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안내
  • 이상한 모자
  • 야채인간
  • 김민하 공화국
  • 신간 안내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이동관

이러다 부도나겠다

2023년 11월 16일 by 이상한 모자

업계 사람이 아니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모르실 것이다. 어제 누가 예의상 하는 말인지 그러더라. 티비만 틀면 평론가님이 나와요. 평소 같으면 그냥 웃고 마는데 어제는 진지하게 말씀드렸다. 제가 티비는 딱 2개 프로그램이 남았습니다. 하나는 매주 목요일에, 하나는 격주로 금요일에… 오늘 그 목요일에 하는 프로그램을 갔는데, 프로그램 폐지 통보를 받았다. 2주만 한다더라.

가짜뉴스하면 혼나는 이동관 시대? 정말 무서운 거는 가짜뉴스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뉴스 그 자체를 안 하게 되는 거다. 여러분들 기억 잘 안 나실텐데, 사람뉴스를 안 하고 동물뉴스를 하던 시대가 있었다. 그게 이동관 시대다. 김포 서울 편입 뉴스하고 현실성을 따져보는 게 아니고, 그냥 그런다더라 하고 끝내는 거, 그게 이동관 시대다. 좌편향 나꼼수 진행자를 내쫓고 우파 유튜브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게 아니다. 그냥 아예 방송을 안 하거나 정 해야되면 구사대가 하는 거다. 좌파 뉴스를 끊게 하고 우파 뉴스를 보게 만드는 게 아니라, 아예 뉴스를 안 보게 만드는 거, 그게 이동관 시대다.

기술을 배워야 하나? 이제와서 기술을 새로 배울라니 성질이 뻗친다. 수입이 전성기의 한 4분의 1로 줄었다. 더 줄어들 것이다. 슬픈 기분으로 집에 와서 반찬 만들 힘도 없고 라멘 시켰는데 1시간이나 지나 전화가 와서는 배달원이 수배가 안 된다며 취소를 하라는 게 아닌가? 라이더들이 파업을 하는지 검색까지 해볼 정도였다. 내 1시간은 뭐였나. 결국 돈까스 시켰네. 이러니 살이 찌지. 그래도 방송에서 이동관 탄핵 만만세는 안 부르는 게, 그것이 양심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방송, 이동관

인권은 보장돼야 하나 내가 볼 때 너는 인간이 아니다

2023년 8월 1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이동관씨가 이렇게 말했다.

“언론은 장악될 수도 없고 장악돼서도 안 된다”, “공산당의 신문이나 방송을 언론이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실이나 진실이 아니라 (일방의) 주장을 대변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을 기관지, 영어로는 ‘오건'(organ)이라 한다”

즉, 언론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지만 언론이 아닌 것의 자유는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며, 대한민국 언론에는 언론이 아닌 것이 섞여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언론이 아닌 것’을 정하는 건 누구다? 이게 요즘 전형적인 21세기형 극우포퓰리스트들의 문법이예요… 길게 설명하기도 귀찮아 이제.

오늘 대통령이 여러 말씀 하셨는데, 주옥 같다. 순살아파트 그거는 다 전 정권 때 만들었어요… 도대체 전 정권 얘기를 안 하면 한 마디도 못하는 건지 원…

“학생 인권을 이유로 해서 규칙을 위반한 학생을 방치하는 것은 인권을 이유로 사회 질서를 해치는 범법행위를 방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규칙 위반 학생을 누가 방치했습니까… 학부모 악성 민원과 모든 걸 교사에 떠넘기는 무책임, 이상한 아동학대법 때문에 못살겠다고 아우성인데, 폭염에 거리로 뛰쳐나와 지금 그렇게 목놓아 얘기를 하는데, 왜 이런 얘기를 하는 거냐… 근데 이게 나름대로 일관성 있는 세계관이다.

학생 인권=진보교육감=민주당 VS 학생 응징=교권=바로 나
범죄자 인권=민변=검수완박 VS 범죄자 응징=검찰=바로 나
가짜 평화 타령=공산주의=주사파 VS 한미일 핵동맹=자유민주주의=바로 나
탈원전=괴담=문재인 VS 원전=과학=바로 나

성의있게 뭘 쓰기도 싫다.

말이 나왔으니, ‘나만과학’들 중에 정범진씨라고 있지? 윤캠프 출신이고 나꼼수 주진우를 라이브로다가 혼내줬다든가, 남이 얘기하는 건 다 괴담이고 미신이고 지들이 얘기하는 거는 다 과학이라고 하는. 근데 과연 그럴까? 지난 주엔가 라돈침대 얘기를 쓴 SBS 글 첨부한다. 내가 이 계기가 된 조선일보 글도 보고 다 봤거든. 진짜 괴담 유포 세력은 누구냐? 함 자세히 들여다봐라. 일단 아래는 문제의 조선일보 글 일부.

