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 없다

요즘은 삶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자꾸 머릿 속에서 누가 말을 거는 것처럼(진짜 그런 건 아니고), 자꾸 생각을 하게 된다. 무슨 평론이랍시고 떠들고 다니는데 실상은 전부 수준 낮은 얘기들 뿐이다. 이런 얘기를 열 내면서 막 떠들다 보면 갑자기 현타가 오고 그런다.

유시민 씨는 남들한테는 수준이 낮다고 하고 뭔 용역이라고 하고 촉법이라고 하는데, 오늘 했다는 얘기들을 보면 최소한의 성의도 없는 거 같다. 현역 평론가로서, 검찰개혁 그거 너무 오랫동안 얘기해갖고 쟁점이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거의 외운다. 뭐 충격을 받았다는데, 그 얘기에 충격을 받았으면 뉴스를 안 보고 산 거다. 검찰개혁 검찰개혁 검찰 검찰 검검검차차찰 타령하는데 실제로는 아~~~~ 무 관심이 없다는 걸 자인한 것이다.

문 정권에서 검수완박 타령 하던 초기에 강경파들이 중수청을 만들지 말지, 만든다면 이게 경찰인지 별도의 수사기관인지, 별도의 수사기관이라면 어디에 있어야 하는 것인지 등을 자기들끼리 다 떠들었다. 이미 그때 쟁점은 다 나왔다. 중수청이 제2의 공수처 되면 안 되고 강려크해야 되니까 검사가 중수청으로 가야 되고 등등 다 강경파들이 한 얘기다. 검사가 중수청 가려면 법무부 밑에 있어야 한다. 근데 강경파들이 이 정권 들어 그건 절대 안 된다고, 법무부 밑에 있으면 그게 다 제2의 검찰청이라고 박박 우겨서 원하는대로 행안부에다가 갖다 놓기로 한 게 작년이다. 중수청 행안부 밑에 만들고 등등 기본적인 것만 정하고 나머지는 정부가 안을 만들도록 하자, 다만 2026년 10월에는 꼭 출범하게 시간표 지키자… 이게 작년의 합의다. 보완수사권 얘기는 그 이전에 별로 한 적도 없다. 그런데 그것까지 이제 없애기로 했다. 그러니까 이재명이 애초 약속한 것보다 더 많이 개혁했다고 하는 거다. 뭐에 그렇게 충격을 받고 놀라나???

또 충격을 받았다는 얘기를 보면 대통령이 “권한을 줬으니 책임도 지겠지요”라고 했다는 거에 대해서 왕인가요? 네가 뭔데 국회에 권한을 준다 만다 하나요 이러는데, 전형적인 인터넷 댓글식 반응을 진지하게 떠들고 있어서 웃음이 날 지경이다. 이재명이든 국회든 권한은 누가 줬는가? 유권자가 줬다. 유권자를 대신해서 너네들이 통치도 하고 입법도 하는 것이다. 유권자가 검찰개혁을 원해서 이재명의 정부가 검찰개혁을 하는 거지(유권자는 이딴 검찰개혁 원하지 않는다 등등 이런 거는 별도 쟁점이니까 미뤄놓고), 이재명이 하고 싶은 일을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건가? 생각을 좀 해봐.

