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려다보니 엉망이다. 월요일 두 개의 방송을 마치고 12시가 다 돼서야 귀가해 좀 방황하다가 잠들었다. 화요일 낮에야 일어나 다시 방송 준비를 했고 방송 마치고 돌아와서는 팟캐스트 녹음을 했다. 그리고 수요일에는 다시 두 개의 방송을 했다. 목요일 오전에 팟캐스트 편집을 마쳤고, 글을 썼으며, 방송을 했고, 글쓰기 수업을 했고, 집에 돌아와 정신을 잃듯 잠들었다가 허겁지겁 꺠어나 오늘 오전 방송 준비를 했다. 그러고 나니 이 시간이다. 이제 쪽잠을 좀 자고 라디오 방송을 하고 다시 와서 조금 더 자고 다시 방송을 준비하는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러다 보니 도무지 책 작업을 할 여유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요즘 일어나는 일들이 쓰려는 책의 주제와 관련이 있어 생각을 정리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말하는 수많은 오늘날의 현상이 사실은 민주주의 그 자체라는 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오늘 오전 방송 주제는 이란인데, 이란은 민주국가인가? 우리 기준에선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어쨌건간에 국민이 지도자를 선택한다는 원리를 요식행위로나마 갖춰 놓은 대가를 늘 치르고 있다. 최고지도자는 종신직이고 절대권력을 행사하지만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당장 자신들이 혁명으로 왕정을 엎은 전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어느 시기엔 온건파 대통령을 내세워 개혁을 추진하게 하면서도 이를 방해하고, 그래서 개혁이 실패하면 청렴하거나 해서 인기가 좋지만 종교적으로는 강경파인 인물들 대통령으로 내세운다. 이 과정이 있기 때문에 종신-최고지도자라는 독재가 가능한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엘리트 지배가 유지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극우포퓰리즘이나 이란 혁명이나 그런 점에서는 마찬가지인 것이다.
즉, 그게 실질적이든 그렇지 않든, 또는 얼마나 대단한 사기꾼이 제도를 농락하고 있든… 어떤 형식으로든 유권자가 뭔가를 선택하고 결정하는 체제가 있다면 반드시 이 딜레마에 직면한다. 그럼 우리의 문제는 어디서 발생하는 것일까? 민주주의는 그 자체로 위기를 내포한다. 부정적인 것과 함께 머무신다. 어쩔 수 없는 게 아니고, 그거 맨날 하는 말 있잖아. 우리 모두가 스스로 엘리트가 될 때에야… 프롤레타리아 독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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