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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싸늘하다

2022년 5월 23일 by 이상한 모자

방송인으로 먹고 살다 보니까 이 즈음 되면 느껴지는 싸늘한 기운 같은 게 있다. 뭔가 논의가 시작됐구나… 그러면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데, 거기엔 내가 뭘 더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생각도 있다. 이쪽에선 이런 이유로 난리치고, 저쪽에선 저런 이유로 물어뜯고… 그러나, 그런 생각은 그냥 잠시 하는 거고 모두에게는 커녕 한쪽으로부터 사랑 받는 것도 포기한지 오래다. 어차피 요즘에는 종편에 안 나가면 방송인으로 얼굴을 알릴 수 없다. 그런 삶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이런 생각을 할 때에는 과거부터 최근까지 쓴 글들을 다시 돌아보곤 한데. 그렇게까지 틀린 말 쓴 것은 없다. 그러면 되었다. 세상살이는 맞는 말 하는 걸로 다 되지 않는다. 정치인들이 기꺼이 바보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보라서가 아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맞는 말 하는 것밖에 못하는 놈도 필요하다. 물론 그 ‘맞는 말’이 세상 다른 사람들도 인정할 수 있는 내용이냐는 것은 별개다. 나는 지금 어떤 태도로 세상을 살아가느냐를 말하는 거다.

요즘 너무 어깨에 힘이 들어갔거나, 이를 아득바득 가는 방송인들이 더러 있다. 맞말만 하고 살려면 이는 언제든 평생 갈아야 한다. 이를 하도 갈아서 그런지 요즘 두통이 더 심하다. 지난 주에는 거의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방송을 한 경우도 몇 번 있었다. 하여간 멀지 않은 느낑이다.

Posted in: 신변잡기, 잡감 Tagged: 평론가

자유민주 택시기사님과의 대화

2022년 5월 23일 by 이상한 모자

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SBS 앞에서 택시를 탔는데 타자마자 택시기사님이 막 불평을 하는 거였다. SBS 직원이시냐… 아니라고 했더니, 방금 SBS 써붙이고 나간 차가 아주 싸가지가 없다… 회사 입구로 나오면서 다른 차가 오든 가든 상관 안 하고 맘대로 막 가더라는 거다.

그렇구나 하고 있는데 갑자기 택시기사님이 막 흥분을 했다. SBS는 민주노총에 장악되었으며, 민주노총이 SBS 회장을 내쫓았다, 그래서 이렇게들 싸가지가 없는 거다 라는 거였다. 뭘 보고 그러시나 싶어서 그래요? 그냥 한 마디 반응했는데, 설득력이 좀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자기네 회사 그러니까 택시 회사도 민주노총인데 위원장이란 놈이 아주 나쁜 놈이라는 얘기를 또 한참 하는 거다. 택시… 택시는 그렇겠지… 뭐 그런 이유로 악감정이 있어서 SBS한테도 이러시는가보다 했다.

한참 가는데 또 어떤 건물 옥상 광고판에 ‘본설렁탕’이란 문구를 보고는 저 설렁탕집은 건물주가 하는 것임이 틀림없다, 그게 아니면 누가 저렇게 좋은 자리에 설렁탕집 간판을 달아 놓느냐며 씁쓸한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기사님 그것은 본죽이란 놈들의 부업일 뿐입니다 라고 말하려다가 피곤해서 말았다.

택시기사님들과의 가장 좋은 대화법은 그냥 알았다고 하고 장단을 맞추는 것이다.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또 기사님이 그러는 거였다. 유튜브 봤어요? 무슨 유튜브요? 뭘 또 얘기하려나 해서 듣는데 … 표현하긴 부적절하고 송영길 씨 얘긴데, 그냥 나도 모르게 그거는 벌써 오래된 얘기잖어요 라고 하고 더 말하기 싫어 눈을 감고 자버렸다. 이게 자유민주주의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자유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의 시대

2022년 5월 23일 by 이상한 모자

엊그제 SBS 논설위원님이 쓴 글을 읽으며, 가슴이 너무나 답답했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756446

중간에 등장하는,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나눠 놓은 도표는 한숨만 나온다.

https://img.sbs.co.kr/newimg/news/20220519/201665757.jpg

이 글의 가장 나쁜 점은 쓴 사람도 이게 어느 정도는 웃긴 얘기란 걸 안다는 거다. 그래서 그 도표에 ‘※이 표는 학술적 분류가 아니라 국내 현실 정치가 두 단어를 이용해왔던 행태에 따른 분류입니다.’란 단서를 붙여 놓았다.

첫째, 과연 문정권이 결과의 평등, 차등 최소화, 분배 중시 등에 얼마나 노력했는지 의문이다. 둘쨰, 노력을 했다고 본다 하더라도 그건 ‘민주주의’를 내세운 것이나 ‘자유’를 빼려고 한 것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지금 이 구도가 웃긴 것은 글에서 ‘민주주의’라고 적어 놓은 부분을 ‘사회주의’로 바꾸면 과거 누구누구는 사회주의다 라며 뒤집어 씌울 때 매일 되풀이 하던 레파토리와 완전히 같아진다는 것이다. 결국 하고 싶은 얘기는 그거 아니냐. 결과적으로 민주주의는 자기를 ‘자유민주주의자’라고 지칭하는 세력의 것으로 그 한도가 오히려 좁혀진 것이다.

마찬가지 일이 경제에서도 일이난다. 과거에 자유란 뭔가 보편적인 것이었다. 그래서 자유무역이라고 할 때는 경제와 정치가 분리된 것처럼들 했다. 정치적 차이야 어쨌든 무역은 자유롭게 하자고 해야 자유무역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자유는 국제적으로 자유주의로 스스로를 지칭하거나 그렇게 인정받는 세력의 전유물이 되었다. ‘민주주의’ 수출을 위해서라면 전쟁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미국과 홍콩을 정ㅋ벅ㅋ하고 소수민족을 탄압하는 중국, 별로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러시아가 서로 주고 받으면서 강화하는 체제가 이것이다. 이건 예를 들어 자유주의 시험을 봐서 어느 국가가 그걸 통과했는지와는 별 상관이 없는 거다. 지금 체제가 뭐든 자유주의를 자처하는 세력의 편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자유주의 세력의 일원으로 인정을 받느냐 여부가 갈리고, 이걸 반대하는 쪽에서는 그게 가짜라고 욕하면서 자기 정당성을 찾는 거다.

그니까 이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시대이다.

Posted in: 잡감, 정치 사회 현안 Tagged: 자유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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