그렇게 안을 내놨더니 다 비토하고(중수청 공소청법 1차 정부안), 그 말 듣고 만든 정부안(여당 의원총회 후 정부가 내놓았던 2차 정부안)도 또 비토하고, 그러고 나서 강경파들 맘대로 한 안(이재명이 두 손 두 발 들고 원하는대로 싸인해준 안. 그랬더니 당시 정청래 등은 김어준 방송에 나가 사실 대통령은 우리와 생각이 같았고 좀 바쁜 것 뿐이었는데, 검찰 출신 놈들이 눈과 귀를 가린 거였다는 취지 주장함)을 기초로 또 정부안(보완수사권 쟁점 포함 후속안)을 만들랬는데 지랄염병한 거잖아. 정부안은 절대 안되고 국회가 따로 만들어야 한다! 이게 강경파들의 수십 수백 수천번 거듭된 주장이잖아. 강경파들의 일방적 주장대로 하면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어서 정부가 이렇게 좀 정리했습니다, 정부 책임으로… 이랬더니 아니야 넌 제2의 검찰청이야, 절대 안돼! 이게 강경파 논리였잖아. 그니까… 그러면 안 할 테니까 국회가 하시라고, 그러면 따르겠다고, 정부가 아니고 입법 권한이 있는 국회가 법을 주도하겠다니 책임도 국회가 지겠지 뭐… 이 얘기 하는 거 아니냐? 근데 이놈들은 이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도 없고 생각도 안 하고, 그냥 어머머머머 무슨 권한이 지꺼야? 뭘 준다 만다 해… 지가 왕이야 뭐야~~~ 뭐 막 이런다니까? 자 ,그러면 이제 이걸 갖고 맞니 틀리니 얘기를 해야 하는데… 이게 무슨 진지한 비평의 대상이 될 만한 얘기냐? 중학생들이 말싸움 하는 수준의 얘길 갖고 이 염병하는데?

뉴스를 진지하게 안 보고(언론개혁!!!!), 원래 보던 유튜브 보면서 거기 나오는 사람들이 이재명 욕하니까 나도 느낌적 느낌으로 뭐 시비를 털어야겠다 이런 마음으로, 그냥 꼬투리 잡아서 시비를 거니까 게시판에서든 댓글에서든 채팅창에서든 이러는 거 아니냐. 그러니까 유시민 씨는 이런 거예요. 평소에 뭐 낚시나 하고 유튜브 보고 그러고 있다가, 이재명이 뭘 하면 어디 커뮤니티 게시판 같은 데 쓱 봐. 분위기 안 좋겠지? 그러면 아 이런 분위기구나. 계속 욕 해야겠다… 이러면서 어디 나와서 그 게시판에 있는 얘기 그대로 하는 거야 지금. 유시민씨가 한 이해 안 되는 얘기 다 게시판에 사람들이 댓글 달아 놓은 얘기임. 그럼 유시민은 왜 그래야 되냐, 그건 유시민만의 생각이 있겠지. 이유가 뭐든 이 정부는 한 번 혼이 나봐야 한다… 이런 게… 뭐 있겠지. 근데 던질만한 짱돌들이 여기 게시판에 널려있다… 이걸 집히는대로 주워서 던지자…

이런 얘기를 막 어디 방송 다니면서 하는 거야. 조희대 죽일 놈 이거랑… 현타가 오겠니 안 오겠니. 근데 더 웃긴 건 뭔지 아냐? 이런 짓거리의 진원지 중 하나인 유시민 씨가 남들더러 비평이 수준 이하라고 하는 거라고. 그러게 그러니까 좀 수준 높은 얘기를 합시다.

근데, 사실 소재가 뭐든 수준 높은 이야기도 하려면 할 수 있거든? 그러나 그것은 방송과 시청자 및 청취자들과 이 세상이 원하지 않는 것이다. 얼마 전에 무슨 교수님을 만났는데 책을 여러 권 써야 한다고 포부를 밝히니 그러시더라. 쓰긴 뭘 쓰냐! 책 그런 거 아무도 관심 안 가진다. 차라리 유튜브를 해라… 워워 진지하게 한 얘기 아니니 흥분들 마시고. 무슨 비평이니 평론이니가 이 시대에 어딨냐. 그냥 다 맘대로 떠드는 거지. 그러니까 유시민씨도 그러는 거여. 뭐 어때? 경제학 카페를 떠들든 거꾸러진 세계사를 떠들든 뭐 다 똑같은데. 그냥 편하게 살면서 이빨이나 까면 되지… 진실? 진리? 뭐 그런 거는 취향껏 골라 잡는 건데.