탈원전 정권에서 라돈 침대는 설 땅이 없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2020년 신문 기고에서 “침대 회사는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봤고 국민은 근거 없는 공포에 시달렸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과학을 믿지 않고 원자력에 대한 편견을 극대화하려는 소수의 정략적 판단이 이런 코미디를 낳았다”고 했다.

(…)

나는 머지않아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수입되고 오염수도 라돈 침대처럼 잊힐 것으로 확신한다. 그렇게 판단할 만한 과학적 지식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정치인과 과학자 중 한쪽을 믿어야 할 때 서슴없이 과학자를 택할 뿐이다.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3/07/11/RZJGXURGVRDQDGSTPELA7DK4E4/

이제 이 글의 반론격 되는 SBS 글. 일부만 발췌하지만 전문을 다 보시라.

굳이 말하자면 기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영향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 보고서를 신뢰하는 쪽이다. 라돈 침대 이슈를 취재하면서 방사능 이슈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해당 칼럼에 대해선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괴담을 비판하기 위해 괴담을 생산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

라돈 침대는 탈원전 정책 탓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내세우는 근거가 검찰이 라돈 침대 회사 대표를 불기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검찰 수사의 쟁점은 회사 대표의 고의성 여부였지 라돈이 몸에 나쁘냐 마냐가 아니었다. 라돈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건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고, 1992년 라돈핵종의 인체 피폭 위험도를 평가한 한국원자력연구소 연구는 IAEA와 공동으로 이뤄졌다. 후쿠시마 오염수 영향을 평가한 바로 그 IAEA 말이다. 라돈이 인체에 나쁘다는 건 이미 입증된 과학적 사실이지 검찰 수사로 가릴 일이 처음부터 아니었다. 담배회사 임직원들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폐암 환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해서 담배가 폐암의 원인이 아닌 건 아니듯 말이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284478

이 글에는 기자가 당시 정범진씨 글에다가 반론을 한 글도 링크가 돼있는데, 글에 들어있는 것이지만 그것도 함 봐라.

한편으로는 결국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고 싶었던 게 이 부분이 아니었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탈원전 정책 기조로 관련 산업은 쪼그라들고 전공자들이 설 자리는 좁아졌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저도 익히 보았습니다. 교수님께서도 많이 속상하실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개인적으로 현 정권의 탈원전 정책에 100%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대 사건을 탈원전 정책과 엮어 ‘정략적, 정무적’이라 말씀하시는 건 지나친 비약입니다. ‘탈원전 때문이다’라는 결론을 이미 정해놓고 중간 과정의 사실관계를 아예 무시하거나 곡해하셨기 때문입니다.

(…)

여담이지만, 칼럼을 기고하신 그 신문도 딱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재작년 한참 라돈 침대 사태로 시끄러울 때 해당 신문은 ‘별 문제 없는데 난리를 쳐서 애꿎은 업체만 망하게 생겼다’라고 악의적 보도를 했다가 원안위가 결과를 정정하고 파장이 커지자 급히 기사 제목과 문장을 수정하고 사실상 꼬리를 내렸습니다. ‘외부 기고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다’지만, 이제 와서 팩트체크조차 하지 않고 칼럼으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싶기도 합니다.

아, 한마디 보태면 올해 초 검찰의 불기소 결정 이후 많은 언론이 이를 보도했습니다. 물론 칼럼이 실린 신문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아 모르고 지나치셨을 수 있겠습니다만, ‘언론에 제대로 보도되지 않아서 모르고 지나칠 뻔했다’는 말씀은 조금 어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왜 불기소 후 석 달이나 지난 시점에 이런 칼럼이 나왔을까 고민해봤습니다만, 저희 뉴스를 시청하시는 것도 괜찮은 대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SBS뉴스는 올해 초 메인 뉴스에서 리포트 2개에 걸쳐 5분 가까이 해당 이슈를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738339

아 그런데 SBS 기자로 하여금 “딱하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 “칼럼을 기고하신 그 신문”은 어딜까? 본문에도 링크 돼있지만, 말할 필요가 있는가? ‘나만과학’의 선두주자 조선일보지.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06/2020040603911.html

이게 다 뭐하는 거냐 도대체?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라돈침대, 이동관, 정범진

이동관의 미디어 생태계 복원이란 무엇인가?

2023년 7월 29일 by 이상한 모자

매일 아침 신문을 읽지만 아무래도 놓치는 것들, 혹은 가볍게 보고 잊어버리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있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부지기수겠지. 그래서 일간지 칼럼 등을 모아놨다가 한 번에 다시 본다. 읽은 것을 또 읽는 것이다. 조중동과 한겨레 경향이 다 포함된다. 마침 금요일 밤 방송도 짤렸으니 시간이 많아져 여러 생각을 했다.

