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분들은 다소 당황하는 눈치다. 약을 그만큼 먹고 도수치료를 받고 했으면 근육의 긴장이 떨어질 때도 되었는데 별로 그렇지 않다는 거다. 요새 진통제를 계속 먹고 있으므로 두통의 고통으로부터는 해방됐다. 다만 느낌은 온다. 아 지금 아마 진통제를 안 먹었으면 머리가 굉장히 아팠겠구나… 하루에 한 번… 요샌 어쩔 때는 두 번…
계속 약을 바꿔가면서 주는데, 센 약은 좀 듣는데 약한 약은 잘 안 듣는다. 효과가 반나절 밖에 안 간다. 자기 전에 먹는 약을 계속 먹지만 잠을 적게 자니 효과가 크지 않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 약들은 평상시에 과도하게 긴장하는 근육의 이완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발작의 빈도가 줄지는 않는 것을 볼 때 아직은 갈 길이 먼 것 같다.
도수치료를 받으러 가면 치료사님이 계속 막 감탄을 한다. 혼자 뭐라고 뭐라고 중얼중얼 하시는데 구체적으로는 안 들리고…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이런 뉘앙스다. 그리고 가끔 정말 이상하면 얘기를 해준다. 이게 지금 이 아래까지 내려와야 하는데 여기에 있잖습니까. 그죠? 이거 내려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여기까지 내려야 되는데 이거 언제 내립니까? 한세월 걸리겠죠? 오늘 어깨의 이곳 저곳을 짚으면서 그러더라… 신기한 게… 여기가 아플 거다 하고 딱 짚으면 정말 거기가 미칠듯이 아프다. 그리고 어디 어디 어디를 만지면 안 아파질 거다 라고 말하면서 막 주무르고 누르고 한 다음에 다시 아팠던 데를 만지면, 안 아프다. 놀라운 세계다.
아무튼 병원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진전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니 조금 더 두고 보기로 했다. 만일 계속 진전이 없으면 주사를 놓겠다고 한다. 일단 운동을 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 놓고 운동을 시키는 것이 계획인데, 계속 이 속도로 갈 수는 없다는 거다. 제발 주사를 맞는 상황만은 오지 않기를 바라며… 아무래도 주사는… 거부감이 있다…
거액을 지불하였으나 실비보험이라는 걸로 보전받을 수 있다고 한다. 2009년에 어떤 놈이 벽돌로 머리를 때려 피를 한 대접 흘린 후 지금은 금융정의연대를 하는 김득의님 추천으로 실비보험을 들어놓은 게 있다. 그러고보니 김득의님 방송국에서 왔다 갔다 하다 종종 뵙는다. 옛날 생각 난다. 옛날 생각 하니 떠올랐는데, 며칠 전에는 방송국에서 오랜만에 일환경건강센터 류현철 선생님과 마주치기도 했다. 그러고보면 옛날엔… 정말 대단했다. 다들 젊었고…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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