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이리 저리 듣다가 밋치 머더라는 스웨덴 분이 만든 곡들을 듣게 되었다. 복고적인 신스싸운드 뭐 그런 건데, 16비트 콘솔 게임기나 아니면 80년대 아니메에서 나올 것 같은 질감으로 승부하는 것 같다. 이분이 한 곡 중에, 일본의 사테라이토양그(Satellite Young)랑 협업을 한 게 있는데, 사테라이토양그는 뭐냐면 마찬가지로 레트로-신스 뮤직 뭐 그런 거다. 우리나라도 내용은 그렇지 않은데 표지에다가 80년대 아니메 같은 느낌으로 그림 그리고 그러잖아. 같은 맥락이랄까? 아마 이쪽 사람들이 원조겠지?
아무튼 듣고 있으면 당장이라도 80년대로 돌아갈 거 같은 느낌이고 그 시절이 막 그리운데… 근데 잘 생각해보면 나의 그 시절엔 이제와서 추억할만한 이런 마니악한 경험이랄게 없다. 진짜 집에 돈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서 서브컬쳐를 즐길 수 없었다. 있는 거 딱 하나, 컴퓨터. 근데 그 시절 컴퓨터는 지금처럼 동영상도 보고 뭐도 하고 이런 기계가 아니었다. 그 또래 남자애들 다 하는 게임 같은 거 돌리는 정도지. 아, 그리고 현대컴보이. 근데 이것도 사실 뻔한 거거든… 초등학교 6학년 때 이은호였나? 그런 이름의 동네 친구가 있었는데 걔네 집에 가서 SFC 게임 어깨 너머로 보고 그 정도지. 그때 열심히 본게 메탈맥스2…
아무튼 과거가 없는데 왜 추억은 있는 것이냐. 이런 추억의 느낌적 느낌이라는 것은 그러니까 사후적으로 형성된 것이다. 과거가 있기 때문에 추억하게 되는 게 아니라, 과거를 원하기 때문에 추억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추억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고 ‘추억하는 나’, ‘추억할 과거가 있는 나’가 중요하다. 나이 40이 돼서도 게임이랄지 로봇트, 일본인 같은 것에 집착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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