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가 협소하다보니 사람들 전화번호를 잘 저장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전화거는 스타일이 다른데, 혹시 자기 전화번호가 저장돼있지 않을까봐 매번 자기가 누군지를 밝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장이 됐을 걸로 전제하고 직설적으로 용건부터 말하는 사람도 있다. 전화가 올 때마다 누구시냐고 되묻는 것도 뭐하여 후자의 경우는 대충 누구겠구나 어림짐작으로 대화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얼마 전에 어떤 기자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에 통화한 기억은 있는데 어디 소속이신지가 잘… 대충 한겨레 기자겠거니 생각하고 통화를 했다. 정치 현안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 책 얘기도 하고… 한겨레 사람들은 평론가들 특히 아주 나를 얕본다 이런 얘기도 하고… 언제 인터뷰도 한 번 하시자고 하기에 한겨레는 원래 아주 나를 무시한다 이런 얘기도 하고… 하여간 한겨레는 아주 그냥… 자연스럽게 대화가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기사가 나온 걸 보니 다른 매체 기자이다. 이럴수가… 아마 그 분은 나한테 왜 자꾸 한겨레 얘기를 하지 했을 것이다.
인간관계가 서툴러가지고… 뒤늦게 얘기하기도 그렇고. 아무튼 일전에 여기다가도 썼지만 평론가니 뭐니 하는 사람들도 ‘끕’이 있는 거다. 동네방네 돌아다니면서 방송 출연하는 평론가들, 진지한 저널리스트 선생님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전화를 걸어주시거나 글을 청탁해주시거나 뭔가 하여간 같이 해보자고 하는 몇 안 되는 분들에게는 늘 감사하고 있다.
한때는 적자가 아니면 다행인 시절도 있었다. 1원이라도 수입이 지출보다 많게 유지하는 게 목표였다.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누가 집권을 하든 앞으로는 일이 좀 줄어들 것이다. 비아냥대는 누구들 상상과는 달리 별다른 연줄도 뭣도 없기 때문에… 밀면 밀려나는 거다. 하여간 버티면서 더 많이 읽고 쓰고 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나가다 만난 어떤 분이 그랬다. 글보다는 방송이 더 맞으시는 거 같으세요… 그래서 그렇다고 하면서 답했다. 그래도 글을 안 쓰면 생각을 정리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일부로라도 쓰려고 한다… 남들 눈에는 똑같은 평론가겠지만 자기 편 논리 속성 암기해서 녹음 테이프 틀듯 하는 사람은 스스로 되고 싶지가 않다.
이상 야식 먹으면서 쓴 글… 그만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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