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0 세대 어쩌구
솔직히 양심이 있나,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니냐란 생각이다. 지난 주 모 방송에서 830세대(말은 잘 만들어요)를 앞세워 당 혁신을 해야 한다기에, 좋은 말씀인데 공천 과정에서 한 일 보면 믿음이 안 간다… 지역에서 성실히 준비하는 사람 다른 지역구에 꽂더니 그것마저도 뒤집어서 집에 보냈다… 필요할 때만 이용하고 정작 밥그릇 걸리면 쫓아 내면서 무슨 830이냐 했다.
말미에 이준석 최고 얘기가 나왔다. 이준석 최고가 보수의 젊은 세대 중엔 그래도 차세대 리더가 될 것이다… 선거 과정 중에 “준석이”란 단어를 여기저기서 십 수 차례는 들은 것 같다. 정치인 답게 발이 넓으시고… 근데 뭐 얼마나 친하길래 준석이 준석이인지…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830세대 얘기를 하니 기가 막힌다. 아무튼 내가 그랬다. 이준석 최고도 물론 좋은 말씀 많이 하시고 리더도 되시겠지만 따지고 보면 슬픈 케이스다… 비대위원 할 때 박근혜 후광으로 버틴 측면이 있는 거고 이후에는 자기 목소리 냈지만 해외의 훌륭한 대학을 나왔다든지 하는 배경이 든든하니까 또 가능한 것 아니겠나. 이준석 최고가 앞으로 잘 되겠지만 어떤 전형이나 모델이 되기는 예외적 경우 아닌가…
그랬더니 다들 뭐 아니다 하바드 나온 게 뭐 어떠냐 한 마디씩 하는데 외롭더라. 하바드는 뭐 자기 혼자 잘나서 가는 겁니까 라고 하고 싶었으나 말았다. 최소 정치인 친구 아버지 정도는 둬야 이준석 최고 정도의 성취가 가능한 거 아닌가? 어떤 분이 또 그랬다. 김민석을 보라, 386중에 누구 한 사람이 치고 나가니까 동세대들이 같이 크는 효과도 있지 않은가. 뭐 그 말도 맞다. 김민석이 좀 되니까 그 다음에 젊은피 수혈론도 있었던 거다. 어차피 다 디제이가 한 거지만. 김종인이 디제이 역할을 할까? 뭐 아무튼 이준석 최고한테 기계적으로 대입하면 젊은-엘리트-벤처기업인(이건 좀 애매하지만) 출신들이 치고 올라오는 그림도 생각해볼 수 있다.
투표 다음 날 어느 인터넷 방송에서 어떤 분이 이제 시대가 변했다, 색깔론은 안 먹힌다, 진보적 이슈가 앞으로의 선거를 주도할 수 있다 라고 했는데, 그 말도 맞다고 하면서 젊은 세대의 경우는 보수적 논리가 또 다른 형태로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위선론이다. 진보가 겉으로는 명분 말하면서 뒤에서는 자기 이득이나 챙긴다는 거다. 위선떨면서 자기 사람 챙기는 진보보다는 대놓고 야비한 솔직한 보수를 지지하라. 플러스 젊은 경영인의 능력주의. 보수정치는 죽 쑤지만 더 넓은 의미에서의 포석은 차근차근 갖춰가고 있다. 인구 구성과 지역 여론, 주류 정치 구성의 변화 등을 근거로 재정렬 등 얘기하는 걸 내가 별로 선호하지 않는 이유다. 미국 정치도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