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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추미애 로봇청소기

2020년 11월 26일 by 이상한 모자

엊그제 라디오 방송 준비를 하는데 시작 15분인가 남겨놓고 추장관님 브리핑 속보가… 그러나, 나의 특기가 뭐냐. 누구나 얘기할 수 있는 걸 남들보다 5분 빨리 얘기할 수 있다 라는 것이다. 어떻게든 뉴스를 떠들고 나오면서 그랬다. 이게 영끌 징계 청구냐… 뉴스가 아니고 코미디 수준이 됐다. 한겨레는 마빡에다가 ‘양승태 사법부!!!’ 이렇게 쓰고… 이거는 1) 특수한 경우인가 2) 일반적 관행이라면 정당한가 3) 이런 이유로 총장 징계 청구하는 건 적절한가…를 각각 논해야 한다. 이게 무슨 데쓰매치도 아니고 잘못 1 나오면 무조건 링 밖으로 떨어져 아웃, 이런 게 아니잖아요.

중궈니횽이 추미애 꼭두각시론을 얘기하는데, 내가 뭐랬습니까. 사람들이 추미애 추미애 추미애 노래를 부를 때 여기도 쓰고 돌아다니면서도 말하고… 추미애한테 뭐가 있냐. 성골도 아니고 의원직도 없고 장관 자리 하나 붙들고 있는데… 여당이 등 떠밀고 청와대는 고개 끄덕끄덕하고 그러니 알겠습니다 하고 미친 사람 되는 거지… 과연 추미애를 교체한다고 이 난리가 안 나겠느냐…

하여간 그러다보니 어디가서는 추미애는 맥거핀이다 이런 말도 했었는데, 꼭두각시라고 굳이 한다면 그것보단 로봇청소기가 맞다고 본다. 로봇청소기 알지? 버튼 누르면 알아서 청소하는 기계. 정치인들이 바보도 아니고 욕 안 먹는 게 목표라고 하면 그 방법은 모두가 다 잘 알고 있어요. 상식인이면 다 알지. 문제는 욕을 먹더라도 관철해야 할 목표가 있다고 할 때에 생기는 것이다.

그러면 이 모드의 전환은 어떻게 이뤄지느냐, 본인의 결단일 수도 있으나 타의에 의할 수도 있다. 이게 추미애 사례라고 보는데, 누군가 로봇청소기 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여기다가 지난 번에 여당만 나온 법사위에서 법무부 장관이 혼난 얘기도 쓰고 그랬지? 그런 거다. 그러면 로봇청소기가 정지 명령이 올 때까지 청소를 시작하는 거다. 팔다리를 하나 하나 주인이 움직여야 되는 꼭두각시와는 달라요. 근데 이 로봇청소기는 AI가 다른 로봇청소기 같지가 않아요… 우선순위 이런 게 좀 특이해… 그래서 청소 대상 입장에서 보면 말이 안 되고 어떻게 청소를 저렇게 하나 당황스러운 거지. 이걸 놓고 한쪽에선 역시 머신러닝짱짱맨 초AI라고 박수치고 반대쪽에선 고장났다고 버그라고 하고…

그럼 정지 버튼은 누가 누르는 거냐. 결국은 권력이 누르는 건데 안 누르니까 대통령 책임론 나오고 그런 거지. 아마 청소가 덜 됐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이지. 그러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추미애냐 윤석열이냐 둘 중 누구를 잘라야 하느냐 라고 할 때도 항상 얘기했다. 둘 다 잘라야 하고, 자른다면 순서의 문제이지 결국 둘 다 일 수밖에 없다…

세상 웃긴 게 이렇게 얘기하면 또 양쪽에서 난리친다. 추미애가 잘못했는데 둘 다 자르라니 추미애 옹호입니까! 잘못은 윤석열이 했는데 추미애까지 자르라니 당신은 적폐입니까! 네가 대통령이라고 생각을 해보세요. 이 판국에 둘 중 하나만 자를 수 있겠어? 어떤 법조기자는 검찰총장은 법에 의해 임기를 보장… 세상사가 그렇게 돌아갑니까? 적절한 메신저가 대통령께서 당신은 국정에 부담이 된다고 하신다 하면 총장이 그만두는 거지…

