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규칙이종비례정당에 대한 방송 내용
어제 한 내용인가? 어제가 그제 같고, 그제가 오늘 같고… 오늘 아침에도 이 얘기 했는데 정치마니아들끼린 뻔한 얘기지만 일반인(堅気)에겐 어려운 얘기로 돼있는 건지 하여간 잘 되진 않은 것 같다. 여튼 어차피 언론에 다 나오는 거지만 정리한 거 올림. ‘오늘’은 어제 시점으로 읽으면 된다.
플랫폼 정당을 표방했던 시민을 위하여가 오늘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과 함께 기자회견 열고 당명을 더불어시민당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치개혁연합과의 통합에 대해선 계속 협의를 진행하겠지만 일정이 촉박해서 사실상 무리라는 취지라고 말하고 있다. 오늘 하승수 정치개혁연합 집행위원장이 KBS라디오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어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비례연합정당 관련 협상권을 위임받았다며 시민을 위하여와 개문발차를 하겠다며 일방적인 통보를 해왔다며 문제제기를 했다. 오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비공개 회의에서 정치개혁연합과는 의견이 맞지 않아서 같이 가기 어렵다고 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 보면 통합 논의는 더 이상 없을 거 같다.
더불어시민당은 다음의 방식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공천한다고 한다. 먼저 최근 여론조사를 참고해 당선 가능 의석수를 16석으로 가정할 경우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는 10번부터 배치하겠다고 했다. 나머지 9명은 다른 소수정당에서 추천한 후보로 채워야 하는데 이 후보들도 더불어시민당의 공천심사위의 심사를 받아야 하고 결격사유가 있으면 3번까지 기회를 준다고 한다. 심사 기준은 더불어민주당의 것을 준용한다는데, 따라서 더불어민주당 출신 비례대표 후보들은 따로 심사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된다.
더불어시민당 자체 추천 역시 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오늘부터 시민사회단체 등으로부터 비례대표 후보 추천을 받을 거라고 했다. 즉 상위 9개 순번 내에 총 5개 세력의 추천 인사가 들어가게 되는 셈인데 앞서 4개 정당에 1석씩 배분하고 민주당 후순위 7개 제외 나머지를 시민단체 추천으로 채운다는 구상이다. 여기서 순번은 심사를 통해 따로 결정한다(즉 더블시민들이 1번 될 수도 있다).
선거 끝나면 소수 원외정당에서 온 후보들은 원래 소속 당으로 돌려보내고 시민사회로부터 추천받은 더불어시민당 자체 추천 후보들의 경우 스스로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한다(오늘 아침 방송에선 어디로 가겠냐, 더블민주당으로 가지 라고 했다).
만일 아무 당으로도 안 가겠다고 하면 더불어시민당은 유지될 수 있다. 또 비례대표 의원 결원이 생길 때 승계를 해야 되기 때문에 더불어시민당이라는 틀 자체는 유지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소수정당 출신들이 복당한 후 더불어민주당과 합당하는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가능할 것으로 추측된다.
문제는 이제 셀프제명이 안 돼서 원대복귀가 어려워졌다는 건데 더불어시민당 측은 당헌 당규상 국회의원 제명권을 당대표에게 주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피해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당법 33조가 국회의원 제명을 위해선 당헌이 정하는 절차를 거치는 외에 소속 국회의원 전원 과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명확한 해석이 필요할 듯 하다. 당을 해산하면 탈당하지 않아도 의원들 소속을 바꿀 수 있게 되는데 이 경우는 비례대표 의원직을 상실하는 경우 후순위 후보 승계가 불가능해진다. 이런 상황 종합하면 일단 셀프제명 관련 본안소송이 끝날 때까지 더불어시민당이 실질적으로 유지되는 상황도 가능하다.
의원 꿔주기의 경우 이해찬 대표가 불출마 선언한 의원들 만나서 당적 옮기라는 권유를 했다는 보도도 이미 나왔다. 투표용지에서 미래한국당보다 상위를 차지하려면 최소한 7명의 현역 의원이 당적을 옮겨야 한다. 일단 더불어시민당 측은 더불어민주당과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최소 10명 정도는 옮겨와야 된다며 더불어민주당 불출마 의원들과 개별접촉하고 있다고 했다.
열린민주당은 어떻게 되냐도 관심사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주도하는 열린민주당이 거의 정의당 만큼 지지율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이쪽으로 표 분산 되면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후순위 7석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그래서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자들이 열린민주당과 구분되는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조만간 명확한 액션을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일부 표분산이 현실이 되는 경우에도 성향에 큰 차이 없기 때문에 선거 후 합당 등의 과정을 거치면 문제가 없을 수 있다. 다만 당대당 합당 등 자체가 정치적 문제가 될 수는 있다(오늘 아침 방송에선 그런 거 안 해도 초록이 동색이니 상관없다고 했다).
열린민주당은 열린캐스팅이라는 이름으로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을 받아왔는데 이 결과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등이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 포함될 거라는 보도 나온다. 그 외에도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안원구 전 대구지방국세청장, 김진애 전 의원 등도 언급된다. 앞서의 추천 과정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영입도 시도했지만 조국 전 장관은 참여를 거부했다고 한다. 열린민주당은 오는 22일 최종 명단을 공개하고 22일부터 23일까지 온라인 투표를 통해 비례대표 순위를 결정한다고
종합하면, 더불어시민당은 그동안의 논의와 비교하면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이라는 성격이 보다 강해진 걸로 볼 수 있다. 시민단체로부터 자체 추천을 받는다는데 당의 성향을 고려하면 선거법 개정 이전 더불어민주당이 시민단체 인사 등을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한 것과 결과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인 걸로 보인다. 열린민주당도 더불어민주당으로 공천 받는 게 부담스러운 인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우회로처럼 될 수 있다. 결국 정치가 희화화 되는 것이어서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