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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소울

2021년 4월 23일 by 이상한 모자

유튜브에서 돈을 내고 소울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인터넷의 감상평을 보면 소소한 행복에 만족하자 뭐 그런 메시지로 해석되는 것 같다.

정치병자의 해석은 당연히 다르다. 극중에 나오는 어린 영혼은 이미 자기가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알고 있으며 그럼에도 삶의 목적을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한다는 점에서 냉소주의적 대중의 속성을 갖고 있다. 누가 무엇을 말해도 이미 아는 얘기라며 부정한다.

이 영혼을 각성으로 이끄는 것은 특별한 멘토나 어떤 교육 기술이 아닌, 삶의 경험 그 자체이다. ‘아는 것’과 ‘살아보는 것’은 다른 것이다. 경험이 지식에 우선한다는 얘긴가? 내가 보기엔 그렇다기보다는, 세계의 주인이 된 것과 아닌 것의 차이다. 세계의 주인이 되어야 비로소 정치를 비롯한 세상만사가 ‘내 일’이 된다.

정치가 실패하는 이유… 더 정확히 말해 손바닥 뒤집기식 반대의 정치만이 가능한 이유가 이거다. 그렇기에 대안은 사람들을 세상의 주인으로 만드는 것에 있다. 영화에서 영혼에게 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그저 보통 사람이다. 그 보통 사람이 삶인 것이다. 과거의 사람들은 노예의 삶을 살았다. 그런데 우리는 민주주의로 해방된 삶을 통하여 오히려 삶을 잃은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아이러니를 바로잡는 것이 시작이다. 삶은 삶으로 연결돼야 한다.

Posted in: 작품 감상, 잡감 Tagged: 냉소주의, 무세계성, 소울

52년 만

2021년 4월 19일 by 이상한 모자

오늘 무슨 방송을 하는데 진행자의 오프닝 멘트에 오류가 있었다. 미일이 52년 만에 공동합의문에 대만 문제를 명시하였다… 는 것에 대하여, 그렇다면 52년 전인 1979년과 그 다음에 어떠한 일이 있었느냐… 를 정리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52년 전이란 게 1969년이란 거다. 산수가 잘못된 걸로 보여 코너가 시작되면 고쳐주리라 했다. 오프닝에서 1979년이라고 했는데 1969년입니다… 문과신가봐요… 그렇게 스무스하게 넘어가는 방법도 있다. 문제는 “1979년과 그 다음”에 대한 얘기가 1980년대에 대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이러면 오프닝 멘트가 다 무너져 버리기 때문에 바로잡지 못했다.

1969년의 일은 일요일 방송에서 좀 거론을 했는데, 그 때는 미중관계 정상화와 중일수교가 이뤄지기 전이었다. 사토 에이사쿠를 비롯한 일본인들은 앞으로 동아시아 내 미국의 친구는 대만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대만과 한국, 비핵3원칙, 그리고 유사시에는 핵반입을 용인한다는 밀약이 한 세트였던 게 이 때문이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일본은 거하게 뒤통수를 맞게 되는데, 키신저가 소련 견제를 위해 미중관계를 정상화 하는 수를 냈기 때문이다. 일본은 부랴부랴 외교 노선을 크게 바꿔 대만을 버리고 중국을 취하는데, 이때 자기들끼리 막 반성을 하고 그랬다. 단 1~2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외교였던 게 아니냐…

이번에도 비슷한 목소리가 있는 것 같다. 이러다 내년에 미중이 사이가 좋아지면 어떡하냐는.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또 다르다. 미국이 볼 때 그 때의 소련이 지금의 중국이다. 물론 그렇다고 냉전이 영원히 지속되진 않겠지만 적어도 레이건이 올 때까지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트럼프와 바이든의 공통분모라는 것은 결국 이게 체제적 문제라는 걸 보여준다. 그렇기에, 그게 백신이든 뭐든 우리도 큰일이 난 거다.

최근 문교수님이 초월적 외교란 말을 썼는데, 난 대의명분의 외교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그런데, 중국이 정말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체제적으로 선호해서 그 깃발을 들고 있겠는가? 오늘 방송에서 대의명분도 결국 실리를 위한 거고 전략의 문제이다 라고 말한 건 이 얘기였다. ㅈ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데탕트, 미일정상회담

평론가가 뭐냐

2021년 4월 16일 by 이상한 모자

먹고 살려다 보니 별 일 다 한다. 선거를 치른 지난 주에는 잠을 거의 안 잤다. 말 그대로 안 잤다. 자도 한 두시간 정도? 그만큼 일이 많았느냐, 그냥 한 두개 스케쥴이 추가된 정도였다. 그런데 시간대가 새벽부터 심야까지 띄엄띄엄 있으니… 안정적으로 잘 시간은 없는 것이다.

거의 6년간 평일 내내 하던 일을 절반 이하로 줄이게 되었다.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건 아니고, 시키는대로 하는 거다. 오늘은… 그 영향은 아니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이라 특집방송을 하느라 저녁 방송을 하루 쉬게 되었다. 심야에 가는 것은 마찬가지로 간다. 이렇게 쓰는 와중에도 당장 다음주 월요일 스케쥴이 막 없어져 버린다. 오라면 가고 오지 말라면 안 가는 거다.

평론가랍시고 나와서 이 얘기 저 얘기 하지만 결국 시키는대로 한다. 네가 뭐야? 남들에게 인정받을만한 뭐가 있냐? 그냥 자칭 평론가면 평론가 되는 거 아니냐? 네가 석사야 박사야 뭐야? 무게 잡으라면 잡고, 웃기라면 웃기고… 물론 완전히 소신을 꺾는 건 아니다. 내용은 내 중심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그것마저 잃으면 안 된다. 하지만 적어도 주제는 정해주는 대로 한다. 앞으로 여당의 갈 길 이런 거… 주제가 그건데 여러분 여당엔 희망이 없으니 진보에 투자하세요 이럴 수는 없는 거다. 알겠냐? 이게 먹고 살기 위한 직업이예요 직업… 내 맘대로 떠들고 그런 거는 사회원로로서 인터뷰 응할 때나 가능한 거라고.

그 와중에 마지막 자존심은 지키려는 노력을 계속하지만, 세상사 다 그렇듯 백도 없고 배경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그런 게 잘 되겠냐? 여기까지 한 것도 많은 사람들의 호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호의를 갖고 대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 근데 일반적으로 방송가 사람들이 이런 거 잘 모르지… 그냥 돈 주면 주는대로 좋아하는 애 인줄만 알고…

책은… 시간을 정말 쪼개 쪼개 쪼개서 꾸역꾸역 쓰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한 600매 썼나… 여전히 뭐 이런 쓸데없는 걸 계속 쓰고 있나 싶다. 한국 얘기… 요즘 얘기 옛날 얘기 막 하다가… 미국 얘기 일본 얘기… 이 정권이 정말 인류사에 보기 힘든 그런 일을 하고 있는 거 같아도, 아니다. 맨날 있는 일이고 다들 겪는 일이다. 그게 중요하다. 일본 민주당 정권에서 도쿄지검 특수부가 오자와 이치로 정치자금 수사를 했는데 민주당이 뭐라 그랬는지 아냐? 관료개혁에 저항하는 검찰 용서할 수 없다… 그만 쓰고 이제 케이에프시 햄버거 먹는 시간…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선거,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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