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생각
1) 20개월 유아 살인에 대하여
어제는 뉴스를 보고 있기가 힘들었다. 뉴스가 아니라 거의 포르노그라피였다. 끔찍한 사건을 내 눈앞에서 치우라는 얘기가 아니다. 굳이 범행의 세세한 내용을 다 알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우리 공동체는 판단을 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는 거다.
가장 절망적인 부분. 이렇게 한 당사자들은 스스로를 잘했다고 평가할 거라는 점이다. 할 일을 한 것 뿐이다, 우리가 받아 쓰라고 시킨 것도 아니고… 굳이 이렇게 할 거면 국민의 관심이 큰 살인 사건에 대하여 사건 직후 현장도 다 공개하자. 시신도 공개하자. 국민도 알 권리가 있다. 칼로 얼마나 깊게 찔렀는지, 몇 차례를 찔렀는지, 칼날을 눕혀서 찔렀는지 세워서 찔렀는지, 죽은 사람의 표정은 어땠는지 눈은 떴는지 감았는지… 다 보고 판단해야 하지 않겠는가. 국민이 보고 판단… 뭘 판단? 살인자가 얼마나 나쁜 놈인지, 얼마나 특수한 사례인지를 판단하고, 그 특수성에 분노하면서, 그 특수성과는 다행스럽게도 유리된 보편적 세계에 안도해야 하지 않겠는가!
신문쟁이들은 글로 쓴다는 필터링을 한 번 거치니까 그나마 보도윤리에 대해 고민할 기회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송이라고 하더라도 그나마도 데스킹이랄지 심의위랄지 노조 민실위랄지 하다 못해 수신료랄지… 뭔가의 이유로 내부 규제 수단이 있는 데면 그나마 덜하다. 그게 불가능한 조건이면 결국 이렇게 된다. 방송이 범죄포르노를 틀고, 포퓰리스트 정치인은 나였으면 그놈 사형시킨다고 하고… 이게 뭐냐? 아무리 우리 시대의 언론이라는 게 상업언론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고 하지만, 좀 생각을 해봤으면 한다.
2) 역선택에 대하여
지겹다. 결국 유불리 경선룰 말씨름… 지난주인가 어느 방송에 나가서 말했다. 맨날 역선택 타령 이런 거 하지 말고 여론조사룰을 잘 만들어 봐라… 구체적으로 말은 안 했는데 그때 생각한 모델은 이런 거였다. 역선택이라는 걸 마음 먹고 하기는 어렵다. 여당 지지자한테 야당 대선주자 중 누가 좋냐 물어보는데 윤석열이 싫으니 홍준표나 유승민을 선택하는 것 뿐이다. 그걸 뭐 어떡하나?
내가 상상해본 아이디어. 첫째, 아예 ‘민주당 후보’라는 선택지를 하나 넣고 여론조사를 돌려라. 그러면 본선에서 민주당 뽑을 사람 아니냐란 함정은 피해갈 수 있다. 오늘 나온 얘기 보니까 정권교체에 동의하냐 안 하냐부터 묻고 동의하는 사람 여론만 반영하자 하는데, 뭐 비슷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둘째, 이건 좀 복잡한데 2단계로 여론조사를 해라. 먼저 여당 후보 중 누구 지지하십니까 묻고 상위 4명 추리고, 야당 후보 중 누구 지지하십니까 묻고 상위 4명 추려라. 그리고 이 8명에 대해 여론조사를 돌려서 점수로 반영해라. 4명에 못 들어간 후보들은 기본점수 줘라.
뭐하러 그렇게 하느냐… 그렇다. 뭐하러 이렇게 하나? 1등 후보가 본인이 상황을 주도해가는 정치를 잘 하면 되는 건데. 쫄보 같은 살얼음 정치에 가짜뉴스 타령만…
3) 더 쓰고 싶은데 지금 시간이 없어요…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