근데 지금은 또 국면이 다른 게, 징계 청구를 했으면 법무부 징계위를 해야 되고 그 결론이 나와야 한단 말이다. 해임 결론 나오면 이걸 들고 가서 대통령께 보고를 하고 그럼 수용하겠지. “법무부가 이렇게 결론 냈으니 우리 윤총장을 임명한 나도 어쩔 수는 없다…” 이러면서… 그럼 그 전에는 입장을 내는 게 괴상하지.

그러면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왜 이 시점에 영끌징계청구이냐 이게 궁금한 거다. 청소를 이렇게 서둘러 마무리 하는 이유가 뭐냐. 순전히 청소를 빨리 하고 싶어서냐 아니면 로봇청소기가 너무 시끄러워서 끄고 싶은데 어쨌든 청소가 다 되기 전 까지는 끌 수가 없어서냐… 빨리 끄고 싶으니 터보 모드로? 앞서도 말했듯 국면전환 하려면 추장관님을 보내드려야 하는데 아까도 말했지요. 아무 배경이 없으시다고… 뭐라도 하나 쥐어드려야 하는데, 그러면 둘 중에 하나이다. 선거 출마이거나 더 좋은 공직 혹은 의원이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어떤 당직이거나…

즉, 하여간 통으로 보면 영끌징계청구는 버튼을 누르기 위해 손을 뻗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만일 소위 요새 얘기하는 임금님이 아니고 대통령으로서 행동이 필요했다면 이렇게 되기 전에 이미 했어야지. 그러면 또 의문을 가질 수가 있겠지요. 왜 여태까지 아무것도 안 했습니까. 첫째는 최종심급이 ‘검찰을 믿지 마라’여서. 둘째는 일반적 차원에서 대통령은 좋은 이미지만 갖고 나쁜 이미지는 총리나 장관이나 이런 사람들이 부담하는 게 최근까지의 트렌드이기 때문. 심지어 총리나 장관이 생색낼 문제 같으면 청와대가 뺏어간다…

셋째는, 사실 이게 제일 중요한데, 정치관의 문제이다. 정권이 명분으로서의 ‘정상 상태로의 회귀’랑 ‘정파적 이익’을 연동시켜 놓고 양쪽이 충돌하면 본질인 ‘정파적 이익’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 대통령은 평소에 ‘비-정치인’으로서 ‘정상 상태로의 회귀’만 말하지만 여당 등 정치가 정파적 이익을 근거로 들면 마지못해 ‘정치인’의 선택으로서 외면이나 묵인을 하는 거다. 하지만 저 같은 사람이 생각할땐 애초에 ‘정상 상태로의 회귀’가 목표인 게 문제이고 그 상태를 만든 한국사회 역시 비극인 것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문재인, 윤석열, 추미애

대한민국이 좋아하는 사유리

2020년 11월 21일 by 이상한 모자

사유리 씨 문제에 호의적인 대한민국 여론은 긍정적이다.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이야기도 좋다. 다만 나 같이 비뚤어진 사람은 그 이면의 일부를 생각하게 된다.

