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대소동
백신 접종한다고 방송에 나가서 알지도 못하는 얘기 하고 막 그랬는데, 오늘 겪은 일을 떠올려 보면 대한민국에 백신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고 막 그렇다.
어느 방송에서 연달아 두 분의 의사 선생님을 모시고 얘기를 나눴는데, 11월 집단면역 차질이 없겠느냐가 질문이었다. 첫 번째로 나온 의사분은 충분히 가능하고 잘만 하면 여름에 집단면역 형성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아니 어떻게? 1차 접종을 최대한 땡겨서 하면 된다는… 그럴까?
근데 두 번째로 나온 의사분은 11월 집단면역 어려울 가능성 있다는 거다. 백신 수급도 어렵고. 이것도 어렵고 저것도 어렵고…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나? 이런 얘기 하면 또 SNS애호가들이… 티비 출연하는 의사들 사실은 실력 없고 잘 모르고 떠드는 거니 이 분 말씀을 들어보라며 SNS애호가 분을 막 추천…
아무튼 한참 그러는 와중인데… 아무래도 티비 방송이다보니 화이자 백신 공항 도착을 생중계하고 싶어하는 거였다. 계속해서 공항을 비추며 현장 연결합니다 막 이러는데… 그러니까 내 역할은 화이자 백신을 실은 항공기가 활주로에 내릴 때까지 시간을 버는 거였단 말이다.
한참을 떠드니 화면에 저 멀리서 날아오는 대한항공 항공기가 비추기 시작했다. 아나운서들이 막 화이자 백신을 실은 전용기가 도착하고 있습니다! 하다가 황급히 그런 것으로 추정됩니다 라고 말을 고쳤다. 그러니까, 대한항공기가 이 시간에 온다니 그게 백신 전용기 같긴 한데 정확히 확인은 안 된거지. 확인이 되는대로 저희가 전해드리겠습니다 했는데, 비행기가 활주로 내릴 때까지 확신을 못 하는거다. 얄궂게도 비행기가 딱 도착하는 그 순간 핸드폰에 KBS 속보로 화이자 백신 실은 대한항공기 인천공항 도착… 이렇게 떴다. 하지만 여전히 이 방송에선 저게 백신인지 아닌지 긴가민가… 그러니까 비행기가 도착하는 걸 눈 앞에서 보면서도 그게 그건지 아닌지를 몰라서 제대로 중계를 못했다는…
분장실에서는 분장을 담당 하시는 분들에게 이런 얘기도 들었다. 아스트라제네카 그거는 우리나라만 맞는 거죠? 부작용이 있다는데도 맞아야 돼요? 이 회사 방송 뉴스에서 백신은 안전합니다 엄청 얘기했을텐데… 나름대로 잘 설명을 해드렸으나 참 불가사의다.
특보라고 방송을 하는데, 화이자 백신을 싣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냉동트럭의 전면 시야를 틀고 있다. 이걸 왜…?
1호 접종은 없다고 했지만 야근을 하고 주사를 맞으러 온 요양보호사가 15분 일찍 맞아서 실질적 1호 접종이 된 것까지 포함하면, 세상살이 참 별것 아니란 생각이 들고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