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스테핑 왜 중단하나
왜 중단하긴 왜 중단해 개같으니까 중단하지! 근데 나 같이 할 일 없는 사람들은 이런 것도 내막을 이런 저런 시나리오로 추정하는 게 습관이다. 두 가지 시나리오를 떠올렸다.
첫째는 윤통이 저 MBC 기자놈 저거 쳐부술 때까지 난 기자들 안 본다 라며 화를 냈을 경우. 기류가 읽히는 게 심상치않다. 언론 보도를 보면 대통령실은 그 기자를 징계해야 한다는 분위기라는 거다. 근데 무슨 징계? 어느 차원에서 징계? 대통령실 직원도 아니니 대통령실이 할 순 없을테고 기자단에서 뭔가 조치를 취하라는 거 아닌가?
근데 기자단이 뭘 근거로 징계를 해야 되냐? 기자가 대통령에게 물은 건 뒤통수에다 대고 “뭐가 악의적이냐”라고 한 것 뿐이고 나머지는 비서관에게 항의한 것 정도다. 질문한 게 죄인가? 아니면 비서관에게 대든 게 죄인가? 누구 말마따나 슬리퍼를 신은 게 문제인가? 여기가 고등학교냐?
둘째는 참모진이 제발 도어스테핑 그만합시다 라며 말렸을 경우. 금요일 윤통의 태도를 보면 상당히 노기가 서려있다. 질문 다 됐느냐며 들어갈 때도 뒤통수가 불쾌한 기운이다. 윤통은 뭐라 그러면 더 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 오늘 약식회견 했으면 MBC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또 지난주 일에 대해 물을 거고, 그러면 윤통은 더 수위가 높은 답을 했을 거다. MBC를 마녀사냥하는 것과 별개로, 그렇게 되면 참모 입장에선 감당이 안 된다. 그러니까 기자단에는 MBC 기자 좀 빼달라고 하면서 대통령에겐 당분간 약식회견 하지 마시죠 제발 부탁입니다 저희가 어떻게 좀 공간을 마련해보겠습니다… 애걸복걸 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
차라리 그런 거라고 하면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하는데. 고생들이 참 많아. 동아일보 이재명 씨 그 MBC 나빠요 10개조 쓰면서 자기도 얼마나 자괴감 느꼈겠어. 느꼈겠지? 느낀 걸로 하자고. YTN 출신 비서관은 별 거리낌이 없는 거 같긴 하더만.
뭐든지 좋게 생각하자고. 같이 좋게 생각합시다. 같이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좋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