이른바 비혼모 문제인데, 이 나라에서 비혼모가 감당해야 하는 비난은 두 가지다. 첫째는 문란하다는 것, 둘째는 대안도 없으면서 무책임하게 출산했다는 것. 둘을 공격적으로 연결하면, 탕녀에 대한 응징 서사이다. 당근마켓에 아이를 올린 사건(물론 이러한 행위는 잘못되었다)에 대한 비난에도 이런 게 있었다. 비혼모에 대한 이 나라의 제도적 지원책은 이 서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너의 ‘부도덕’은 너 자신이 책임질 일이나 죽지는 않도록 도와주겠다…

그런데 사유리 씨 사례는 이러한 비난으로부터 자유롭다. 정자는 ‘부도덕한 쾌락’이 아닌 ‘은행’으로부터 왔고 아이를 키울 여력도 충분하다. 남는 것은 재생산 기계로서의 여성이다. ‘부도덕’한 욕망은 없고 오직 출산 육아의 의무(?)만 있는… 이것이 우리 사회가 환영하는 여성의 모습이다. 호의적 여론의 일부는 이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해를 하지 마세요. 사유리 짱짱맨 했으면 모두 반동? 노노노. 어떤 경우는 그렇지 않은가 하는 얘기임. 분명히 썼습니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비혼모, 사유리, 정상가족

대안적 사실 대 대안적 사실

2020년 11월 20일 by 이상한 모자

대안적 사실 얘기하면서 “우리는 팩트”이러는 거 보면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한심하기도 하고 그렇다. 일베도 그랬다. 저들은 선동하지만 우리는 팩트… 그러나 나 같은 사람이 보기엔 대안적 사실과 대안적 사실, 선동과 선동의 충돌이다.

가령 우리가 밥을 먹는 이유가 뭔가? 허기를 해결해 생존하기 위해서인가 맛을 느껴 쾌락을 얻기 위해서인가? 둘 다이다! 당연하지 않나? 저 자식이 맨날 평론가랍시고 방송 나가서 떠드는 건 먹고 살기 위해서인가 그래도 뭔가 공적 사명의 실천을 위해서인가? 둘 다야! 그러나 우리가 보는 건 한쪽은 “맛을 모르고 허기만 채우면 된다는 무식한 놈들아!”, 다른 한쪽은 “남의 고통은 외면하면서 맛에만 관심이 있는 쾌락주의자들아!” 뭐 이러는 거다.

그러니까 한쪽이 대안적 사실을 갖고 장난을 친다고 해서 반드시 반대쪽이 얘기하는 대안적 사실을 ‘팩트’라고 해야 할 이유가 뭐냔 말이다. 뉴욕타임즈에 누가 또 트럼프 현상을 갖고 좌파들아 우린 왜 이렇게 편협하냐, 우리가 종교는 아니잖냐, 반성하자 이렇게 썼다는데 어떤 인간적인 태도의 문제라기 보다는 한쪽 거짓에 대한 분노로 반드시 다른 쪽 거짓을 진실로 믿어야 한다는 시대적 행동 양식이 원인이다. 여기엔 또 반드시 ‘속았다’는 서사가 들어간다. 내가 원래는 저쪽의 대안적 사실을 믿었는데 정신차려보니 거짓말이더라… 이거 어디서 많이 본 말… 냉소사회는 읽었습니까?

이래서 얘기를 하기가 싫어요. 무슨 얘기를 하면 양쪽에서 왜 상대편 대안적 사실을 인정하기 위한 꼼수를 펴냐며 난리 난리… 요즘에는 양쪽도 아니고 삼파전 사파전이야. 조국백서, 조국흑서, 진보, 태극기…

그러나 진지하게 ‘팩트’를 다루고 싶은 사람들이 할 일은 어느 쪽 버전의 대안적 사실을 선택해서 밀어줄 거냐 이게 아니다. 대안적 사실이라고 하는 것들, 그러니까 음모론은 대개 한 톨만큼이라도 진실을 포함하고 있기 마련이다. 이런 것들을 영끌해서 각자의 ‘진짜 사실’을 재구성하는 게 필요하다. 당연히 이 ‘진짜 사실’은 진실과 같지 않을 거다. 그러나 각자의 ‘진짜 사실’들을 이루고 있는 각각의 요소들을 서로 따져봐서 진실에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다가서는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하는 게 언론이고 이상적인 의미로서의 정치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냉소주의, 대안적 사실,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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