상황…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문제가 될 것 같고, 결국 윈도우를 새로 설치하고, 이번 기회에 모든 것을 다시 설정하는 걸로 바꾸었다. 그리고 남은 256기가, 512기가 SSD는 각각의 10% 정도 용량을 별도 파티션으로 잡은 후 나머지를 스팬 볼륨으로 연결해서 쓰기로 했다. 이것까지 포함해 이런 저런 설정을 하고 나니 이 시간…

짧게 적었지만 온갖 시행착오를 거치는 것은 마치 도를 닦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드는 일이었다.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마음을 다스리면서 방송을 만든다는 사람들로부터 들은 얘기들을 곱씹어 보았다. 결국은 그런 거다. 나는 사람들이 궁금해하지 않는 것에 대한 답만을 갖고 있다. 다들 나에게 더 이상 궁금한 게 없는 거 같다. 나는 답을 줄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인간-지라시 같은 얘기들이다… 평론가란 뭐고, 뭘 해야 하는지, 그런 고민은 답을 줄 수 없는 사람들의 자기합리화 같은 얘기로 들리는 거지. 내가 볼 때는 방송 만든다는 사람들이 신문보다 못하다. 그걸 알까?

오늘은 저녁 식사로 이삭토스트라는 것을 사와 먹으면서 넷플릭스 삼국지를 잠시 보았다. 서주공방전 대목이다. 도겸의 구원 요청에 유일하게 응한 유비가 서주목을 한사코 거부하는 장면인데, 장비가 그럴 필요까지 있느냐 하니 유비가 대꾸를 한다. 내가 남들보다 나은 게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인의와 도덕 타령을 포기 안 한다는 거고 다른 하나는 황실 종친으로 한실 중흥에 진정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게 나중에 보면 다 소용이 없지만 어쨌든 이 귀 큰 녀석이 그걸로 먹고 산 것도 사실이다. 나도 남들보다 나은 두 가지를 얘기해야 하는데, 그건 다음 시간에…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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