그러한 와중에 오늘 이동관씨가 한 말에 대해 잠시 생각한 바가 다시 떠올랐다. 이동관씨는 이렇게 말했다.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의 복원, 자유롭고 통풍이 잘되고 소통이 이뤄지는 정보 유통 환경을 조성하는 데 먼저 총력을 기울이려 한다”, “이제 대한민국에도 영국 BBC 인터내셔널이나 일본 NHK 국제방송처럼 국제적 신뢰와 인정을 받는 공영방송이 있어야 한다”, “넷플릭스처럼 콘텐츠 거대 유통 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복원’이라는 것은 뭔가 이전의 좋았던 시절로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뒤이어 나온 문구들을 보면 그것은 복원이 아니라 비가역적 변화, 가지 않은 길을 가려는 시도로 느껴진다. ‘BBC나 NHK’를 예로 든 게 아니라 ‘BBC 인터내셔널이나 NHK 국제방송’을 말한 걸 보면 그렇다. 지금까지 정부 여당 행태의 맥락과 연결해보면, 이건 결국 공영방송이 국내적 쟁점에 대해 관점이나 논조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냥 뉴스 읽는 정도로나 하고, 굳이 심층적인 걸 하고 싶다면 국제뉴스를 다루라는 것 아닌가?

그런데 여기서도 NHK 국제방송에 대해선 한 마디 안 할 수가 없다. 일본의 경우 NHK 국제방송이 언론의 역할이 아니라 일본 정부의 입장을 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돼왔다. 그짓말 같냐? 2014년에 한국의 공영방송 장악 방식으로(경영위원회 위원을 친정권 인사로 꽂고, 그들이 친정권 인사를 회장으로 선임하는 방식) 선임된 모미이 가쓰토 당시 NHK회장님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국제방송에서의 영토 문제 등을 다루는 방식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정부가 ‘우’라고 하는 것을 ‘좌’라고 할 수는 없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하여는 어느 나라에서나 있던 문제이므로 일본만 문제 삼을 것은 아니라는 식으로 말했다. NHK 국제방송이 자기들 입장을 해외에 알리는 나팔수가 되기를 바랬던 정권의 바람을 반영한 것이다. 한 마디 하고 만 게 아니라 실제 정권 차원에서 그러한 일이 기획되고 추진되었다.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일본 총무상은 5일 “우리나라의 생각이나 매력을 세계에 정보로 발신하는 것의 중요성이나 (이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를 담당하는 우리나라 유일의 국제방송인 NHK국제방송의 존재 방식 등을 조속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NHK가 전했다.

신도 총무상은 이를 위해 NHK국제방송을 담당할 `전문가 모임’을 설치하겠다고 밝히고 이 모임은 “NHK국제방송이 어떤 형식으로 어떤 내용을 방영해야 더 좋아질 것인지, 국제방송이나 일본의 정보 발신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다시 검토하고 점검하자는 것이 가장 큰 취지”라고 설명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40805179500073

이런 흐름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라는 어떤 신문은 아베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라며, 만일 2023년 한국에서 했으면 괴담세력의 괴담같은 얘기가 됐을 주장을 용감하게 사설로 제기하기도 했던 것이다.

FT는 9일(현지시간) ‘아베의 국수주의, 걱정스러운 전환’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아베 총리가 부상하는 중국이 위협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자신의 국수주의 어젠다를 더욱 강력히 추진하면서 일본 민주주의에 우려할만한 영향을 일부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아베 총리가 임명한 NHK 경영위원 4명 가운데 1명도 난징(南京) 대학살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으며 또다른 경영위원은 여성의 ‘합리적인’ 위치는 가정이라는 발언도 했다.

NHK는 9일 치러진 도쿄도 지사선거를 앞두고 원전쟁책이 선거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원전산업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억압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

신문은 이어 아베 총리의 계획은 지속적으로 토론을 방해함으로써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리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베 총리가 상대적으로 열린 일본 사회를 공격하는 구실로 중국 위협론을 사용할 경우 비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ttps://www.yna.co.kr/view/AKR20140210084700009

물론 우리는 일본이 아니기에 양상은 다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쨌든, 방금 FT의 2014년 사설에서 오늘날의 정세를 읽을 수 있듯, 본질적으로는 유사한 무언가의 역할을 요구하게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그리고 그건 앞에 썼듯 ‘복원’이라고 보기 어렵다.

별 뜻 없이 한 말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경험해 본 바 있기에 빈말로 들리지 않는다. 뒤에 넷플릭스 얘기도 그냥 한 얘기는 아니지 않나 싶은데, 뭐 차차 보면 알겠지요.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NHK, 이동관
1 2 다음 »

최근 글

  • 좋은 말로 하면 악플이 아니게 되나?
  • 이단이 되어야
  • 주식 투자를 10억씩 하는 사람들의 훈계
  • 행복한 사람, 오지 오스본
  • 극우와 보수 구분하기

분류

누적 카운터

  • 1,488,393 hits

블로그 구독

Flickr 사진

추가 사진

____________

  • 로그인
  • 입력 내용 피드
  • 댓글 피드
  • WordPress.org

Copyright © 2025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Omega WordPress Theme by ThemeH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