그만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미 내 소임은 다 한 거 같은데. 그런 생각 하다가도 더 어려운 사람들 생각하며 이런 망발을 참는다… 라고 하는데 이미 써버렸네. 항상 더 어렵고 더 비참한 지경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야 한다…

거북이

주말에 오랜만에 온 전화를 받지 못했다. 두통으로 자다 깨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콜백을 드렸어야 했는데 어영부영하다가 놓쳐버렸다. 전화라는 게 바로 콜백하지 않으면, 뭔가 일이 된다. 어차피 늦은 거 내일 해도 되고, 모레 해도 되고… 이러는 거다.

그래도 나이를 좀 먹으니까 실패했던 것들에 다시 도전하고 싶어지는 기분이 있다. 도전이라니 좀 이상한데, 실패한 인간관계 같은 것들 말이다. 오랜만에 누구누구에게 연락을 해볼까, 약속을 잡아볼까, 이런 생전 잘 안 하는 생각이 괜히 들기도 하고 그런 거다. 꼭 오래된 인간관계가 아니더라도…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가져볼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남들은 다들 그렇게 잘 사는데… 이제 나이도 있는데 그런 사회 활동도 좀 하고 그래야 되는 것 아닌지.

일 때문에 자주 가야 하는 거리에 수족관이 있다. 눈 여겨 보았다가 어느 날은 들어가서 물어봤다. 거북이도 있어요? 커먼 머스크와 레이저백 해츨링이 있더라. 가격을 묻고 다음에 다시 오겠노라 하고 나왔다. 거북이 사육을 위해서는 일단 어항을 준비해야 한다. 이른바 탱크항이라고 부르는, 그냥 리빙박스 등에 키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건 좀 그렇고. 나름대로 바닥재도 깔고 육지도 만들고 램프와 여과기도 준비를 해놓고, 그 다음에야 거북이를 데려와서 넣어야 할 것이다.

과거와는 달라서 흥미로운 어항들이 많이 있더라. 뭐 중국인들이 설계하고 제조한 것이지만… 환수가 쉬운 방식이 적용되어 있던데, 좋을 것 같았다. 옛날에 무환수로 거북이 키운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럴려면 물을 제대로 잡아 놓고 깨지지 않도록 해야 하므로 쉽지 않다. 아무튼 인터넷 서핑을 하며서 이런 저런 계획을 세웠다. 그러다가 여과기 문제에 부딪쳤는데, 특히 거북이는 여과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여과기든 거북이 사육에는 약점이 있다. 결국 한 방에 좋은 모델로 가야 한다. 독일 녀석들이 만든 외부 여과기계의 명품이 있는데, 돈을 좀 주더라도 이런 게 있어야…

그런데, 그러다 보니 생각이 났다. 사실 옛날에 거북이 사육이라는 시도를 이미 한 일이 있다. 그 때도 똑같은 생각의 경로를 거쳐 외부 여과기계의 명품을 사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던 거 같다. 히터며 온도계며 없는 돈에 있어야 할 건 다 구비했었는데… 그 정도의… 약간의 정성을 기울였으나, 어찌된 일인지 결국 거북이는 오래 살지 못하고 죽었다. 남들은 20년씩 키우기도 하는데… 나는 상심해서 어항 등등을 모두 버렸다. 명품 외부 여과기도 함께다. 지금 같으면 버리긴 아까우니 당근에라도 내놓겠으나, 그 때는 그냥 빨리 눈 앞에서 다 치워버리고 싶었다. 다시는 어떤 생물도 기르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여과기 사진을 보는데, 그 때 그 모델이더라. 그 때보다 잘할 자신도 없고, 어차피 결말은 똑같을 것 같았다. 거북이 생각은 그만두기로 했다.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생각에 도달했다. 그냥 생긴대로 사는 것이 답인 거 같다. 이것이 영포티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