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안내
  • 이상한 모자
  • 야채인간
  • 김민하 공화국
  • 신간 안내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신호등 연정

신호등 연정

2021년 9월 28일 by 이상한 모자

좀 기분이 그렇다. 가령 브렉시트 당시 찬반으로 나뉜 구도가 유럽의회 선거까지 이어졌던 바를 떠올려보자. 전통적 주류를 표방하는 중도-좌파, 중도-보수의 전반적 하향 추세 속에 극우파-포퓰리즘(브렉시트)과 신자유주의의 잔당(브렉시트 반대)이 새로운 대립구도를 형성했다. 기후위기-운동은 좌파-포퓰리즘이라는 틀로서 부상했다. 구도를 단순화해보자면 전통적 좌우 구도가 없어진 건 아니었지만 그건 근본적 대립이 되지는 않았다. 말하자면 브렉시트와 반브렉시트는 대안 없는 포퓰리즘이냐 엘리트 정치로의 회귀냐의 구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중도-좌파와 중도-보수를 제치고 극우 포퓰리즘의 라이벌 자리를 신자유주의의 잔당들, 그러니까 엘리트의 정수들이 차지하는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딱한 것은 기후위기-운동인데 자신의 좌표를 기성정치에서의 좌우 구도, 엘리트 대 포퓰리즘 구도 중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정체성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심지어 어느 맥락에 들어가더라도 기후위기-운동은 더 이상 기후위기-운동이 아니다. 가령 기후위기-운동을 극우포퓰리즘에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반-극우포퓰리즘 동맹의 맥락 속에 넣게 된다면 중산층 운동이라는 함정에 빠지게 된다. 그렇다고 엘리트주의 반대라는 맥락에서 극우포퓰리즘과의 동맹을 모색할 수도 없다. 딜레마이다.

신호등 연정은 이 함정의 새로운 시나리오를 예고하는 것 같다. 독일 녹색당이 얼마나 기후위기-운동의 맥락에 충실한 정치를 해왔는가와는 별개로, 적-황-녹이라는 구성은 반-극우포퓰리즘의 동맹에 기후위기-운동이 포획된 듯한 느낌을 준다. 마찬가지로 좌파당 역시 같은 원리로 극우포퓰리즘과 같은 자리에 앉는 것을 강요당하고 있다. 호기롭게 적녹동맹을 외쳤던 현실 정치운동의 좌파는 이런 식으로 해체되고 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극우포퓰리즘, 녹색당, 신호등 연정, 엘리트주의, 좌파당

최근 글

  • 엘리트-포퓰리즘과 포퓰리즘-엘리트주의
  • 좋은 말로 하면 악플이 아니게 되나?
  • 이단이 되어야
  • 주식 투자를 10억씩 하는 사람들의 훈계
  • 행복한 사람, 오지 오스본

분류

누적 카운터

  • 1,493,580 hits

블로그 구독

Flickr 사진

추가 사진

____________

  • 로그인
  • 입력 내용 피드
  • 댓글 피드
  • WordPress.org

Copyright © 2025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Omega WordPress Theme by ThemeH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