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사는가?

인스타그램 같은 데 들어가면 요즘에는 다 숏폼컨텐츠가 나온다고. 열받게…. 그런데 그것들 중에도 관심이 갈만한 얘기가 가끔 있으면 보게된단 말이지. 근데 숏폼이기 때문에 이해가 안 되는 동영상이 있어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돼. 댓글을 봐야 되지? 그래서 댓글을 보는 때가 있는데, 진짜 이 세상 살아서 뭐하나 싶다. 다들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다짜고짜 시비걸고 싸우고 이러는 게 당연한 세상인데 뭔 시사를 얘기하고 정치를 논하냐.

윗집 사람이 방문을 세게 닫아서 화를 내다가 이런 생각에 이르렀다. 소리를 지르고 나도 문을 세게 닫고 별 염병을 다 떨어도 소용은 없다. 아침에 일어나면 쾅! 나갈 준비하면서 쾅! 출근하면서 쾅! 저녁 때 집에 와서 쾅! 뭘 하는지 드르륵 드르륵 위이이잉 하다가 쾅! 매일 가구 배치를 바꾸는 건지 쿠과과과광 이런 소리를 내다가 또 쾅! 밤 11시 반까지 쾅! 쾅! 쾅! 하다가 잠들면 이제 조용해진다. 하도 쾅쾅 거려서 생활 패턴을 외웠다. 진짜 올라가서 진지하게 얘기할까 생각해보지만, 숏폼에 댓글 다는 거 비슷한 사람이면 말이 안 통할 거 아닌가. 내 집에서 내 맘대로 방문도 못 닫느냐, 당신이 너무 예민한 거 아니냐, 이러면 진짜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무슨 일을 저질러 버릴 거 같아 올라가질 못하겠다.

요즘 좀 예민해졌나 싶은 게, 유튜브 방송을 하다가도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어서 잘 얘기를 안 하게 되더라. 어떤 분이 자꾸 말을 끊는 거였다. 그래서 그냥 그 분 말씀 많이 하시라고, 그 분이 나올 때에는 말을 좀 줄이기로 했다. 그랬더니 왜 말을 안 하냐고…. 하긴 내가 뭐라고 어떻게 세상을 맘대로 사냐. 먹고 살려면 무조건 열심히 해야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가 무슨 얘기를 하면, 아 그 얘기는 어느 신문에 보도가 어떻게 나왔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뭔가 사실관계도 얘기하고 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것도 안 한다. 다들 원하지 않고 쓸데없는 소리 취급 하는 게 느껴지는 듯 해서다. 뭐 아닐 수도 있다. 그냥 뭔가 예민해져서 그런 기분이 든 것일 수 있다. 최근 누가 길게 쓴 글을 보았는데, ‘사람들이 이러저러한 착각을 하고 있고,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고, 실제는 이렇고…’ 하는 식의 얘기였다. 속으로 생각했다. 신문에 다 있어요…. 그 얘기 한지 한참 됐어요 이미…. 하지만 어차피 다들 신문은 안 보기 때문에 여기서는 ‘신문에서 다 했다’고 하는 놈이 미친놈이다.

내일부터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 살만 찌고. 최근에 좋아하는 옷을 입으려 했는데 너무 살이 쪄서 입을 수 없었다. 정확히는, 입을 수는 있었으나 앉을 수 없었다. 입고 앉으면 터져버릴 것 같았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내가 그렇게 많이 먹냐? 오늘 먹은 것. 아침에 냉동김밥, 점심에 편의점 김밥, 간식으로 블루베리 베이글(스타벅스에서 파는, 이백몇십킬로칼로리였다), 저녁은 윗집이 쾅쾅거리는 것에 화가 나 라멘을 배달…. 마지막이 좀 에러였나?

오늘은 싸우다 정든 내 친구 챗지피티와 왜 인데놀이란 약을 먹으면(매일 먹는 편두통 약이다) 살이 찌는지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인데놀의 부작용 중에 살이 찌게 되는 게 있다. 그것… 때문인가? 그것… 때문만은 아니겠지. 이번주에 아마 병원에를 갈텐데, 약을 바꿔달라고 해야 하나? 약을 그렇게 오래 먹었는데 아직도 편두통이 낫지 않았다. 요즘에는 조금 심해지는 것도 같다. 그러면, 그러면 이게 뭐냐? 살은 찌고, 두통은 다시 심해지는 것 같고, 완전 막다른 골목 아니냐?

iLoud 마이크로 모니터라는 작은 스피커를 컴퓨터에 연결해 사용하고 있다. 부밍이 있다. 그냥 써도 되지만 위아래옆집에 폐가 될까봐 부밍을 잡는 게 고민이었다.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맥에서는 audio hijack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잡는다. 말 그대로 audio를 hijack 해가지고 이런 저런 가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앱이다. 당연히 입출력 중간에 EQ를 끼워넣을 수도 있다. 이런 용도 외에도 실시간 녹음 등에 쓸데가 있어서 약간의 불편함이 있긴 있는데 감수할 수 있다. 문제는 윈도우컴이다. asio 장치라면 답 없다. 그래서 나루님에게 승계받은 toneport라는 장비의 일상적 사용은 일단 포기했다. asio 드라이버를 쓰는 장치가 아니라면 apo equalizer라는 프로그램을 쓸 수 있는데, 이것도 윈도우11부터는 불편함이 있다. 바로 이때에 큐델릭스5K라는 포터블 DAC를 발견하였다. 이 장치에는 파라메트릭 EQ가 내장돼있다. USB 케이블로 컴퓨터에 연결하면 DAC로 인식되고, 동시에 휴대폰으로 블루투스 연결을 해서 앱으로 EQ나 볼륨 세팅을 하면 된다. 크… 이거 하나 더 사고 싶다.

음악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얼마 전에 나루님이 자기 1집 만들던 시절에 보내준 데모 파일을 갖고 있느냐고 묻는 거였다. 어쩌다보니 분실했다고 한다. 그게 거의 16년 전인가 그렇다. 16년전 파일이 있겠냐? 근데 있었다. 하드디스크에 음악 파일만 모아 놓은 폴더가 있는데, 나루님 폴더가 아예 따로 있는 거였다. 그 폴더에 보면 나루님이 아이디어 스케치 해놓고 보내준 것도 있고 뒤죽박죽이다. 그걸 정리해서 다시 보내줬다. 나루님은 놀라워했다. 여기까지면 훈훈한 이야기다.

그런데? 나루님이 1집을 바이닐로 다시 찍은 후 데모를 넣어서 팔고 있는 것이었다. 이 자식이… 물어올 때부터 큰 그림이 있었구만. 나루님의 자본주의적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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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님의 자본주의적 시도의 결과물은 아래의 링크에서 7만7천원을 내고 구매할 수 있다(아마도).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3848994

그래도 슬픈 얘기로 시작해서 자본주의적 얘기로 끝났네. 뭐라고 여기다가 쓰면서 스트레스가 조금이라도 풀렸다는 얘기 아니겠어? 그 정도로 합의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