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것이 어렵다

일찍 자려고 했는데 11시 좀 넘어 잠들이 새벽 1시 반에 깼다. 이러면… 그래도 4시에는 일어나야 하니 졸다 깨다를 반복하게 된다. 잠을 거의 자지 않은 채로 아침 일을 마치고, 이 시간(아침 9시 반) 정도 되면 슬슬 졸립다. 자야 하나? 일이 좀 있을 때에는 잘 수 없었다. 이제는 일이 없어 잘 수 있게 되었다. 낮에 자니 밤에 더 잠이 안 온다. 악순환이 계속된다.

이것도 두통의 원인일까?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는데, 심각한 두통은 하여간 요 근래 5년 내의 일이다. 나는 평생을 잠과 싸워왔다. 고등학교 다닐 때도 보통 새벽 2시에 자서 6시에 일어났다. 그러다보니 일생 성실한 사람은 못 되었다. 그러니까 잠이 원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멀다는 것이다. 물론 그때부터 지금까지 쌓인 게 두통으로 돌아왔다고 할 수도 있겠지.

인간답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면제라도 처방 받아야 할까? 과거에 무엇 때문인지는 잊어버렸지만 처방을 받아서 복용한 일도 있었다.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잘 듣지 않고 하루종일 괜히 힘만 들었던 기억이다. 약이란 게 대체로 그렇다. 효과를 보려면 몸에 부담을 줘야 하고, 몸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효과를 코딱지 만큼만 보게 돼있다.

잠을 자기도 그렇고 일을 하기도 그렇고 옛날 사진을 보는데 다들 늙었다. 나도 그런 얘기를 할 나이가 됐다. 아직 젊지만, 이 나이 먹도록 뭘 한 건지 모르겠다는 말도 동시에 할 수 있는 때이다. 건강을 잃고 뭘 얻었든지, 아니면 건강을 지키고 뭘 포기했든지 했어야 되는 거 아닌가. 뭐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입장인 것도 행운이고 배부른 소리일 수 있겠지만…

잠깐 뉴스를 보는데… 과학이 뭔지 생각해본적도 없는 사람들이 나이 먹고 과학 얘기 하고… 아주 기본적인 것도 생각해본 일이 없는 사람들이 인공지능 얘기하고… 피곤하다. 심리학과 다닐 때 이른바 선배님들께 과학철학 심리철학 같은 거 얘기하면 실험으로 다 증명할 수 있는데 너는 왜 그런 수업이나 듣냐고 하고 그랬다. 그 슨배임들 오펜하이머는 봤는지 모르겠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다. 나는 지금은 고개를 숙이기보다는 옆으로 쓰러져서 잠을 자야겠다고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