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니 12시 넘었으니까 그제 오타쿠 4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3시간 동안 떠드는 일을 했다. 그게 오타쿠들의 기대에 맞는 얘기였는지, 그런 건 잘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모여서 떠들 수 있었다는 게 중요하고, 좋은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자리에서도 말했지만, 어차피 생각이라는 게 100%는 잘 전달되지 않는 시대다. 말을 하는 사람의 문제든, 수단의 문제든, 뭐든 간에…
집에 와서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그날 낮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어느 기자님에게 전화가 왔는데 여론조사 얘기를 묻는 거였다. 여론조사에서 국힘이 잘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그래서 나름대로 생각하는 바가 있으니까 설명을 시작했다. 그런데, 중간에 말을 끊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거였다. 그래서, 좀 짜증을 냈다.
이게 그럴만하면 괜찮다. 근데 그럴만하지 않았다. 라면을 끓이는 얘기로 비유해보자. 냄비에 물을 넣고, 물을 끓이세요. 봉지를 뜯고 라면을 꺼내서 넣으십시오. 그리고 스프를 뜯으세요… 까지 말했는데, 그렇군요! 그럼 샌드위치 만드는 방법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는 거지.
이건 무슨 뜻이냐? 안 듣고 있었다는 거잖아. 굳이 전화를 해서 질문을 해놓고 왜 답을 안 듣고 있냐? 얘기 뻔하다 이거 아닌가? 아~ 이 사람도 과표집파니까 그럼 인용할 필요 없겠군. 근데 내 생각에 내 얘긴 그냥 단순히 그런 얘기가 아니거든? 근데 뭐… 그게 뭐 중요하겠냐. 어차피 그 정도 기대를 갖고 전화한 건데.
그러나 적어도 오타쿠들끼리 모여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으면, 그런 정도는 아니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기분이 있는 것이다. 큰 결심하고 오신 오타쿠분들께 감사드리고, 자리를 마련해주신 분들께 또 감사드리고, 그 자리에서 말씀드렸듯 모두 열심히 최선을 다해 각자의 방식으로 즐기자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 그리고 안노 히데아키 녀석은 반성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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