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하청노동자들이 파업을 접느냐 마느냐 하는 아침, 조선일보가 1면에 기사를 냈다. 산업은행 회장 말을 빌어… 이런 식이면 그냔 파산으로 갈 수도 있다!
전 정권 이동걸 씨를 밀어내고 새로 회장이 된 강석훈 씨는 교수 출신으로 ‘손사장’이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에 나와 리버럴 성향 경제학자들과 토론을 하곤 했다. 박통령최통령요절복통 정권에선 경제수석을 했다. 이런 이력을 감안할 때, 파산설은 엄포인가 진심인가?
아침엔 잘 판단이 안 됐는데 산업은행을 취재한 다른 회사의 기사가 죽 나오는 걸 보면서 이게 그냥 엄포는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관료의 인식으로 보면 대우조선은 밑빠진 독이요 돈먹는 하마… 애물단지다. 노조가 백기항복을 안 하면 그냥 밀어버리고 노조리스크 운운하면서 파산… 부채 청산하고 책임질 놈 책임지고 회사는 공중분해, 자산은 알아서 처리. 적자니 부채해소니 쟁점을 신경 안 쓰고 블록딜이든 분리매각이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옵션 아닌가?
주말에 CBS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혼자 떠드는 코너에 출연하는데, 이 얘기를 했다. 이 옵션을 현실적으로 고려했기 때문에 사측이 양보를 안 하고 정권도 강경대응만 기정사실로 했던 거 아닌가. 노조가 굴복하면 좋고 굴복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앓던 이를 빼고. 그렇기 때문이 노조의 협상력 즉 지렛대가 힘이 없어진 거 아닌가.
의심은 그저 의심인데… 얼마 전 신문을 보니 ‘대우조선 출신 사회학자’가 이게 플랜이 있는 건지 그냥 하는 소린지 모르겠다는 평을 했더라. 맥락을 보면 엄포에 가깝다고 본 것 같다. 엊그제 한겨레의 유튜브 방송에서도 이 얘기 잠깐 했는데 김완님이 거제 지역경제를 말아먹을 일이 있냐고 하더라.
파업은 끝났지만 산업은행은 분리매각 얘길 또 꺼냈다. 노조가 오늘 기자회견 했다. 끝이 없는 얘기다. 얼마 전 스스로를 감옥이 가뒀던 하청노동자에 대한 한겨레 안모 선생의 감상적인 글을 보았다. 우수에 젖었으나, 눈물 콧물 만으로는 안 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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