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 얘기를 하려고 했던 건데.
임기 말에 뭐 볼 게 있다고 여길 오냐. 이거는 양쪽 이해가 맞아 떨어진 거라고 봐야겠지. 양쪽 모두 지금의 한일관계가 연속성있게 포스트-기시다 정권에서도 유지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윤통 입장에선 내년에 한일수교 60주년 및 광복 80주년 기념 새로운 한일관계를 여는 윤석열-누구누구 선언을 힘차게 해나갈수가 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일본의 국내 상황을 봐야 한다.
내가 일본 얘기를 심도있게 보고 있지는 못하지만 대충 통빡을 굴려보면 자민당 총재선거는 지난 번에도 썼듯 이런 구도다. 먼저 주류 측에 상대적으로 구심력이 강한 아소-모테기-기시다 그룹이 있다. 여긴 파벌을 해산하지 않았거나 파벌 수장이 정치적으로 살아있는 그룹이다. 비주류 측은 아베-니카이-기타 등등의 잔챙이들이다. 이들은 파벌 수장이 죽었거나, 사실상 은퇴했거나, 규모가 작아 선거 구도를 좌우할 정도는 안 되거나 등등 뭐 그런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 구도는 파벌 연합 대 무파벌 구도로 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실체적으로는 주류 파벌 대 비주류 파벌 구도지만 포장은 파벌 연합 대 무파벌을 취하겠다는 거다. 어떻게? 비주류 선수들 보면 색깔이 무파벌 느낌이잖아. 이시바 시게루(옛날에는 모테기네 식구), 펀쿨섹좌(족보 따지면 아베네 식구), 그 담에 뭐냐…. 그 니카이네 식구인 그 젊은이. 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안 나네. 여튼 그렇다 말이지. 그러면 이거를 역시 무파벌이 유세인 스가 요시히데 님아가 뒤에서 뭔가를 메이킹을 하는 거 아니냐, 더군다나 다들 파벌 해산을 해버린 상황인데…. 이런 건데…. 물론 잘 되지는 않는 거 같습니다만….
여튼 이런 상황이라고 할 때, 아소-모테기-기시다의 주류 연합은 유지가 잘 되는 거냐 이거지. 거기도 거기 나름대로 치열하지 않겠어? 아소 다로가 하자는대로 다 할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각자의 이권이 걸렸는데. 기시다 입장에선 뭐라도 명분을 만들어서 건질 건 건져야지. 그러면 현직 총리 입장에서 차기 구도에 개입하는데 써먹기 좋은 가장 유력한 프레임은 뭐냐, 그것은 ‘정책 계승’ 이라는 거다. 나는 나의 정책을 계승할 후보를 원합니다, 이렇게 접근하는 거지.
근데 기시다가 내세울만한 정책적 레거시라는 게 뭐 있어야 말이지. 새로운 자본주의? 반응 별로 안 좋잖아. 정치 의제는 뭐 워낙 일본 사람들 자기네 정치 개판으로 보고 기시다가 옛날 고이즈미 처럼 락스타적인 이미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뭐 외교지. 기시다는 국내 언론과의 관계를 보면 뭘 해도 트집을 잡힌다는 좀 호구적 리더십이긴 한데, 그나마 해외에 나가서 좀 성과가 있다는 이미지로 주장할 바가 생기는 거 아니냐. 특히! 칸코쿠와의 관계가 그런 거거든. 윤손뇨루 다이토료와의 찰떡궁합! 저의 이 레가시를 케쇼 해줄 분을 찾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에 역사적인 합의를 이뤄줄 분을…. 이러면서 아소 모테기 등과 판짜기 협상에 끼고, 이를 통해 기시다-아소-모테기의 주류 연합을 유지하는 거지.
이렇게 기시다로부터 바통을 넘겨 받은 것 같은 느낌으로 정책을 계승한 총리가 탄생하면? 그 때는 우리 윤손뇨루 다이토료가 다시 한 번 정상회담을 하시고, 방일 한 번 하시고, 그렇게 좋아하는 렌가테이를 또 가든지 아니면 이번에는 뭐 다른 데 더 대단한 데를 가시든지…. 그렇게 하고 내년에 60주년 6.3 시위 아니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비할 윤석열-윤손뇨루 선언을 하시는 것이다.
이 윤석열-윤손뇨루 선언의 내용은 익히 예상되는 바, 경제-문화적으로 좀 더 밀착된 관계를 만들고(이제 아마 KBS에 일본 노래, 노더빙 일본 애니 막 나오겠지 얏호) 군사적으로는 한미일이 준동맹이 되는 그런 것일테다. 특히 한미일의 준동맹 수준의 군사적 협력 강화는 원래 과거사 문제의 완전 해결이 필요한데 그까짓 거는 걍 양보해버리고, 후쿠시마 독도 이런 건 좀 안 보이는 데다 치워놓고, 이렇게 가는 거지. 그리고 이런 역사적인 합의를 하고 일본 신문에 기사 나고 할 때 반드시 아직 현역일(왜냐면 내각제 일본은 총리 하고 나서도 중의원에 계속 있으니까) 기시다도 사진 나고 이러는 거 아니겠어? 비록 임기는 그렇게까지 길지 않았으나 뒤늦게 생각해보니 분명한 이정표를 남긴 총리로…. 이래야 기시다도 살고 파벌도 살지. 모르지. 윤손뇨루가 렌가테이에 기시다도 같이 초대해줄지도.
사람은 죽어서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이게 중요한 게 아래 자민당 총재선 포스터를 봐라.
https://www.news1.kr/world/northeast-asia/5517331
보면 존재감의 정도로 크기와 자리가 배분돼있는 걸 볼 수 있다. 역시 난바완은 아베 신조지. 그 다음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근데 요새 좀 미우니까 우측 구석으로 밀어 놓고…. 그 옆에 수줍게 나카소네 야스히로. 그담에 좌측에 눈에 잘 띄는 데에 다나카 가쿠에이. 역쉬…. 비리고 뭐고 다나카가 있어야지. 더 매치 글씨 밑에 옛날 사람이라 크기는 좀 작지만 좋은 자리에다가 사토 에이사쿠 배치하고. 현직인 기시다는 끽해야 아베 왼쪽 밑에 조연A처럼 있지 않나. 사실 조연A도 아냐. 조연F 정도 되지. 아베 오른쪽에 오부치 게이조보다 작고, 그 옆에 하시모토 류타로 정도잖아. 아니 근데 이거 굉지회를 너무 푸대접 한 거 아닌가? 다니가키 사다카즈가 오히려 총리 출신 같네. 힘든 시절 어렵게 보낸 데 대한 예우인가? 고노네 아빠도 중의원 의장도 했는데 완전 찬밥신세고….
암튼 기시다도 기시다 나름대로 머리가 아프다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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