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를 지키지도 않으면서 무슨 신호등 타령
일전에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서있기만 해도, 신호가 있든 없든 우회전 코너에서도 일단 운전자는 멈춰야 될 의무가 있습니다 라는 법을 갖다가 맨든다고 했더니 차량 소유주 분들께서 인터넷에서 난리 난리… 무단횡단도 강하게 처벌하라!! 오토바이부터 잡어라!! 모든 횡단보도에 신호등을 설치하면 될 거 아닌가!!
나도 처음에 듣고는 뭐하는 법인지 잘 이해가 안 됐는데 두 가지를 얘기하면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첫째, 한국의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사고 비율이 OECD 국가 중에 제일 높다는군요. 둘째, 신호등이 있어도 안 지키면서 무슨 말을 하고 있어!
예를 들어 여의도에 다녀보면 신호등이 있든지 말든지 이미 지멋대로들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종종 지나야 하는 건널목이 있는데, 당연히 신호등도 있다. 근데 운전자 입장에선 보행자가 건널 준비를 하고 있는지를 잘 볼 수 없는 위치다. 관에서도 이걸을 감안하여 시선을 끌 수 있는 온갖 장치를 주렁주렁 달아 놓았다. 보행자 주의 전광판을 설치한다던지, 그리고 보행자의 주의를 촉구하기 위해 음성안내장치를 달아 놓는다던지…
근데 우회전 차량들은 보통 다 개무시다. 건너는 사람이 없다고 보고 걍 가는 거다. 그런데 ‘보행자주의’라고 번쩍번쩍 써붙여 놨듯, 여기는 구조적으로 건너는 사람이 있을지 없을지를 닥치기 전까진 알 수가 없다. 그러면 적어도 보행신호일 때 일시정지를 일단은 해야 할 것 아니냐. 이미 횡단보도에 발을 내딛었는데도 그냥 쌩~ 하고 가는 통에 차에 치어 사망할 뻔한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모처럼 준법의식이 투철한 운전자가 멈춰 서도 뒤에서 사정을 모르는(물론 ‘보행자 주의’ 번쩍 번쩍 표시와 신호등 빨간불 이런 거는 당연히 보인다) 차는 빵빵거린다.
출퇴근 시간엔 사람이 많이 건너다니는데 운전자도 출퇴근 하고 있어 마음들이 다 급해 아수라장이 된다. 가끔 아침 저녁으로 경찰차가 안전지대에 상주하고 있는 경우도 봤는데 그래도 신호 무시 보행자 무시 막 썡쌩 가더라. 경찰은 왜 나와있는지 알 수 없다.
이런 판국에 뭘 신호등을 설치를 얘기해! 일시정지를 안 하거나 신호를 위반할 경우 천문학적 액수의 과태료를 물리고 차를 압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